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10 : 30 궁금한 이층집
낭만시장 2층에 자리한 커뮤니티 카페 궁금한 이층집(070-4190-5401)은 사회적 기업 동네방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춘천 여행의 베이스캠프다. 이곳에서 요긴한 여행 정보를 얻어보자. 춘천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인 만큼 이 지역을 빠삭하게 알고 있다. 카페 내부에 직접 제작한 시장 주변 지도를 비치해두기도 하고, 매니저가 소소한 시장의 역사를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최근 카페 한쪽에 옛날 불량식품이나 장난감 등을 판매하는 ‘수상한 문방구’를 마련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춘천을 여행하겠노라 마음 먹었다면 일단 이곳의 문부터 열고 볼 일이다.
*춘천 중앙시장은 최근 ‘낭만시장’으로 불린다. 재래시장에 벽화를 그리고 공연장을 설치하는 등 개ㆍ보수를 거친 후 붙은 별칭이다. 청년들이 시장 곳곳에 입주해 가죽 공방이나 업사이클링 숍을 오픈하면서 젊은이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에게는 여전히 중앙시장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단다. 길을 묻거나 택시를 탔을 때 낭만시장이란 이름을 모르는 지역민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춘천 여행의 시작은 궁금한 이층집에서.
am 11 : 30 죽림동 성당
낭만시장 남문으로 나와 약사고갯길을 조금 오르면 죽림동 성당(033-254-2631)이 보인다. 고아한 회백색 건축의 이면에는 지역의 아픈 역사가 묻어 있다. 죽림동 성당은 1928년 천주교 춘천 교구의 첫 성당으로 자리 잡았다. 1949년 본당 건물을 완공했지만, 한국전쟁 중 상당 부분이 유실되었고 신부들은 인민군에게 끌려가 순교했다. 그 때문에 한국 성당 중에는 드물게 당시 순교한 신부의 묘소가 있다. 전쟁이 끝난 후 1953년에 복구해 그 모습을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다. 본당 외관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 첨탑이 높고, 내부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장식해 엄숙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천주교 춘천 교구 신앙문화유산 해설단 홈페이지에서 성지순례를 예약하면 문화해설사가 성당을 직접 안내해준다(화~일요일 10am~3pm, cafe.daum.net/isk29).
죽림동 성당은 춘천 근대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곳이다.
SIDE TRIP 의암호 자전거 길
의암호는 1967년 다목적댐인 의암댐을 건설하면서 형성된 인공 호수다. 본래 산악 도시이던 춘천이 호반의 도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 호수는 시가지 서쪽을 감싸고, 둘레를 따라 자전거가 달릴 수 있는 전용 도로가 나 있다. 30km에 달하는 호수 둘레를 다 도는 데는 서너 시간이 너끈히 걸린다. 북한강 문학공원 인근의 수상 자전거도로와 송암 스포츠타운 근처 하늘 자전거 구간의 풍경이 특히 이색적이다. 춘천역 주위 렌털 숍에서 자전거를 쉽게 빌릴 수 있다. 기본형 MTB 자전거 3시간 대여료는 7,000원 선.
자전거 길에서 바라본 의암호 풍경이 탄성을 자아낸다.
아찔한 하늘 자전거 구간을 달리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
pm 1 : 00 KT&G 상상마당
KT&G 상상마당(033-818-3200) 건물은 김수근 건축가가 1980년 완성한 후 오랫동안 춘천어린이회관으로 사용했다. 계단 대신 경사로를 조성하고, 벽돌로 지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며, 모퉁이마다 숨바꼭질 공간을 마련하는 등 곳곳에 어린이를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춘천어린이회관은 오랜 재정 적자 끝에 10여 년 동안 유명무실한 상태로 방치되었다가 KT&G가 인수해 홍대와 논산에 이은 3번째 KT&G 상상마당으로 리모델링했다. 이제 이곳은 어린이 놀이터에서 어른을 위한 완벽한 문화 공간으로 바뀌었다. 1층에 자리한 디자인 스퀘어에서는 현지 디자이너가 제작한 소품을 판매하고, 동ㆍ서관의 갤러리에서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전시를 선보인다. 야외 무대와 지하 사운드 홀에서는 각종 음악 공연과 영화 상영회를 수시로 열어 여행자와 지역민의 발길이 이어진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상상마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KT&G 상상마당 1층에 자리한 댄싱 카페인(033-243-4757)은 통유리창 너머로 잔디 마당과 의암호 전경이 펼쳐지는 카페다. 요새 커피 맛 좀 아는 사람들이 즐긴다는 커피리브레 원두로 추출한 카페라테(6,000원)와 매장에서 직접 구운 고소한 식빵(4,500원)을 맛보며 그림 같은 풍광을 즐겨보자.
36년이 지난 지금도 멋이 살아 있는 김수근의 건축.
pm 2 : 30 부안막국수
막(마구) 섞어 먹는 국수, 혹은 막(금방) 뽑아 먹는 국수. 막국수는 그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이 많다. 메밀면을 기본으로 지역마다 집집이 요리법도 다르다. 이를테면 산간 지방에서는 동치미를 사용하고, 어촌에서는 회를 넣는 식이다. 부안막국수(033-254-0654)의 막국수(6,000원)는 맵싸한 양념장을 얹은 국수에 사골 육수를 부어 먹는 게 특징이다. 껍질을 제거한 메밀녹쌀과 고구마 전분을 배합한 면은 부드럽고 쫄깃하다. 주전자에 따로 나오는 육수를 자작하게 붓고 마구 섞어 먹을 때 가장 맛있다. 총떡(6,000원)은 얇은 메밀 전병에 고기, 배추, 양파 다진 것을 양념해 넣고 길쭉하게 말아 구운 요리다. 임진왜란 때 사용하던 장총과 닮아 총떡이라 부른다. 입에 넣으면 바삭하고 촉촉한 메밀전의 식감이 먼저 느껴지고 몇 번 씹으면 총떡 소의 풍미가 입안 가득 머문다.
춘천의 별미 막국수와 총떡.
pm 3 : 30 커피안
강원대학교 후문 대학가에 자리한 커피안(033-255-8588)은 학생과의 유대가 두터운 커피숍이다. “그저 학생들이 편하게 쉬다 가면 좋겠다”는 이계정 대표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푹신한 벨벳 소파와 아늑한 인테리어에서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공중에 떠 있는 작은 방. LP가 가득한 선반과 음향 기기를 설치한 테이블이 있는 그 방은 매일 저녁 손님의 사연을 읽고 노래를 틀어주는 라디오 부스다. 1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방송하는 동안 수많은 청춘의 사연이 소개되었고, 누군가는 라디오로 프러포즈를 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손님과 주인이 함께 만드는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간다. 가을에 어울리는 이곳의 추천 음료는 베트남 드리퍼 핀(fin)으로 내린 커피에 달콤한 연유를 넣은 카페 춘천(5,500원).
커피안의 라디오 디제이는 사연을 읽어 준다.
pm 5 : 00 빵공장 라뜰리에 김가
춘천 도심 서쪽을 의암호가 품는다면 동쪽은 구봉산이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춘천 시내를 굽어볼 수 있는 구봉산의 드라이브 코스는 오랫동안 시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구봉산 전망대로 향하는 길옆에 최근 독특한 이름의 베이커리 빵공장 라뜰리에 김가(033-252-5756)가 문을 열었다. 제철 식자재로 신선하고 맛있는 빵을 만든다는 입소문은 금세 퍼졌다. “춘천에 제대로 된 빵 문화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곳을 이끄는 김준봉 총괄 이사가 사명감과 자신감을 실어 말한다. ‘빵공장’이라는 이름을 보고 기계가 꿍꽝꿍꽝 돌아가는 공장을 상상했던 손님은 입구부터 연신 감탄한다. 수많은 생화 화분이 야외 테라스에 화사함을 더하고, 내부는 전 세계를 돌며 모은 소품으로 꾸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운치 있는 테라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낮은 산에는 벚나무가 그득해 머지않아 온통 붉은 단풍이 물들 것이다.
구봉산 속에 숨어 있는 빵 공장을 찾아간다.
SIDE TRIP 백령시네마
강원대학교 도서관 4층 멀티미디어실에 자리한 영화관. 백령시네마는 외지인은 잘 모르는 춘천 시민의 숨은 휴식처다. 총 58석 규모의 좌석과 170인치 스크린,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갖췄다. 매주 화, 목요일 오후 2시와 둘째, 넷째 주 수요일 저녁 7시에 정기 상영을 하는데, 누구나 자유롭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상영 프로그램 목록과 시간표는 강원대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library.kangwon.ac.kr
백령시네마는 강원대학교 내에 있는 영화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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