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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엑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중독적인 후렴을 갖춘 앨범

에프엑스(f(x)) < 4 Wal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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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 사운드와 콘셉트, 노랫말로 충격을 안겨줬던 5인조는 고고한 아우라를 뽐내는 미지의 4인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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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이고 세련된 분위기가 돋보이는 딥하우스 장르의 EDM'을 읽고 제 2의 「View」 겠거니 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신비한 아우라의 어레인징만을 더한 「4 walls」는 예측 가능한 범위에 놓여있어, 놀랍지 않다는 것이 놀라운 곡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중독적인 후렴을 갖춰 무난한 대중적 싱글이지만 몇 달 전 같은 기획사 그룹의 잔향이 남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팀마다 현란한 개성을 심어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하던 SM의 신(新) 아이돌 노선은 올해 들어 그룹 대신 거대한 회사 브랜드 하의 통합으로 방향을 틀었다. 체계적으로 자리잡힌 해외 작곡팀의 일관적인 일렉트로 하우스 비트는 아티스트의 이름 대신 DJ의 이름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프로듀싱 우선에 그룹마다 약간의 차이만을 더한 결과로 나타났다. 「View」와 「Dumb dumb」을 전담했던 런던 노이즈(LDN Noise)의 「4 walls」와 「Rude love」, 라틴 세션을 더한 「Papi」는 기획사의 의도가 적용된 대표적인 트랙이다.

 

파격에서는 손해 보더라도 평균 이상의 퀄리티는 보장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빙그르」, 「미행」, 「Milk」를 이어가는 양질의 2번 트랙 「Glitter」는 독특한 리듬 전개와 섬세한 멜로디 흐름을 갖추고 있고, 미묘한 팀 컬러의 아슬한 설렘을 곡 전개와 맞춰 나열하는 「X」는 웰메이드 앨범에 대한 기대를 충족한다. 복고풍 신스 리듬에 재기발랄과 아련함을 실은 「When I'm alone」도 또 다른 수확이다.

 

하지만 전체 앨범을 둘러봤을 때 확실하게 귀를 잡아끄는 트랙의 수는 많이 줄었다. 앞서 언급했던 DJ-아티스트 구조의 하우스 트랙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신스팝 등 '에프엑스만 가능하다'는 과거의 아우라가 옅어진 탓이다. 이미 이런 류의 장르는 세계적 EDM 유행과 이를 받아들인 수많은 국내의 사례를 통해 익숙해졌고, < Red Light >를 통해 천진과 4차원에서 멀어졌기에 사운드에 반전을 더할 캐릭터 메이킹이나 메시지 탑재도 어렵다. 「Diamond」와 「Cash me out」의 무난한 구성이 이전 같은 공감대를 갖추지 못하는 이유다.

 

이 상황에서는 「너의 노래가 되어」나 '방백' 같은 무난한 발라드 트랙이 오히려 분위기 전환을 일궈내는 샤이니나 익숙한 R&B 활용이 오히려 호응을 얻은 레드 벨벳의 < Ice Cream Cake > 기법도 고려해 볼만 한데, 과거와 같은 파격의 가사나 세대 특유의 감성을 자극한 멜로디가 사라진 에프엑스의 일렉트로 팝은 오히려 갇혀있는 인상이 짙다. 지코와 함께한 「Traveler」 정도가 환기를 시도하나 반전 없는 차분한 진행으로 그 힘이 달린다.

 

자극적 사운드와 콘셉트, 노랫말로 충격을 안겨줬던 5인조는 고고한 아우라를 뽐내는 미지의 4인조가 되었다. 거듭되는 자극의 피로와 내부 사정, 후배 그룹의 등장 등 힘을 뺄 명분은 충분했고 새 기획안은 이를 계기로 확실한 브랜드 통일과 고급화를 꿈꿨다. < 4 Walls >는 에프엑스 커리어 중 가장 안정적이고 무난한 앨범이지만, 타고난 반짝임을 덜어내버려 가장 불안한 작품이기도 하다.

 

2015/11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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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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