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변신을 통한 성장 -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4장의 모든 정규 앨범 UK 앨범 차트 1위!! 몬스터 밴드의 귀환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변화’는 언제나 뮤지션들의 뒤를 따라다니는 과제입니다.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의 이번 앨범은 특히나 이러한 고민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고민에 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 주에 소개해드릴 앨범, 악틱 몽키스의 <AM>입니다.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AM>

변신을 통해 성장과 성공을 거머쥐는 뮤지션들이 있다. 콜드 플레이(Coldplay)가 로 그랬고 로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거듭난 저스틴 팀벌레이크(Justin Timberlake)도 그랬다. 분명 음악가에게 있어서 정체란 독약과 같고 꾸준한 변화는 필수불가결의 것이다. 그럼에도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의 <Suck It And See>가 성공적인 우회였냐는 질문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다.

밴드 내외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공한 밴드라는 타이틀은 항상 그들을 따라다녔고 그에 발 맞춰서 언론의 호들갑이 붙어 다녔다. 그러고 나면 그 뒤를 따라오는 것은 팬들의 지지 혹은 안티들의 비난이었다. 스스로의 장기였던 빠른 리듬 터치와 급박한 전개를 내려놓고 느리고 살가운 분위기의 곡으로 돌아서면서 밴드는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 고민은 <Suck It And See>이후에도 여전했다.


2012년에 선공개되었던 「R U mine?」이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이번 음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곡 전체에서 풍겨 나오는 헤비한 사운드가 다음 앨범의 지향점을 명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이는 데뷔 초의 속도감과는 분명 거리가 있는 지점이었고 전작의 그것과도 또 다른 위치였다. 이렇게 힌트를 보여주고서도 앨범이 나오기까지 일 년도 넘는 시간이 걸린 것은 그만큼 이들의 가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길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R U mine?」을 좋게 들은 사람이라면 첫 곡 「Do I wanna know?」에서 둔탁한 베이스 드럼의 뒤를 헤비한 기타리프가 받쳐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악틱 몽키스는 자신들이 정한 작년의 선택을 믿고 나가기로 한 것이다. 곡 전체가 무겁고 을씨년스러운 사운드로 무장하고 있다.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택했음에도 장점보다 단점이 먼저 드러난다. 「Do I wanna know?」 부터 「One for the road」까지 단숨에 몰아치는 초반만큼은 그 속도감이 대단하다. 그러나 앨범은 애써 만들어놓은 결정적인 상황을 스스로 무너뜨려버린다. 「Arabella」가 대표적인데 베이스와 드럼만으로 진행하는 초반부는 충분히 에너지가 넘친다. 에너지가 쌓아올린 과한 기대감 때문인지 정작 그 이후로 특별히 매력적인 순간을 터뜨리지 못하고 곡은 어물쩍 끝나버린다.

애매한 지점은 이후에도 계속 된다. 「No.1 party anthem」부터 앨범은 숨을 가다듬기 시작한다. 초반부가 쥐고 있던 긴장의 끈을 놓고 앨범의 중반부를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중반 이후의 수록곡들은 처음의 그 위압을 호출하지 못한다. 「Fireside」와 「Why'd you only call me when you're high?」까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특별한 감흥 없이 밋밋하다.

시작부터 선보여 왔던 소재가 고갈되었음을 느낄 무렵 반전이 일어난다. 「Snap out of it」은 여느 곡과 별다를 것 없이 운을 떼지만 후렴구만큼은 강력하다. 도도한 느낌을 자아내는 멜로디에 튕겨내는 듯 리듬감을 부여하며 중독성을 창출해내는데 그 뚝심 하나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담대한 곡이다. 「I wanna be yours」는 다시 잔잔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보여준다. 마지막 세 곡이 위태로웠던 앨범에 극적으로 인공호흡을 해준 것이다.

악틱 몽키스의 다음을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부담감은 이들 스스로도 오래전부터 느껴왔겠지만 이를 해소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 물론 그때마다 분위기를 쇄신해왔기에 도태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다. 「505」의 여운이나 「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와 같은 치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지 모른다. 그래도 궁여지책이든 오랜 고민의 산물이든 지금까지의 결과물들은 모두 합격점을 거두었고 이렇게 이들은 점차 단단해지고 있다. 변신을 통해 성장만큼은 확실히 거머쥔 셈이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관련 기사]

-이 순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핫한 밴드 - 피스(Peace)
-빈티지하고 강렬한 서던 록 사운드의 결정판! - 킹스 오브 레온(Kings Of Leon)
-한결 같은 아름다움, 감동의 멜로디 - 트래비스(Travis)
-지적인 유머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경이로운 듀오 MGMT
-플레이리스트 24회 - 브리티시 모던 록의 명곡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