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지적인 유머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경이로운 듀오 MGMT
모던 팝 뮤직의 장벽을 다시 한번 무너뜨릴 혁신적인 사운드!
실험성이 한층 더 짙어진 음악으로 돌아온 엠지엠티(MGMT)의 음악, 소개합니다.
엠지엠티(MGMT) <MGMT>
어려운 음악은 좋은 음악일까.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묘한 갈등들 중 하나는 음악의 난해함과 높은 평가를 연결하는 이상한 상관관계에 관한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이 손을 드는 음악은 직선적이고 단번에 캐치할 수 있는 친숙한 멜로디가 삽입된 팝 넘버에 가깝다. 공통의 정서와 공동의 본능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대중적인 성향이 여기에 내재된 셈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팬들을 웃고 울린 팝 음악만큼이나, 어쩌면 팝 음악보다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아왔던 것은 이해하기에도 버겁고 복잡하기 그지없는 실험성으로 중무장한 괴짜들의 음악이었다. 선구와 개척이라는 수식어로 수많은 애호가들이 찬사를 보냈던 이들의 발자취는 사실 일정한 시각으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형태를 갖고 있었다. 선구와 개척이라고 언급했듯, 후대에까지 연결되는 통시적인 공과가 있어야지만 고개가 합당히 끄덕여지는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로 서두를 채우는 이유는 이번 엠지엠티(MGMT)의 새 앨범이 전작들에 비해 유독 어렵기 때문이다. 네오 사이키델릭이라는 이들의 음악적 장르를 기준으로 두고 보면 더욱 몽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사운드스케이프를 넓게 확보해 나가는 움직임을 축으로 접근해보면 앰비언트의 성향도 어느 정도 더 가져가는 듯싶다. 들리는 귀에 입장에서는 단번에 포획해내기 힘에 부치고 두세 번씩 곱씹어야 하는 요구사항을 받은 형상이다. 그러나 이쯤에서 확실히 돌이켜 봐야할 점은 팝적인 곡을 써내는 데 있어서도 밴드는 분명 남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7년에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 앨범 <Oracular Spectacular>의 「Electric feel」이나 「Kids」에서는 단번에 사로잡는 훅을 보여주었고 「Time to pretend」나 2010년의 전작 <Congratulations>의 「It's working」, 「Flash delirium」에서는 매혹적인 멜로디를 보여준 바 있다.
그렇다면 초점을 어디로 두어야 할까. 이들의 활동경로는 쉬운 음악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듣고서 한 번에 이해되는 음악은 시도하지 않는다는 롤링스톤 지(紙)와의 인터뷰는 이를 정확히 설명한다. 밴드의 방향은 플레이밍 립스로, 프라이멀 스크림으로, 그리고 2011년 미국 NBC 방송국의 프로그램 <라스트 나잇 위드 지미 펄론>에서 커버했던 「Lucifer Sam」의 초창기 핑크 플로이드로 확실히 나아간다. 1990년대까지의 사이키델릭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플레이밍 립스와 머큐리 레브와 무수히 협업을 한 <Oracular Spectacular>에서의 프로듀서 데이비드 프리드만을 다시 불러들인 것도 맥락을 어느 정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이 지점에서 미리 논의를 종합해 본다면 신보 <MGMT>를 정의내리는 관점은 지난 6년간의 두 전작들보다 훨씬 더 실험성이 짙고 시도성이 짙은 결과물로 바라보는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관련태그: MGMT, 엠지엠티, 사이키델릭, Kids, Electric feel, Cool song no.2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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