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공백 기간에도 사람들은 칵스를 쉬게 놔두지 않았다. 한 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 앨범으로도 그들은 이미 인디 씬의 뉴 아이콘이었으며 음악계를 강타한 신선한 충격은 몇 년의 시간으로 잊힐 정도의 것이 아니었다. 날 선 개러지에 예측 불가 리프와 폭발하는 리듬, 신스 리프의 어지러운 배합 속에 비장의 멜로디를 숨겨놓은 이들의 '에너제틱 로큰롤'은 새로운 표준, < the new normal >에서 더욱 휘황찬란해진 불꽃놀이를 벌인다.
앨범의 가장 큰 성과는 상징과도 같은 저돌성을 잃지 않으며 성공적인 영역 확장을 일궈냈다는 점이다. 포문을 여는 「zeitgeist」부터가 무턱대고 달려들지 않는데, 박수 리듬 위의 차분한 건반과 날 선 기타로 긴장을 자극하다 모든 세션을 폭발하는 쾌감으로 넘어가는 연계가 탁월하다. 단 한 개 광기의 기타 리프와 간결한 구성만으로 활기찬 파티 찬가를 충족하는 「campfire!」, 도입부부터 시종일관 두꺼운 사운드로 일관하다 강약 조절을 기가 막히게 해내는 「mad ashley」의 쾌감 또한 만만치 않다.
여기까지가 본능을 자극하는 에너지의 영역이라면 또 다른 한 단면에서는 진화의 결과를 목격할 수 있다. 신디사이저 베이스 리프와 기타 트랙으로 거의 일렉트로 하우스 한 곡을 연상케 하는 「by the way」에선 펑키(Funky)한 매력을 담았고, 모던 록 풍의 깔끔한 기타 멜로디에 몽환적인 코러스를 얹은 「ice cap」은 에너지를 넘어 감성적 영역으로도 이들이 뛰어남을 보인다. 이 멜로디의 힘은 처연한 「echo」에서도 증명되는 부분으로, 밴드는 과거 단순한 구호나 가사의 단점을 보완해 사운드 스케이핑을 넘어 좋은 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칵스의 재능은 홍대라는 공간으로 제한하기엔 넓다. 그들은 「spermwarz」처럼 광기와 안정을 넘나들면서도 불안정하지 않으며, 이국적인 「echo」의 멜로디를 갖고 있으면서도 「campfire!」처럼 범대중적 공감을 얻는데도 익숙하다. 창작의 열정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메이저와 인디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밴드의 커리어를 길게 함께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빛나는 컴백을 환영한다.
2015/12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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