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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래식, 추억(Memory)과 연륜(a Step)을 담다
더 클래식 <Memory & A Step>
더 클래식(Memory)과 삶을 관조할 수 있을 만큼 연륜을 쌓은 지금의 더 클래식(a Step).
더 클래식 < Memory & A Step >
1990년대를 수놓은 별들이 잇따라 귀환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더 클래식의 컴백은 좀 더 회자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들의 컴백을 단순히 '과거의 재현'이라 말하기에는 결과물이 당황스러울 만큼 20세기적이기 때문이다. 음악을 통해 과거를 회상한다기보다는 과거로 아예 강제소환당하는 기분이랄까. 그만큼 세다는 이야기이다. 이들이 2014년에 불러낸 1990년대의 감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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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곡 「우리에겐」부터 이 듀오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은 조급해하지 않는다. 목소리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은 30초 무렵이고, 후렴은 아예 1분이 훌쩍 넘어서야 들리기 시작한다. 1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요즘의 강박적 작법과는 접근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첫 가사도 진지함을 한껏 담은 '내 첫사랑'이라니. 90년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면 낯간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지점이다.
이후의 곡들이 「우리에겐」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지만, 90년대의 미덕이던 순수-그것이 만들어진 순수든, 아니든 간에-를 느끼기에는 충분하게 들린다. 첫사랑, 운명, 유년, 자아, 행복 등의 키워드들. 그러니까 낯이 조금 간지러울 수도 있지만 진지하게 접근하면 더없이 멋진 이야기들, 그런 텍스트들이 선명하게 보이는 앨범이다. 그 중심에는 문자 그대로 고전적(classic) 정서가 깊게 뿌리내려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아직은 많은 시간이 남았다고
우리에겐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은 걸까'
개인적으로는 「우리에겐」의 마지막 가사를 들으며 이들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낙천적일 수 있던 청년 시절의 더 클래식(Memory)과 삶을 관조할 수 있을 만큼 연륜을 쌓은 지금의 더 클래식(a Step). 두 경우 모두 순수를 갈망했고, 세태와 상관없이 우직했다. 억측일지는 몰라도, 이들이 말하려 했던 'Memory & a Step'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글/ 여인협(lunariani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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