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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버전의 번역본으로 읽는 개츠비의 참맛!
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가장 탁월한 미국 소설
오늘 소리 나는 책에서는 <위대한 개츠비>의 구절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지난 2주 동안 3가지 번역본을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도 3개의 서로 다른 번역자의 문장들을 읽어드리겠습니다. 피츠제럴드의 뛰어난 문장들도 즐기시고 번역자의 개성에 따라서 어떻게 다른 뉘앙스가 있는지 생각하시면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소리 나는 책
오늘 소리 나는 책에서는 <위대한 개츠비>의 구절을 읽어드리겠습니다. 지난 2주 동안 3가지 번역본을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도 3개의 서로 다른 번역자의 문장들을 읽어드리겠습니다. 피츠제럴드의 뛰어난 문장들도 즐기시고 번역자의 개성에 따라서 어떻게 다른 뉘앙스가 있는지 생각하시면서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먼저 문학동네에서 나왔던 김영하 씨 번역본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이 부분은 드디어 데이지와 5년 만에 재회하게 된 개츠비가 자신의 집을 구경시켜주는 장면입니다.
그는 데이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내 생각에 그녀의 사랑스러운 눈동자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서 그 집의 모든 것들의 가치를 재산정할 작정인 것 같았다. 가끔씩 그는 그녀라는 놀라운 존재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이 더 이상 실제 하지 않는 그 무엇이 되어버렸다는 듯 멍한 눈초리로 자신의 소유물들을 둘러보곤 했다. 한번은 계단에서 거의 굴러 떨어질 뻔하기도 했다. 그의 침실이 제일 소박했다. 화장대 위에 순금 화장도구를 제외하면 데이지는 환희에 찬 얼굴로 브러시를 집어 들더니 머리를 빗었다. 개츠비는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가리고는 웃기 시작했다. “제일 재미있는 건 말야” 그는 유쾌하게 말했다. “아 말을 할 수가! 그러니까 내가 말하려던 건” 그의 정신은 두 단계를 지나서 이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려고 하고 있었다. 최초의 당황과 놀라운 기쁨이 지나고 그는 그녀의 출현이라는 기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는 너무도 오랫동안 이 순간을 이를 악 문 채, 말하자면 믿을 수 없는 집중력으로 꿈꿔 왔던 것이다. 이제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너무 많이 감아놓은 시계처럼, 태엽이 서서히 풀려가는 중이었다. 잠시 정신을 차린 후 그는 두 개의 엄청난 에나멜 장롱을 열어보였다. 산더미 같은 양복과 실내복, 넥타이가 걸려있었고 셔츠가 한 다스씩 마치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영국에서 옷을 사서 보내주는 사람이 있거든 봄가을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엄선해서 보내준다고” 그는 셔츠더미를 끄집어내서 우리 앞에 하나하나 펼쳐 보여 주었다.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저/문학동네)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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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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