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으로 돌아가 보자. 사상 최초로 한국영화 관람객 1억 명 돌파는 물론이고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까지 천만 관객이 든 영화가 두 편이나 되었다. 이 놀라운 성장이 최고의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그리리란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2013년 한국영화 관람객 1억 명 돌파는 물론, 외국영화 합산 전체 관람객이 사상 최초로 2억 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천만 돌파 영화는 <7번방의 선물>이 유일했지만, <아이언맨 3>, <설국열차>, <관상> 등 세 편의 영화가 900만 명을 넘겼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한 해 전체 영화시장 관객 수가 2억 명을 돌파한 나라는 미국, 인도, 중국, 프랑스에 이어 한국이 다섯 번째로 기록되었다. 일본, 영국을 누르며 세계 5위권 영화시장으로 도약했으니 개봉과 함께 해외스타들의 방한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2013 연말을 후끈 달군 <변호인>의 흥행세가 2014년 초반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말의 해라서 그런지 유독 더 빨리 힘차게 달려야 할 것 같은 기분 속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보려는 해외 영화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인디 영화나 유럽의 예술영화도 골고루 다루면 좋겠지만, 가이드라인과 정보가 확실한 할리우드 영화 위주라는 점은 우선 양해바라며 시작!
Hero : 마블 그리고 영웅의 귀환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최근 2년간 세계 영화 흥행 1위는 모두 마블의 작품이었다.
<어벤져스>와
<아이언맨 3>가 그 주인공이다. 그 세를 몰아가기 위해 크리스 에반스 주연의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가 선봉에 섰다. 2011년
<퍼스트 어벤저>라는 제목으로 선보였던 1편은 마블 영화 중 국내에선 가장 저조한 흥행을 기록했지만,
<어벤져스>의 대성공 이후 입지가 달라졌다. 1990년대 중반 판권을 넘기긴 했지만 마블의 대표 캐릭터들인 스파이더맨(소니), 엑스맨(20세기폭스) 역시 후속편으로 찾아온다. 엑스맨판 어벤저스라 물리는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는 2000년부터 제작된 오리지널 시리즈 3편과 프리퀄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를 모두 아우르는 속편으로 휴 잭맨, 패트릭 스튜어트, 이언 맥컬런, 할 베리 등 오리지널 멤버들과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니콜라스 홀트 등 프리퀄 멤버까지 전출연진이 모두 소환되었다. 마크 웹 감독이 시리즈 대신 리부팅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새로운 악당으로 제이미 폭스를 맞아 전투태세를 갖췄다.
Open minded : 다양한 거장의 영화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노예 12년>
2013년 개봉했지만, 국내에는 2014년 1월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개봉될 예정이다. 스콜세지 감독의 장기인 범죄 스릴러에 코미디를 버무렸다.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은 로드 무비에 뮤지컬을 입힌 색다른 구성으로 주목받은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팝 밴드 ‘더 포 시즌즈’의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뮤지컬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저지 보이즈>로 돌아온다. 데이빗 핀처는 스릴러 <곤 걸>을 벤 애플렉,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등과 함께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11월 개봉 예정인 <인터스텔라>를 통해 웜홀을 탐사하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로, 워쇼스키 남매는 <주피터 어센딩>을 통해 우주 여왕과 전사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채닝 테이텀과 함께 배두나가 출연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최민식이 출연하는 여성 슈퍼히어로 물
<루시>는 뤽 베송의 작품이다. 거장이라 불리긴 아직 이르지만
<셰임>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낳은 흑인 감독 스티브 맥퀸은
<노예 12년>을 통해 강렬한 메시지와 안정적인 연출력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를만하단 칭송을 얻고 있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브래드 피트가 힘을 더했다.
Reboot : 리부트 혹은 속편
<트랜스포머 4>
<고질라>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얼굴이었던 샤이아 라보프가 떠난
<트랜스포머 4>는 마크 월버그를 주인공으로 싱글 파더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을 중심에 담을 예정이다. 여기에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중국배우 리빙빙, 슈퍼주니어였던 한경을 캐스팅하여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승부수를 걸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괴수
<고질라>도 2014년 리부트 버전으로 탄생한다. 1998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던
<고질라>를 21세기에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갈지 영국출신의 신예 가레스 에드워즈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1987년 폴 버호벤 감독의 철학적인 SF 영화
<로보캅>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그저 그런 영웅물로 전락했다. 브라질 출신의 호세 파딜라 감독이 2014년
<로보캅>을 리부팅하려 한다. 국내에선 2월 13일 개봉 예정이니 곧 만날 수 있다.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의 속편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은 7월 개봉 예정이다. 바이러스로 전멸 위기에 놓인 인류 생존자들과 진화된 유인원의 싸움이 이어진다. 조셉 고든 레빗의 가세로 기대되는 프랭크 밀러,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씬 시티 2>와 20년 만에 뭉친 짐 캐리, 제프 다니엘스의 코미디 <덤 앤 더머 2>는 변한 세상과 나이든 배우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기대된다. 이외에도 <헝거게임>과
<호빗>의 시리즈가 각각 11월, 12월 개봉할 예정이다.
Star : 스타들의 기대작
<엣지 오브 투모로우>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오블리비언> 등 최근 SF 영화에 주로 출연한 톰 크루즈는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일본 만화 ‘올 유 니드 이즈 킬’을 원작으로 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로 다시 한 번 미래 전사로 돌아올 예정이다. 전쟁물 <퓨리>의 브래드 피트는 샤이아 라보프와 함께 진지한 드라마에 도전한다. 브래드 피트의 아내 안젤리나 졸리는 전쟁 드라마 <언브로큰>과 로버트 스트롬버그 감독의 어두운 판타지 영화
<멀레퍼선트>에서 악을 지배하는 마녀 역할을 맡았다. 조지 클루니가 감독과 연출을 맡은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은 히틀러가 빼돌린 예술품을 되훔치는 이야기로 맷 데이먼과 줄리 델피가 주인공을 맡았다. 히어로에서 벗어나 가벼운 코미디로 돌아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더 저지>와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한 요리 영화 <셰프> 등 두 작품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론 레인저>의 실패로 체면을 구긴 조니 뎁은 SF 대작 <트렌센던스>로 힘을 싣고, 롭 마샬 감독의 뮤지컬 <인투 더 우즈>에서 늑대 역할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할 예정이다.
Epic : 서사극
<헤라클레스 : 더 레전드 비긴즈>
<폼페이>
2014년 할리우드는 서사극이 유독 강세다. 레니 할린 감독의 <헤라클레스 : 더 레전드 비긴즈>는 물론 브랫 래트너 감독의 <헤라클레스> 등 그리스 신화 중 헤라클레스를 그린 영화가 두 편이나 된다.
<레지던트 이블>의 폴 앤더슨 감독은 화산 폭발로 멸망한 도시 ‘폼페이’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영화
<폼페이>를 연출한다.
<300>의 후속편 <300 : 제국의 부활>은 그리스 대 페르시아의 해전을 그리는 영화다. 여기에 성서를 바탕으로 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에 맞서는 영화, 모세의 기적을 그린 출애굽기 <엑소더스>는 리들리 스콧이 감독을 맡았다. 러셀 크로우가 노아로, 크리스천 베일이 모세를 맡아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영화시장이지만 세계 영화계의 중심이라 불리는 할리우드 영화는 평균 관객 점유율은 36.5 퍼센트에 그치는 등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한국 흥행 10위권 안에는
<아이언맨 3>가 겨우 들어 체면유지를 한 셈이다. 이에 할리우드의 거대 반격이 예상되고,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한 러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영화 시장을 주목하는 할리우드라니, 영화팬들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 내주에 2014 기대작-한국영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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