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다보스 이야기를 하는가
지상 최대의 허브, 다보스포럼을 말하다
이 국제회의는 1971년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발전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왜 매해 이 거물들은 불편한 교통편과 숙박 시설을 마다하지 않고 심지어 거금의 회원비까지 부담하며 그곳을 찾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은 여전히 국내에서는 낯설기만 한 다보스포럼의 실체를 파악하게 한다.
포럼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화려하기 짝이 없는 국제회의에서부터 크고 작은 단체가 진행하는 갖가지 회의까지,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많은 모임들이 포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곤 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 가운데 하나는, 1971년 다보스포럼이 생겨나기 전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포럼’이라는 형식의 회의 자체가 그리 익숙한 틀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multi-stakeholder)이 모여 비공식대화(informal dialogue)를 나눈다는 개념은 더욱 그랬다.
물론 토론은 인류의 아주 오래된 의사소통 양식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지만, 1971년 이전에는 비공식대화를 통해 국제이슈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몇몇 극소수 권력층과 정치가들에게만 주어진 일종의 특권에 가까웠다. 당시 이미 운영되고 있던 유엔만 해도 정부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체였고 그나마 대부분의 토론도 안보 이슈에 국한돼 있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수백 명의 사람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지식인들이 모여 정치, 경제, 사회를 망라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와 성찰을 나눈다는 건 낯선 일이었다. 더욱이 그 해결책까지 모색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한겨울 밤의 꿈’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블루오션이었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온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 회의를 주목한 이유는 물론, 짧은 기간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탄생한 다보스포럼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명실공히 지구촌을 통틀어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국제회의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를 ‘다보스의 기적’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아직 외국에 비해 국내에 다보스포럼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 점은 이러한 의미에서 아이러니컬하다. 포럼을 주최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을 기억하는 이는 경제학, 경영학, 또는 국제관계를 전공했거나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 몇몇 기업인들 정도뿐이라는 게 현실이다. 물론 관심의 수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매해 1월 세계 유수 언론들이 쏟아내는 다보스포럼 관련 기사는 점차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이제는 한국 언론들도 취재진을 파견해 현장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기도 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쏟아지는 관심에도 불구하고 다보스포럼의 실체를 정확히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말은 물론 영어로 된 자료도 마찬가지다. 늘 비슷한 내용의 루머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재생산되지만,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억측인지 제대로 설명한 책 한 권 변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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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이재영> 공저13,500원(10% + 5%)
지상 최대의 허브, 다보스포럼을 말하다 국가수반은 물론 재계와 학계, 문화계 최고의 거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곳, 다보스포럼을 집중 해부했다. 글로벌 이슈들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들만 엄선하여 초대하는, 까다로운 방식을 고수하는 포럼에서 국내 인사로 유일하게 매해 교수 요원으로 초대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