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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블한 디스코, 감미로운 알앤비가 공존하는 레니 크라비츠의 < Sturt >

영화 <헝거게임> 촬영 도중 구상한 곡들을 모아 만든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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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크라비츠는 엣 사운드를 가장 깔끔하고 새롭게 낼 줄 아는 사람이다.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 < Strut >

 

레니 크라비츠는 엣 사운드를 가장 깔끔하고 새롭게 낼 줄 아는 사람이다. 앨범 < Strut >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앞선 모든 음반들처럼, 블루스와 소울, 펑크(funk)와 같은 지난 음악에 근간을 두면서 결과물에는 트렌디한 팝 사운드를 담아 출력한다. 이번 작품의 키 포인트라면 짧게 가져가는 호흡에 있다. 이 지점에서 간결하게 짠 리프와 이런 리프들을 중심에 배치한 전개 방식, 캐치한 코러스들이 빛을 발한다. 그렇기에 디스코그래피 위에서의 진행에 있어서도 < Strut >은 신선함을 획득한다. 1970년대의 펑크(funk) 스타일로 보다 길게 흐름을 가져`갔던 전작 < Black And White America >과는 분명 다른 지점에 작품이 있다. 은근하게 변화를 끌어내왔다는 점 또한 무시 못 할 의의다.


 

강렬한 비트감으로 밀어붙이는 「Sex」가 시작을 알리며 그루비한 디스코 리듬 위에서 매력적으로 신디사이저 라인을 내놓는 「The chamber」가 그 뒤를 이어받는다. 빈티지하게 내민 기타 사운드의 「Dirty white boots」와 「Sturt」도 완력 넘치는 레니 크라비츠 식 로큰롤의 또 다른 단편. 단순하면서도 두텁게 구성한 연출과 접근성 높은 후렴구가 록 넘버 이곳저곳에서 잘 맞물렸다. 고전적이랄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특성이 없다만, 리프에서의 흡입력이 상당한 「I'm a believer」 또한 같은 맥락에서 언급할 필요가 있다. 탁월한 사운드 메이킹과 높은 수준의 송 라이팅은 루즈하게 뽑아낸 곡들에서도 드러난다. 「Frankenstein」, 「I never want to let you down」을 이끄는 아티스트 고유의 소울 컬러와 「The pleasure and the pain」에 흐르는 매끈한 알앤비 팝이 부드럽게 트랙을 마감한다. 풍성하게 사운드 위로 보컬이 돋보이는 「She's a beast」 역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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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의 사운드가 트랙 리스트의 가운데서 양면으로 나뉜다. 댄서블한 로큰롤이 앞을 장식한다면 감미로운 소울, 알앤비가 뒤을 채운다. 흐름 또한 자연스럽다. 「Sex」와 「The chamber」에서 끌린 시선은 「Frankenstein」과 「I never want to let you down」으로 무리 없이 넘어간다. 서로 다른 사운드를 교차시키는 곡 배치에서도 영민함이 떠오른다. 다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지루할 수도 있다는 위험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레니 크라비츠 특유의 멜로디 작법이 반복되는 탓이다. 작품의 도입과 함께 끌어올렸던 긴장은 음반의 중간에서 급격히 느슨해지더니 끝에 이르러서는 이목을 끌기 힘들게 된다. 앨범이라는 큰 맥락에서의 어려움이랄까. 그러나 조금 쉽게 생각했을 때, 이는 대개의 음반들이 가지는 비슷한 문제(거나 고정적인 방식)이기에 큰 단점으로 꼽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 정도만 제외하면 음반은 좋은 결과물이다. 여전히 뛰어난 아티스트의 현재를 보여줄 뿐 아니라 큰 파급력 없이도 오늘의 팝, 록 아이콘 자리를 충분히 공고히 하겠다. 그 어느 하나 떨어지지 않는 곡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글/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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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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