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방송인 김영철, 일단 시작해!
하고 싶은 일에 딱 1년만 미쳐봐라
1만 시간, 10년을 느리게 뛰다 “끝까지 다 했다고 느꼈을 때 그때 포기하라”
우리는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나 어이없이 무너진다. 그러나 고비가 닥칠 때마다 할 수 있는 한 전력질주를 해봐야 한다. 포기는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 나는 영어 학원을 가는 자체가 지겨워지면 며칠 동안 학원을 안 가는 방법도 써봤다. 그렇게 며칠 지나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저절로 가게 된다. 잠깐 방황도 하고 쉬어도 봐라. 내가 뛰어온 시간을 돌이켜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빛 머언 길 님이 오시는가’ 가곡 <님이 오시는지>의 한 부분이다. 저 강가 저 멀리서 오는지 안 오는지 알 수 없는 님. 얼마나 목이 빠지라 기다리는 존재인가! 하지만 대부분 이렇게 기다리는 님은 잘 오지 않는다. 대신 안 와도 될 것들이 온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슬럼프다.
이 슬럼프를 나는 여러 차례 겪었다. 물론 지나고 나니 그간의 과정이 모두 영어 공부의 노하우로 자리 잡았다고 흐뭇하게 말하고 있지만 당시를 생각하면 웃던 입도 닫힌다. 영어 공부를 위해 날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꺼이꺼이 운 것은 아니지만 졸린 눈을 부릅떠가며 양말을 신다 말고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내가 왜? 무엇 때문에? 그리고 왜 하필 영어를? 안 해도 되지 않나?’ 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난사하는 날이 많았다. 물론 그 상념을 이기고 대문을 나섰던 날도 있고 고민 끝에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 적도 몇 번인가는 있었다.
영어 공부를 하다가 지칠 때면 나는 영어 공부를 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영어 문법 공부를 하다가 슬럼프가 오면 영어 회화 공부를 했고 회화가 지치면 영어 작문반 학원에 수강 신청을 했다. 또 같은 문법 강의라 해도 강사 선생님을 옮겼다. 물론 학원도 옮겨보았다. 1년 반에서 2년 정도 다니다 보면 학원의 비밀까지 다 알 것 같아 매너리즘에 빠져들기 않기 위해 분위기를 바꿨다. 유아나 어린이에게는 환경의 변화가 혼돈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성인은 다르다. 그리고 언어라는 것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에게 배워두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된다. 그처럼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다고 자신하지만 그래도 안 된다면, 그제야 영어 공부를 그만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1974년 울산 출생으로, 동국대 호텔경영학과 경주 캠퍼스를 졸업하고 1999년에 KBS 1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초등학교 시절, 고향 근처의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 출장 온 외국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Hello, Mr, OK’ 단 세 단어로 당차게 영어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후 중학교 때부터 대학 시절까지 영어 실력이 초중급 언저리를 왔다갔다 하면서 자신감마저 상실하고 외국인만 만나면 수줍고 침묵하는 성격으로 변했다.
서른이 넘어서야 영어 굴욕 사건과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발견한 꿈을 계기로 영어 공부에 사활을 걸게 되었다. 새벽부터 강남 영어 학원가에서 발품을 팔며 각고의 노력 끝에 입을 뚫고 잃어버린 영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2005년에는 영어 채널인 아리랑 라디오 프로그램의 영시 소개 코너에서 게스트로 활동했으며, 2006년 3월부터 계원조형예술대학교에서 교양 과목인 ‘기초 영어 초급’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여러 대학에서 영어 특강을 하는 등 방송과 영어 교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에서 ‘영철영어’ 코너를 진행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생활영어 전도사로 맹활약 했다. 지금은 라디오 ‘김영철의 펀펀 투데이’를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즐거운 영어를 알리고 있다. 또한 그간 갈고 닦아온 영어실력을 바탕으로『치즈는 어디에?』라는 책을 번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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