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빈티지하고 강렬한 서던 록 사운드의 결정판! - 킹스 오브 레온(Kings Of Leon)

그들만의 ‘로큰롤 비법’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과도기를 넘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킹스 오브 레온의 신보, 반갑네요.

킹스 오브 레온(Kings Of Leon) <Mechanical Bull>

본연(本然)으로 돌아왔다. <Mechanical Bull>는 킹즈 오브 레온(Kings Of Leon)만이 가진 ‘날것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특유의 복고 지향 빈티지 사운드 역시 개러지과 서던 록을 기반으로 훌륭하게 구현했다. 테네시 출신의 팔로윌(Followill) 형제들은 여전히 시대를 역행하는데 주저치 않는다. 최신 유행과는 동떨어진 이들의 ‘구닥다리 로큰롤’은 다시금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

전작인 <Come Around Sundown>(2010)는 <Only By The Night>(2008)과 비교해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컨트리, 포크록과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는 ‘뿌리 탐구 과정’에서의 불안한 과도기로 평가받기도 했다. 데뷔부터 변함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유지하는 록 밴드로 사랑받아왔지만, 그래미 수상의 영광 이후 큰 기대를 받으며 선보인 트랙들은 감동이 ‘덜’하다는 것이 팬들의 반응이었다. ‘초대박’ 이후 ‘준박 이상’의 결과물이었지만, 멤버간의 불화로 인한 위기가 닥쳐왔던 시기이기도 하다.


새 앨범은 ‘기계 황소’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남성성을 뿜어낸다. 오프닝 트랙이자 첫 싱글 「Supersoaker」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일품이다. 그래미의 영광을 얻게 해준 「Use somebody」나 「Sex on fire」, 지난 작품 베스트 트랙 중 하나인 「Radioactive」만큼의 파괴력을 지녔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지만 보컬 케일럽 팔로윌(Caleb Followill)의 긁어대기도, 늘어지기도 하는 ‘주정뱅이 창법(?)’은 곡의 매력으로 발현한다. 이는 소울 영역에 대한 밴드의 발견이며, 이들의 새로운 시그널 송으로 손색없다.

수많은 ‘록의 갈래’를 체화한 트랙 리스트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선배의 모습이 그려진다. 블루지한 오프닝의 「Rock city」는 모트 더 후플(Mott The Hoople)의 「All the young dudes」가 떠올려진다. 「Don't matter」는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로 연결되는 스토너 록(Stoner rock) 스타일로 악곡 전체의 거친 질감과 질주감이 생명이다. 「Family tree」에서는 실험성을 배제했던 초창기 프라이멀 스크림(Primal Scream)이 가진 로큰롤 전유의 흥겨움을 가져왔다.

이뿐만 아니다. ‘서던 유투(U2)’라는 칭호에 걸맞게 특유의 공간감을 「Comeback story」로 끌어왔다. 엣지(The Edge)가 연상되는 잔향 가득한 기타, 질주하는 <War>(1983) 시절의 유투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특히, 소리를 갖고 노는 기타리스트 매튜 팔로윌(Matthew Followill)의 구현 영역이 확장되었음이 확인되기도 한다.

2000년대 초 포스트-펑크-리바이벌을 대표하는 팀임을 확인시키는 트랙들도 있다. 「Work on me」는 기타 연주의 아기자기한 맛을 잘 살려낸 발군의 트랙이다. 그 외에도 「Temple」와 「Tonight」, 「Last Mile Home」 역시 묻히기는 아쉽다. 곡의 진행은 평범하지만, 전체적인 악기간 조율과 사운드 메이킹이 돋보며 따라 부르기 좋은 선율을 가진 곡들이다.

한, 두 곡이 뛰어나기보다는 골고루 들을 것이 많은 앨범이다. 새로움과 혁신보다는 균형과 유지를 택했다. 대중음악의 태동을 알린 블루스와 컨트리를 잇는 포크록과 리듬 앤 블루스 등에서 파생된 ‘록 선구자’들을 학습했고, 그것을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실현해낸다. 이것이 킹즈 오브 리온의 ‘로큰롤 비법’이다. 여기에 기교한 꾀나 모략(謀略)은 없다.

글/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관련 기사]

-변신을 통한 성장 -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이 순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핫한 밴드 - 피스(Peace)
-한결 같은 아름다움, 감동의 멜로디 - 트래비스(Travis)
-지적인 유머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경이로운 듀오 MGMT
-플레이리스트 24회 - 브리티시 모던 록의 명곡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