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뒷받침문장, 글쓴이의 능력과 관계있다
뒷받침문장 쓰기
주제문을 제대로 완벽하게 뒷받침만 할 수 있다면 뒷받침문장이 어떤 성격의 것이든 상관할 바가 없고 뒷받침문장의 개수가 많고 적음도 상관없다.
주제문의 이유나 근거 또는 사례나 해설을 제공하여 독자가 주제문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게 하는 문장이 뒷받침문장이다. 뒷받침문장은 주제문에 따라서 한 개만 붙일 수도 있고 여러 개를 붙일 수도 있다. 많이 붙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주제화에 더 큰 도움을 주는 것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주제문은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문장이 필요할 수 있고, 어떤 주제문은 쉬운 해설로 뒷받침하는 것이 좋을 수 있으며, 어떤 주제문은 해당 사례를 제시하는 것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어떤 주제문은 논리적 설득, 자세한 해설, 유용한 사례 제공, 경험담 제시 등의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뒷받침하는 수도 있다.
뒷받침문장의 종류와 수량은 글쓴이의 능력과 관계된다. 글쓴이가 주제와 관련하여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또 주제를 깊이 있게 통찰하였다면 뒷받침문장도 그에 맞게 적절하고 요긴한 것을 제시할 것이고, 경험이 적고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면 뒷받침문장도 단순하고 상식적인 것을 제시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주제가 있는 글쓰기를 배운 사람은 자기의 지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뒷받침문장을 쓰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 주제문을 작성했다면, 누구나 뒷받침문장을 잘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뒷받침문장의 요건과 글의 종류에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뒷받침문장을 쓰면 좋을지 설명하겠다.
(1) 뒷받침문장의 조건
주제 논의가 주제문으로 귀결되게 하려면 모든 뒷받침문장이 주제문을 지향해야 한다. 논의가 결국 주제문으로 수렴되게 하려면 주제문의 뒷받침문장이 주제문의 이유, 근거, 사례, 해설 등이 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가 일반적으로 주제문을 뒷받침할 수 있는 뒷받침문장 의 조건에 해당한다.
① 이유 제시
뒷받침문장은 주제문에 대한 의문 곧 ‘왜’라고 던진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문장이어야 한다. 이는 주제문을 독자가 수용하지 못한 상태임을 감안한 것이다. 주제문이 “하늘의 뭇 별은 우리에게 수많은 꿈을 꾸게 만든다.”라고 한다면 ‘왜 그럴까?’에 답하는 문장이 뒷받침문장이 된다. 글쓴이가 그런 주제문을 내세운 이유는 “별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뒷받침문장이 필요한 것이다. 또, “정치는 종합예술이다.”라고 주제문을 내세운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답을 뒷받침문장으로 제시하여야 한다. 결국 뒷받침문장은 주제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해소해 주는 미덕을 갖춘 문장이어야 한다.
② 근거 제시
뒷받침문장은 주제문이 지향하는 바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법령이나 지침 또는 일반적으로 인정된 관례 등이 근거로서 적합하고, 관련 통계 자료나 조사 결과물도 근거로서 활용될 수 있다. 역사적 사실도 당연히 근거로서 사용될 수 있다. 단순히 어떤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된 것으로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볼 수 없다. 어디까지가 근거로서 합당한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지만 적어도 공식적인 자료로 인정할 만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공신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여론 조사 결과 같은 자료는 근거로서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
③ 사례 제시
어떤 주제문은 이유나 근거보다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모든 사람이 그 가치를 수긍할 만한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려 할 때는 이유나 근거보다는 이미 이것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나 지역 또는 사람의 경우를 예시하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④ 해설 제시
어떤 주제문은 설명이 필요할 뿐 특별히 이유나 근거 또는 사례나 비전을 제시하여 뒷받침할 필요가 없는 것이 있다. 주로 지식을 전달하는 설명문에 나타나는 주제문이 그렇다.
⑤ 정보 제시
잘 쓴 글이라고 평가를 받는 글은 대개 독자의 관심사를 잘 찾아서 제대로 다루어 주거나 독자가 미처 생각지 못한 바를 제시해 주는 글이다. 여기에 문채(文彩)의 아름다움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래서 뒷받침문장에 가능하면 다양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멋진 표현으로 적고자 한다. 그러나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에게 이런 생각은 먼 훗날에 도달하게 될 목표일 따름이지 당장의 욕심으로 삼을 일은 아니다. 자칫 멋만 부린 글이 되거나 남의 생각만으로 쓴 글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뒷받침문장을 알차게 쓰려고 노력하기를 권한다. 이 노력을 진지하게 한다면 누구나 전문가 못지않은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뒷받침문장을 알차게 쓰려고 애쓴다는 말은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데 유익한 자료나 정보가 무엇인지 찾고 또 찾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노력은 ‘글쓴이가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있게 생각을 했는지, 주제와 관련하여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는지’와 관련이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알아야 하므로 독서를 통해서라도 이를 보완해야 한다. 조금 더 깊고 다양하게 주제에 대하여 생각하고 경험하는 만큼 뒷받침문장은 더 알차고 더 빛날 것이다.
예문 1
서울시는 하천을 깨끗하게 관리해주면 좋겠다. 월계동으로 이사 온 지 13년째이다. 이사 와서부터 중랑천 변을 따라 생긴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중랑천 변에 설치해 놓은 운동기구로 운동하기도 하고, 중랑천 변을 따라 가볍게 조깅도 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 운동을 나가면 심한 악취가 나서 인상을 찌푸리게 되고 나가기도 싫어진다. 처음에 이사 왔을 때는 준설작업도 하고 근로 봉사자가 하천 변을 관리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요즘 어찌 된 것인지 관리하는 분들을 보기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하천이 정말 지저분하다.
주변에 쓰레기가 널려 있고, 냄새가 나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줄어들었다. 더러운 하천 물을 보고 내심 걱정이 되었다. 이 물을 우리가 마시고 있는 것인가? 하천이 깨끗해야 우리가 식수로 마시는 아리수도 깨끗할 것이다. 집 근처에서 운동할 수 있어서 살기 좋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도 없어지니 다시금 기분 좋은 마음으로 운동할 수 있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서울시는 하천을 깨끗이 관리해줬으면 좋겠다.
위 글은 한 시민이 서울시의 하천 관리에 대한 의견을 적은 글이다. 주제문은 “서울시는 하천을 깨끗하게 관리해주면 좋겠다.”이고 나머지는 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문장이며 마지막에 붙은 문장은 주제문을 되풀이하여 주제를 강화한 문장이다. 이른바 양괄식의 글이다. 이 글의 뒷받침문장은 자신이 경험한 바와 생각한 바를 적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가볍게 쓴 글로는 손색이 없는 글이다.
그러나 좀 더 욕심을 내어 뒷받침문장을 알차게 적으려 한다면 서울시 누리집(홈페이지)을 찾거나 관련 자료를 들추어서 서울시가 중랑천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중랑천 관리와 중랑천 악취의 관계가 어느 정도 밀접한지 파악하여 이를 언급했다면 서울시의 행정 잘못을 깊이 있게 꾸짖고 대안을 제시하는 글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뒷받침문장을 충실하게 만든다는 것은 글쓴이가 얼마나 다양한 관점으로 얼마나 깊이 있게 주제문을 곰팔 수 있는지와 관련이 된다. 글쓰기 연습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뒷받침문장을 만드는 연습의 과정이다.
⑥ 혼합 제시
일반적으로 위 다섯 가지 방법 가운데 한 가지 성격의 뒷받침문장만 쓰이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이유를 나타내는 뒷받침문장에 사례를 제시하는 뒷받침문장이 섞이기도 하고, 근거를 제시하는 뒷받침문장과 비전을 제시하는 뒷받침문장이 함께 쓰이기도 한다. 주제문을 제대로 완벽하게 뒷받침만 할 수 있다면 뒷받침문장이 어떤 성격의 것이든 상관할 바가 없고 뒷받침문장의 개수가 많고 적음도 상관없다.
글쓰기는 주제다 남영신 저 | 아카넷
글쓰기는 작가나 기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이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쓰고 공무원이 공문서를 작성하는 일, 사회운동가가 사회문제에 관해서 발언하고 학생과 교수가 논문을 쓰는 일 등, 적어도 지적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글쓰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고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 글을 써야 한다. 어떻게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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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신은 언어에 바탕을 둔 사회 발전을 꿈꾸며 국어 문화 운동을 하고 있다. 1971년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에, 토박이말을 정리한 『우리말 분류사전』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국어용례사전』, 『한+ 국어사전』, 『국어 천년의 성공과 실패』, 『나의 한국어 바로쓰기 노트』, 『4주간의 국어 여행』, 『한국어 용법 핸드북』을 통해 꿈을 지향하고 있다. 이제 이 책을 읽는 분들과 그 꿈을 공유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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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작가나 기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이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쓰고 공무원이 공문서를 작성하는 일, 사회운동가가 사회문제에 관해서 발언하고 학생과 교수가 논문을 쓰는 일 등, 적어도 지적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글쓰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