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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반성문을 쓰지 않았더라도 소설가 됐을까”

SBS <힐링캠프> 출연한 작가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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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이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11월 11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신경숙 작가는 “학교를 보내주던 회사에 사정이 생겨 몇 달을 결석했더니 선생님이 반성문을 쓰라고 했다. 선생님께서는 내 반성문을 보시더니 ‘너는 소설가가 되는 게 어떻겠니’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밤하늘에 떠 있는 모든 별들이 나한테 쏟아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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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이 예능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출연했다. 11월 11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서 신경숙 작가는 어려웠던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6남매를 모두 대학 공부를 시킨 부모님 이야기를 비롯해 등단을 하기까지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릴 때 책을 좋아했어요. 그 때만해도 이렇게 책이 흔치 않았던 시절인데, 제가 책을 보고 있으면 엄마가 심부름을 시키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은 일부러 책을 읽는 시늉을 한 적도 있어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오빠가 먼저 서울로 간 다음 몇 달 후, 어떤 회사에서 일을 하면 학교를 보내준다는 곳이 있어 상경했어요. 처음 상경해서 서울역 앞 대우빌딩을 봤을 때는 정말 놀랍더라고요.”

 

신경숙 작가는 고등학교 진학과 생계를 위해 서울로 올라왔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학교를 다녔던 고등학생 시절. 당시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노조와 회사 간의 갈등이 생겨, 신경숙 작가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는 상황이었기 때문. 결국 무단 결석을 하던 도중, 담임 선생님이 신경숙 작가를 찾아와 학교에 다시 나오라고 설득했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가족 말고 제 이야기를 이렇게 열심히 들어주는 분을 처음 만났어요. 제 사정을 들으시더니 그래도 학교는 나와야 한다고 하셨어요. 대신 반성문을 쓰라고 하셨는데, 제가 쓴 반성문을 보시더니 ‘너는 소설가가 되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밤하늘에 떠 있는 모든 별들이 저한테 쏟아지는 것 같았어요. 어릴 때부터 남몰래 누군가에게도 이야기하면 안 될 것 같은 꿈이 작가였거든요.”

 

신경숙 작가는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자, 혹은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다가서고자 하는 소망"을 더듬더듬 겨우 말해 나가는 특유의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섬세하고 깊은 성찰, 따뜻한 시선의 작가의 절정의 기량으로 풀어낸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를 통해서 생각하는 가족 이야기이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제작되어 출간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22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쳀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듯 보여준다.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삶의 신비와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2013년에 출간한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명랑하고 상큼한 유머로, 반짝이는 스물여섯 편의 짧은 소설들을 담은 소설집으로, 산다는 것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일상의 순간들에 스며들어 그리움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달에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짧은 형식의 글이자, 달이 듣고 함빡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엮었다.

 

이외의 작품으로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관련 기사]

-신경숙 작가 인터뷰, 달을 보고 있으면 잘못했던 일들이 생각나요
-2013년 독자를 사로잡은 최고의 소설은? 신경숙 작가
-신경숙이 뽑은 올해의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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