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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어린 싱어송라이터, 메간 트레이너
메간 트레이너(Meghan Trainor) < Title (EP) >
퍼렐 윌리엄스의 「Happy」 다음으로 오랫동안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한 「All about that bass」, 그 노래가 수록된 < Title(EP) >입니다.
메간 트레이너(Meghan Trainor) < Title (EP) >
우리에게 '호로록 호로록' 이국주가 있다면 미국에는 '베이스 소녀'가 있다. 2014년 「All about that bass」보다 오래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한 노래는 퍼렐 윌리엄스의 「Happy」뿐이다. 전국구 여걸 아리아나 그란데, 테일러 스위프트에게도 밀리지 않으며 1위에 머무른 메간 트레이너는 올해 고작 스무 살의 어린 싱어송라이터다. 2014년의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고의 라이징 스타임에는 분명하다.
한국에서도 표절 논란으로 이름을 알린 이 공전의 히트곡은 언뜻 보면 날이 잔뜩 서려있다. '난 막대기 같은 실리콘 바비 인형이 아니야 / 그런 게 좋으면 / 가서 잘 찾아봐'라 노래하는 가사는 언뜻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 같다. 허나 처음의 강한 인상과는 달리 실제 내용은 사랑 받고 싶은 소녀의 전형적인 하이틴 팝에 가깝다. 귀여운 춤사위로 사랑받은 뮤직비디오만 봐도 메간 트레이너의 노선은 '투쟁'과는 거리가 멀다. 여성 아티스트의 자신감을 표현하는 단어로 올 한해 가장 많이 사용된 '엉덩이(Booty)'를 강조하며 페미니즘 노선을 들여오기도 하지만 발만 담가놓는 정도다. 널리 사용되지 않는 '체중'의 프레임을 가져왔다는 것을 제외하면 여느 미국의 평범한 '꿈 많은 소녀'와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메간 트레이너 성공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 대놓고 '복고주의'를 천명하는 스타일 그 자체에 있을 것이다. 1950년대를 주름잡았던 그룹사운드 두웁(Doo-Wop)을 연상케 하는 복고적 설계에 쉽게 들리는 멜로디를 끼얹은 방식은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지닌다. 「Dear future husband」는 이에 가장 충실한 트랙이며 우쿨렐레로 청량감을 더한 「Title」, 리듬 앤 블루스를 가미한 「Close your eyes」 모두 준수함을 갖췄다. 스무 살 싱어송라이터가 그 옛날 이미자와 배호의 노래를 부르는 격인데 어찌 귀여워하지 않으리오.
비록 「All about that bass」의 성공이 치밀한 전략보다는 십대들의 전폭적 지지에 기반을 두고 있긴 하지만 EP 개별 곡들을 보면 아주 원 히트 원더로만 남을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 미국인이 좋아하는 노래를 그 누구보다도 미국인답게 부를 수 있는 젊은 신인에게 보내는 지지도는 예상보다 거대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선택이다. 전문 컨트리-포크 노선으로 귀화하며 제 2의 요정을 꿈꾸느냐, 급작스레 찾아온 스타의 길을 계속 걷으려 노력하느냐.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글/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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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han Trainor>14,500원(19%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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