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을 내고 예닐곱 해가 지난 어느 봄날, 30대 주부가 보내온 이메일 한 통을 읽고 유난히 가슴 벅찼던 기억이 떠오른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의 열렬한 독자라고 밝힌 그녀는 담담히 자신의 사연을 풀어놓았다. 7년 동안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으로 살던 그녀는 임신하면서 직장을 그만두었다. 처음에는 여유로운 전업주부의 생활이 만족스럽더니 출산과 함께 지독한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밖에서 활발히 일하다가 말도 안 통하는 아이와 단둘이 집 안에 남겨지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게다가 아이는 아토피가 심해 밤마다 온몸을 긁으며 울어대는 거예요. 나중에는 제가 〈개그 콘서트〉를 보면서 울고 있더라고요. 아파트 베란다를 바라보면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생각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보다 못한 그녀의 친구가 책 한 권을 내밀었다. 그 책이 바로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였다. 이 책을 읽으며 그녀는 비로소 실마리를 찾았다고 했다. ‘나를 추스릴 수 있는 건 내 꿈밖에 없구나. 이제라도 나 스스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꿈을 찾아야만 해.’그녀가 찾은 꿈의 단서는 역설적이게도 아이의 아토피, 그녀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며 일상을 흔들어대던 그 아토피였다. 생각을 완전히 바꿔버린 그녀는 아예 아토피에 좋은 천연 재료를 찾아 그 성분과 효능을 공부한 뒤 직접 비누와 샴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이의 피부병이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입소문을 타고 그녀가 만든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 뒤에는 제과제빵 기술까지 익혀 아토피에 좋은 빵과 과자를 직접 구워 인터넷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다음 단계의 꿈은 ‘천연 비누와 음식으로 아토피 치료하는 법’을 강의하는 거라고 했다.
‘원장님 말씀대로 꿈은 상처에서 시작되는 게 맞나 봅니다. 우울증과 아이의 아토피 그리고 이 책에서 얻은 단서가 합쳐져 저의 새로운 꿈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저는 원장님처럼 꿈이 있는 아내로 살아갈 거예요.’사연을 읽는 내내 벅차올랐던 내 마음은 결국 감탄으로 화했다. 꿈에 대한 근사치의 ‘힌트’만 가지고 어쩜 이렇게 스스로 잘 풀어갔을까. 어쩜 그렇게 자신의 상황에 잘 맞게 멋진 해석을 해냈을까.
요즘도 나는 심심치 않게 이런 메일을 받곤 한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에 쓰인 대로 골든타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어요.’, ‘원장님처럼 일하는 현장을 남편에게 보여주니까 남편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때마다 나는 이 책의 작은 조언이나 에피소드들을 멋지게 활용해준 아내들이 고맙기만 하다. 부족한 이 책의 절반은 독자 여러분이 함께 완성해준 것이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는 지난 8년간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사인회를 하다 보면 지금도 이 책을 내미는 이들이 줄을 잇곤 한다. 적지 않은 독자들이 힘들었을 때 이 책을 친구, 동생, 엄마에게 선물로 받았다고 했다.
최근에는 남편이 이 책을 권해줬다는 독자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이 서로의 꿈을 일깨우는 매개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가끔은 나도 궁금할 때가 있다. 8년 전에 나온 책이 지금까지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책 속의 내 모습이 독자들과 닮아 있어서가 아닐까. 똑같이 아파하고, 갈등하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여자의 삶이 ‘맨얼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대부분의 여자들은 학교를 졸업하는 동시에 문제집을 하나 받는다. 첫 장에는 ‘꿈’이라고 적혀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 꿈은 무엇인가, 내 꿈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이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치열하게 몇 문제 풀다 보면 짧게는 5년, 길면 10년 정도가 금방 지나간다. 이쯤 되면 여자의 마음속에 또 하나의 ‘로망’이 싹튼다. 누군가의 사랑받는 아내이자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이다. 그 두 개가 얼마나 다른 꿈인지도 모르고 어떤 날은 자신의 꿈을 꾸다가, 다음 날은 아내라는 꿈을 꾼다. 참으로 많은 독자들이 인터뷰와 메일로 도움을 주었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지금도 나는 강의에 나갈 때마다 수많은 아내들을 만난다. 금방이라도 울 듯한 표정으로 지독한 ‘꿈앓이’를 하고 있는 엄마들……. 굳이 말은 안 해도 당장 자신의 꿈을 꺼내지 못할 이유들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이고 모든 가능성이 닫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내’는 희생과 내조로만 점철된 꽉 막힌 단어가 아니다. 그 안에는 무수한 꿈의 가능성과 유연성이 녹아 있다. 답답해 보이는 집 안에도 조금만 달리 보면 꿈의 단서, 꿈이 펼쳐질 공간이 숨어 있다. 다만 ‘아내’라는 말이 또 다른 꿈의 세상으로 가는 ‘열린 단어’라는 것을 믿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비밀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이 그 세상과 만나는 작은 길의 시작이 되기를, 독자 여러분도 아픈 ‘꿈앓이’를 멈추고 멋진 ‘꿈아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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