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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헤드의 <톰 요크> 8년만의 귀환

두 번째 싱글 앨범 < Tomorrow's Modern Boxes >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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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헤드의 톰 요크가 8년 만에 솔로로 돌아왔습니다. 몽롱하고 비슷비슷하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구성의 재미가 있는 < Tomorrow's Modern Boxes >입니다.

톰 요크(Thom Yorke) < Tomorrow's Modern Boxes >


동일한 기조를 유지한다. 어떻게 들으면 2006년의 첫 솔로 < The Eraser > 같기도 하고 최근의 라디오헤드 < The King Of Limbs >스럽기도 하며, 지난 해 나왔던 프로젝트 밴드 아톰스 포 피스의 < AMOK >가 떠오르기도 한다. 보컬과 비트에 생긴 여유를 제외하면 대체로 크게 달라진 지점은 없다. 톰 요크의 일렉트로니카를 대표하는 댄서블한 리듬, 분절이 명확히 보이는 전자음 구성, 앰비언트 풍의 연출, 팔세토 창법과 같은 요소들이 이번에도 모습을 비춘다. 그렇기에 이렇다 할 감흥이 뒤따르지 않을 공산도 크다. 미니멀한 첫 트랙 「A brain in a bottle」과 톰 요크 식 댄스 넘버 「The mother lode」, 루즈한 진행 속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Truth ray」와 같은 트랙들에는 기시감이 조금씩 흐른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음반이 가진 장점은 그 기시감이 지루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전자음을 배치하고 교차시키는 공정은 이미 더 없이 익숙하나 그렇게 눈앞에 등장한 풍경은 또 다시 신선함을 펼친다. 「A brain in a bottle」과 「The mother lode」를 시작으로 앰비언트 사운드를 담은 「There is no ice (for my drink)」와 비트가 돋보이는 「Guess again!」까지, 톰 요크 음악의 전형을 대부분 품고 있어도 이들은 여전히 즐길만한 위치에 있다. 여러 소리가 가로지르는 와중에도 멜로디는 은근히 새 모양을 내비치며 다양한 활용을 거친 리듬은 다른 양상을 뽑아내는 데 일조한다. 각양으로 사운드를 출력한 특유의 움직임 또한 마찬가지. 흡입력을 자아내는 중요 인자다. 덕분에 음반은 나름의 다채로움까지 획득한다. 비슷한 톤이 흐르는 작품의 맥락 속에서 이는 음악의 생명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Tomorrows-Modern-Boxes-310x.jpg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데 꽤나 많은 에너지가 든다. 감상에 있어 본능에 기대하기보다는 잠식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음악이기에 그렇다. 영 쉽지만은 않다. 물론, 톰 요크(와 오랜 동업자 나이젤 고드리치)의 방법론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 말이다. 아티스트의 작법에 대한 논란은 진작 끝났다. 다만 '일반적'이라 스스로를 정의하는 거대 시각 앞에서 태생적인 음악의 난도(難度)는 역시나 걸림돌에 해당한다. 인내(?)를 조금 투자한다면 재밌게 다가오겠다. 단순히 음악을 만들기보다는 사운드스케이핑에 기하는 톰 요크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음반 안에 환경을 주조하는 이 작가의 손길이 음악 신에 또 어떠한 환경을 불러일으킬는지. 시대의 첨단을 달린다는 밴드의 프론트맨이 내놓은 중간 단계는 이번에도 나쁘지 않다.



글/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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