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인 행복에 다가갈 수 있을까
『행복해질 용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면 산다는 것은 지루함의 연속일 뿐이다. 그래서 인생의 허무함에 사로잡힌 사람은 통속적이고 평범한 행복에서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산다는 건 괴롭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Platon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태어난다는 것부터가 애초부터 괴로운 일이다”라고 말했다(『에피노미스Epinomis』). 고대 그리스인에게는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고, 그다음으로 행복한 일이 태어나자마자 죽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오늘날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오래 살수록 안 좋은 꼴을 더 많이 본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삶을 포기해야만 할까?
산다는 것이 오로지 괴로운 일의 연속은 아닐 것이다. 공기의 저항이 있어야만 새가 하늘을 날 수 있듯이, 인생에서 경험하는 괴롭고 힘든 수많은 사건이 있어야만 인생을 꿋꿋이 살아나갈 수 있고, 또 그 괴로움을 지렛대로 삼아 삶의 기쁨도 느낄 수 있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이 책에서는 아들러 심리학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찰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행복해질 수 있다’ 혹은 ‘행복해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전제로 하는데, 어쩌면 ‘행복해질 수 없다’ 혹은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행복’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꺼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행복하게 산다는 의미가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 출세하는 것이라거나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결혼에 성공하는 것이라면, 그런 통속적인 의미의 행복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며 아무런 흥미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도 분명히 많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사람들을 만나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홀로 살아남은 어느 대학생이 있었다. 그에게 자살하려고 한 이유를 묻자, 그는 앞으로 40년 동안이나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것이 괴로웠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대학생은 아마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한 후 결혼을 한다는 평범한 인생을 설계했을 것이다.
앞길이 빤히 내다보이는 평범한 인생은 언뜻 보면 안정적이지만, 추리소설을 읽을 때 마지막 페이지를 미리 읽어버린 것 같은 허무함이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면 산다는 것은 지루함의 연속일 뿐이다. 그래서 인생의 허무함에 사로잡힌 사람은 통속적이고 평범한 행복에서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통속적인 행복을 넘어
내가 스물다섯 살이었을 때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 당시 나는 철학을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 돈과는 인연이 없는 삶을 살 것이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연구직에 취업해서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고, 그것이 나의 명예심 혹은 야심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대학원에 입학하려던 해에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시는 바람에 나는 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려왔던 인생 설계가 와르르 무너져버리고 만 것이다.
나는 반신불수로 의식을 잃은 채 병상에만 누워 계신 어머니를 바라보며, 대체 사람이 살아가는 의미가 무엇인지 날마다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돈이나 명예는 행복과 상관없을 것이다. 또한 어머니처럼 의식을 잃은 상태라면, 건강조차 행복과는 상관없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통속적 혹은 세속적인 의미의 행복이 아니라, 그와는 다른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석 달 투병 끝에 끝내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후 어렵사리 대학원에 복학한 나는 더 이상 이전의 내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해질 수 있다
그로부터 10년 후, 나는 처음으로 아들러Alfred Adler 심리학에 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사였던 오스카 크리스텐슨Oscar Christensen은 “오늘 이 강의를 듣고 있는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들러 심리학 강의를 듣지 못한 사람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놀라는 한편 반발심도 생겨났다.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지금껏 줄곧 고민해왔어도 답을 찾지 못했는데, 행복해지는 방법을 그토록 간단히 단정 지어도 괜찮은가 싶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세상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주관이나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흔하디흔한 행복론이 넘쳐나는데, 아들러의 가르침은 그런 평범한 행복론과 일선을 긋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어떤 음식을 어떤 사람이 맛있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은 맛없다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취향의 차이다. 하지만 어떤 음식이 몸에 유용한지 혹은 유해한지 묻는다면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대답할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관적인 마음먹기만으로는 인생이 행복해지느냐 불행해지느냐를 결정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자동판매기에서 음료수가 나오듯이 쉽게 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럴 때는 이렇게 하라’ 하는 식의 간편한 매뉴얼도 만들 수 없다. 그러나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하나의 지침을 아들러 심리학은 분명히 제시해줄 수 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
아들러는 인간의 모든 고민이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대인관계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행복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책 『행복해질 용기』에서는 대인관계에 관해 자세하게 논하고자 한다. 또 제4장에서는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과 어떻게 마주해야 좋은지에 관해서도 고찰한다.
불교의 가르침에서는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네 가지 고통으로 생로병사生老病死,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를 든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에 직면했을 때야말로 행복의 진가가 발휘된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결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다. 노老, 병病, 사死는 늘 생生과 함께한다. 젊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아들러가 전하는
단순한 행복론
아들러의 강연을 처음 들은 사람이 아들러에게 “오늘 하신 이야기는 전부 상식적인 내용뿐이로군요”라고 말했다. 그 사람의 말에 아들러는 “상식적인 내용이 뭐가 나쁜가요?”라고 대답했다(Brett, Colin. Introduction. In Adler, Alfred. 『Understanding Life』).
만약에 아들러가 완전히 터무니없는 강연을 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아들러의 강연이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했을 것이다.
프랑스의 출판인인 베르나르 그라세Bernard Grosset는 “천재적인 재능이란 새로운 자명성自明性을 창출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예전부터 존재했음에도 아무도 그 존재를 깨닫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고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천재적인 재능이라는 의미다. 말로 표현되는 순간에 그것이 당연한 말처럼 느껴지면서 사람들의 상식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행복론도 상식적이면서 매우 단순한 이야기다. 단순하게 행복해질 수 있는 힌트를 이 책에서 얻어 갈 수 있다면 저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행복해질 용기기시미 이치로 저/이용택 역 | 더좋은책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들러는 ‘용기’를 요구했다. 그 용기는 미움조차도 기꺼이 감당하라고 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과 자세한 지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행복해질 용기』는 인생의 지친 여정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별’이 되어주고, 당당히 행복을 거머쥘 용기와 방법들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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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 저/<이용택> 역12,420원(10% + 1%)
아들러 심리학 권위자, 기시미 이치로가 전하는 지금 바로 이곳에서 행복해지는 심리학 산다는 건 힘겹다. 누구나 공감하는 바지만 삶은 고된 여정이고 수많은 사건들이 어우러지며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행복하게 사는 것은 더욱 어렵다. 피로사회 속의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에서 삶의 행복을 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