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이들이 하는 짓
지구 반대편에 있는 축구팀과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거리가 아닌 시차다. 나의 연애는 직접 경기장으로 찾아가서 선수들을 응원하기는커녕,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며 TV를 앞에 앉아 소리 지르는게 고작이다. 그것도 토요일 밤 혹은 일요일 새벽의 경기들만 마음 편하게 볼 수 있고 일요일 밤에는 경기 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다가오는 월요병에 대한 우려가 축구 시청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런데 만약 경기가 주말이 아닌 평일 새벽 4시 반이라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내일을 위해 망설임 없이 잠을 택하겠지만, 축구와 사랑에 빠진 이들은 꼭 상식과는 먼 선택들을 한다. 아니, 고민을 한다.
① 새벽 4시 반까지 밤을 샌다 경기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 확률이 가장 높지만, 월요병에 대한 우려는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된다. 예상외의 복병으로 뜬눈으로 새벽을 지새우다가 경기 시작을 앞두고 잠들 수도 있다.
② 새벽 4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고 초저녁에 일찍 잠들었다가 경기 시작을 앞두고 일어난다 다음날의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나름의 절충적인 방법이지만 초저녁부터 잠드는 게 익숙지 않아서 계속 뒤척이다가 결국 ①처럼 밤을 새기도 하고, 잠들었다가 깨보면 이미 새벽을 넘어 아침이 되어있는 낭패(?)도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이 짓(!)들도 계속 하다보면 몸이 적응을 하는건지, 절대 들리지 않아 날 곤욕스럽게 만들었던 아침 출근 알람과는 다르게, 축구 경기시간에 맞춘 알람은 기가막히게 나를 TV 앞으로 앉혀 놓는다. 심지어 때로는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 소리가 울리기 전에 끄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편안히 자야하는 평일 새벽에, 굳이 눈을 뜨기 위해 이 모든 노력을 쏟는 이유는 딱 하나, 챔피언스 리그 때문이다.
[출처: UEFA Champions League Magazine]
챔피언스 리그, 아스날의 환희와 눈물
UEFA 챔피언스 리그. 유럽 클럽 축구의 진수(眞髓)이자 별들의 무대. 축구에 관심없는 주변 친구에게 챔피언스 리그에 대해 아는지 슬쩍 물어봤더니, “유명한 팀들끼리 하는 경기” 정도로 알고 있더라. 오, 이 정도면 훌륭하다. 모두가 축빠(축구팬을 속되게 이르는 말)일 필요는 없으니까. UEFA 챔피언스 리그는 문자 그대로 유럽 각 나라의 ‘챔피언’들이 모여, ‘챔피언 중의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이다. 다만, 나라마다 수준 차이를 고려하여 잉글랜드나 스페인처럼 수준높은 리그는 우승팀을 포함해서 3~4위팀까지 티켓이 주어지지만, 변방의 리그 팀들은 자국에서 우승한 팀조차도 치열한 예선을 여러번 거쳐야 한다. 그렇게 32개 팀이 정해지면 우리가 월드컵을 통해서 봐왔던 것처럼, 조별예선을 치르고, 그 중에서 16개 팀만이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여 16강, 8강, 4강, 결승의 순으로 최종 우승팀이 가려진다.
왜 그렇게 모두가 챔피언스 리그에 집중하는 것일까? 물론,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유럽 최고의 축구 클럽’이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겠지만, 실은 좀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이 대회에 엄청난 돈이 몰리기 때문이다. 단순히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을 얻는 것 만으로 약 130억 원의 수익금을 얻고, 우승을 차지하면 55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손에 쥐게 된다. 여기에 각 경기의 배당금과 TV 중계권료까지 더하게 되면, 그 액수는 가히 어마어마하다. 이 돈을 바탕으로 클럽은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여 팀을 강화하고, 이로인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두어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그러므로 클럽 입장에서는 리그 4위를 차지하고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하는 것과 5위로 밀려 참가하지 못하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아스날이 리그 우승에서 한참 멀어졌어도 4위 안에 들 수 있느냐 마느냐로 매 시즌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 역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때문이었다. 다행히 아스날은 나와의 연애기간 동안 이 부분만큼은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막상 대회에 올라가서는 여지없이 헤매면서 내 기대감을 무너트렸지만 말이다.
[출처: Arsenal Legends - Dennis Bergkamp]
그렇다. 아스날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유난히 헤맸다. 최강의 스쿼드를 자랑하며 리그를 평정하던 2000년대 초반의 아스날마저도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8강 문턱을 넘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단 한 번의 예외가 있었으니, 전통적인 빨간색과 흰색이 아닌 와인색으로 피치 위를 수놓았던 2005-06 시즌.
조금은 빛바랜 기억들을 더듬어보기 위해 외장하드에 고이 보관하고 있던 2005-06 시즌 리뷰를 오랜만에 틀어본다. 홈 경기장으로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이전을 앞두고 하이버리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카운트하며 시작되는 이 영상은 또다시 나를 환희와 눈물로 뒤범벅된 챔피언스 리그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앙리의 원더골로 넘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16강, 신성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아스날의 前주장이었던 패트릭 비에이라를 넘어 유럽에 이름을 알리게 된 유벤투스와의 8강, 옌스 레만이 후안 리켈메의 마지막 페널티킥을 막으며 극적으로 넘어선 비야레알과의 4강. 그리고 바르셀로나와의 결승.
[출처: UEFA Champions League Magazine]
영상은 늘 여기에서 정지한다. 가슴 아픈 기억이 떠올라서 차마 볼 수 없다. 굳이 보지 않아도 마치 방금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르니까. 에투를 막던 레만의 퇴장, 피레스의 교체아웃과 알무니아의 투입, 캠벨의 선제골과 에투의 동점골, 그리고 알무니아의 다리 사이로 먹힌 벨레티의 역전골. 바르셀로나 우승. 토너먼트에서 무실점으로 결승까지 올라, 염원했던 ‘우승’까지 단 한 걸음을 남겨놓고 이루지 못한, 내 연애에서 가장 빛나고도 아팠던 추억. 우승컵을 앞에 두고 스쳐지나가던 아스날 선수들의 쓸쓸한 눈빛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결승전 패배의 나비효과였을까. 이듬해인 2006-07 시즌, 앙리는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며 예전같지 못한 활약을 했고, 그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기 위해 바르셀로나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시즌이 끝난 후, 때마침 앙리가 한국에 온 것은 참 신기한 일. 수많은 아스날 팬들이 이 소식을 듣고 공항으로 달려가 그를 향해 아스날을 떠나지 말라고 힘껏 외치기도 했다. 소극적인 나는 집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지만.
[출처: MBC 무한도전]
이후, 앙리는
<무한도전>에 출연해서 레전드 ‘앙리 특집’을 만들어냈고 멤버들을 런던으로 초대하겠다는 말도 했다. 나는 이 초대가 어쩌면 ‘앙리의 아스날 잔류에 대한 작은 암시가 아닐까’ 하며 추측하고 약간의 희망도 품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팬들에게 눈물겨운 이별의 영상 편지를 남겨놓고 바르셀로나로 떠났다. <무한도전>에서의 약속도 기약없이 멀어진 채 말이다. 이후, 앙리가 아스날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토록 원했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니 잘된 일인걸까. 그가 아스날에 계속 남아있었다면 무관의 시대에서 함께 고생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잘 모르겠다. 여전히 내 마음은 복잡하다. 우리가 2006년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했더라면 앙리는 지금까지 아스날에 남아있지 않았을까. 그 한 번의 패배로 앙리를 잃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므로 ‘챔피언스 리그’는 나에게 이루지 못한 꿈이다. 한 번쯤은 우리가 유럽의 수많은 별들 중에 가장 빛나는 별이고 싶다. 아스날에게는 ‘프리미어 리그’ 우승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당면 과제가 있지만, ‘챔피언스 리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가슴 아프게 남아있는 기억이자, 더 멋진 기억으로 덧칠해야할 숙제와도 같다. 감독으로서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아르센 벵거에게도 가장 간절한 소망이 아닐까.
모두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최근 몇 년간 아스날은 16강에서 계속 좌절하고 있다. 3년간 차례로 바르셀로나, 밀란, 뮌헨을 만났으니 정말 불운한 대진운도 부진에 한 몫을 했다. 특히, 작년 뮌헨과의 16강은 참 아쉬웠다. 홈에서 1:3으로 패배했지만, 뮌헨 원정에서 2:0의 놀라운 승리를 함으로써 총합 3:3으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챔피언스 리그의 ‘원정 다득점 규칙’에 따라 원정 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뮌헨이 8강에 진출하고 아스날은 탈락했다.
그런데 올해 또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뮌헨을 만날게 뭐람. 작년의 뮌헨에 바르셀로나 6관왕을 이끌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독일의 강인함에 스페인의 티키타카를 입힌 업그레이드 뮌헨. 올해는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어째 작년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아스날의 전반기를 대활약으로 이끈 아론 람지, 오른쪽 측면의 공격을 전담하고 있던 테오 월콧의 부상이라는 악재마저 겹쳤다. 뭐, 어쩌겠는가! 공은 둥글고 축구는 직접 부딪쳐보기 전까지 모른다고 믿어보는 수밖에.
그리고 결전의 날
[출처: Sky Sports]
2014년 2월 19일, 챔피언스 리그 16강 바이에른 뮌헨과의 1차전. 전운(戰雲)마저 감도는 수요일 밤, 새벽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저녁도 가볍게 먹었다. 직접 경기도 뛰지 않는 내가 왜 식단 조절까지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괜히 긴장됐다. 이미 작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유럽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뮌헨이지만 또 그런 팀을 상대로 유일한 승리를 거둔 팀이 아스날이었으니까, 객관적인 열세임에도 자꾸 희망적인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렸다. 오늘 홈에서 뮌헨에게 시원한 승리를 거두고, 2차전 원정에서 그들의 공세를 막아내며 짜릿한 8강행. 얼마나 기쁠까. 디펜딩 챔피언을 이겼다며 아스날에 대해 칭찬하는 칼럼들이 쏟아질테고, 평소에 무표정하던 벵거 감독도 오랜만에 환하게 웃을테고, 선수들도 승리의 기운을 받아 리그에서도 승승장구. 그리하여 라이벌들과의 힘든 일정을 잘 이겨내어 리그 1위로 질주.
이런 달콤한 상상을 하며 얼마나 잠들었을까. 시계를 보니 고작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스날 관련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나 트위터를 확인하며,
<아스날과 연애중> 2화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하며, 그렇게 보낸 긴 대기시간. 어느새 아스날과 뮌헨의 선발 라인업이 올라오고 놀라움에 동그랗게 눈을 떴다. 최근에 좀 부진하고, 안좋은 일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내내 자리를 지키던 올리비에 지루를 빼고 21살의 유망주 야야 사노고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러 나온 것이다. 어쩌면 이번 시즌 만나게 될 가장 강한 팀을 상대로 지난 6개월간 딱 1경기 밖에 뛰어보지 않은 신인을 내보내다니. 벵거는 그에게서 특별한 뭔가라도 본 것일까.
[출처: Sky Sports]
이윽고 양팀 선수들이 피치 위로 나오고, 가슴 설레는 챔피언스 리그 주제가가 흘러나오고.. 관중석에는 ‘ARSENAL’ 이라는 글자를 펼쳐놓은 팬들의 카드섹션이 모든 아스날과 연애하는 이들의 소망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승리’. 그리고 고대하던 경기 시작 휘슬이 울렸다. 아스날은 의외로 기세좋게 뮌헨을 밀어붙였고, 어느새 ‘비기기만 해도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이길 수 있겠는데!’ 로 한층 고조되었다. 사노고의 감각적인 슈팅이 막힐 때는 아쉬움에 “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경기가 시작된 지 7분만에 메수트 외질이 얻어낸 페널티 킥. ‘이러다가 정말 뮌헨을 이기는 건가!’ 싶었지만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게 외질의 슈팅이 막혔고 다시 경기는 속행. 아마, 그때부터 였을 것이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마음속에 피어오르기 시작했던 것은.
조금씩 뮌헨도 공격의 기세를 높였고 전반 종료 10분여를 남겨놓고 뮌헨의 아르옌 로벤이 날카롭게 침투하여 아스날의 골키퍼 보이첵 슈체스니와 1:1 상황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설마, 설마... 심판은 빨간 카드를 높이 꺼내보였다. 골키퍼 퇴장, 그리고 페널티 킥이 선언. 이것은 데자 부(Deja vu). 2006년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서 골키퍼 레만이 퇴장당하던 모습이 겹쳤다. 왜 항상 불운은 아스날을 따라다니는 것일까.
[출처: 2005-06 Arsenal Season Review, Sky Sports]
TV를 꺼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뮌헨의 다비드 알라바도 페널티 킥을 놓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음속에 찾아온 절망이 다시 희망의 색깔로 바뀐다. 전반전이 종료되고 여전히 점수는 0:0, 승부는 아직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비록, 11명에서 10명이 되었지만 잘 버텨서 무실점으로 마치면 원정에서 기회가 있으니까.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전반전과는 정반대로 아스날이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양상. 공 점유율이 1:9까지 벌어졌다. 힘겹게 버텨내고 또 버텨내었지만 토니 크로스의 놀라운 슈팅은 아스날을 응원하는 내 눈에도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안그래도 선수 1명이 부족하고 경기력이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 선제골까지 먹히니 ‘추가골이나 먹히지 말자’로 현실에 타협하는 마음. 나의 이 마음에 짜증이 났다. 내가 지금 그저 더 큰 패배를 당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니! 짜증과 안타까움과 한숨이 뒤섞여서 고개를 가로저으며 결국 TV를 껐다. 부족한 잠이나 더 자야겠다 하고 누웠는데 아무래도 경기가 궁금해서 다시 소리만 켰다. 눈을 감았지만 뮌헨의 파상공세가 캐스터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져온다. 스트레스 받지 않겠다고 TV를 껐으면서 그래도 중계 소리는 듣고있는 내 모습이 참 찌질하게 느껴졌다. 마치 연인과 싸운 후, 그녀의 SNS를 몰래 확인하는 모습과 같이. 사랑하게 되면 새어나오는 어쩔 수 없는 찌질함이라고 해야할까. 아스날은 결국 토마스 뮐러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0:2로 패배했다.
잠을 줄여가며 챙겨본 새벽 경기에서 패배한 날에는 정신적, 신체적 데미지가 함께 찾아온다. 그래서 이런 날에는 경기를 보지 않은 사람들을 두고 농담삼아 ‘승자’라고 치켜세우기도 한다. 잠도 잘 잤고 아스날 패배의 스트레스도 받지 않았으니 말이다. 물론, 반대로 경기에서 시원하게 이기는 날에는 아스날의 승리를 생방송으로 함께 즐긴 이들이 ‘승자’. 처음부터 디펜딩 챔피언 뮌헨에게 이기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지고나서 이렇게 서운한 것을 보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래도 아스날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외질의 페널티 킥이 골이 되었고 전반전의 기세가 이어졌다면 다른 결말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너무나 잘한 경기가 골키퍼의 퇴장으로 망쳐진 것 같아서 정말 아쉽다. 이것이 게임이라면 ‘불러오기’를 해서 다시 경기를 치르고 싶은 마음. 한 번만 다시하면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그러나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간 것이고 우리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더 멋진 내일이 찾아오길 꿈꾸면서 말이다. 혹시 누가 아는가? 당장은 패배에 좌절하고 있지만, 작년의 일들이 ‘거꾸로’ 반복되어서 이번에 홈에서 2:0 패배를 당한 후, 뮌헨 원정에서 3:1로 승리해 마찬가지로 ‘원정 다득점 규칙’에 따라 아스날이 8강에 진출할지. 그러나 실은 알고 있다. 아스날이 뮌헨을 넘기 힘들다는 것을. 그러므로 져도 괜찮다. 어차피 실망은 일시적이지만, 사랑은 영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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