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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의 장중한 마무리 <다크 나이트 라이즈> 블루레이

압도적인 화질의 IMAX 영상과 강력한 사운드, 풍성한 부가영상을 갖춘 소장용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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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완성도 면에선 워낙에 완벽했던 전작 <다크 나이트>엔 미치지 못했지만 거대한 스케일과 무거운 주제의식을 2시간 40여분의 긴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연출, 위엄 있는 엔딩으로 마무리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올 한해 가장 많은 기대를 모은 블루레이 타이틀일 것이다.

“시작이 있는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Everything that has a beginning has an end)


역시 3부작의 마무리였던 <매트릭스3 : 레볼루션> 중 모피어스의 대사다. 제법 훌륭한 리부트였던 <배트맨 비긴즈>를 시작으로 히어로물을 가장한 야심찬 범죄 스릴러로 극찬 받았던 <다크 나이트>를 지나, 대망의 3부작 신화를 ‘혁명’이라는 코드로 마무리하는 완결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까지. 크리스토퍼 놀란은 시작-중간-종결이라는 구성적으로 완벽한 삼부작의 마무리를 일관된 주제 의식과 이를 뒷받침하는 장중한 스케일의 비주얼을 훌륭히 결합시켜 근래 보기 드문 진지한 사회학적 함의를 담은 독특한 블록버스터 3부작을 완성했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조엘 슈마허의 무리수와 함께 <배트맨과 로빈> 이후 더 이상 회생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던 ‘배트맨’ 영화 시리즈는 지속적인 프랜차이즈 유지를 위해 완전히 판을 갈아 엎어야 할 지경이었다. 미국 하위 문화를 대표하는 이 어둡고 고독한 만화 속 다크 히어로를 부활시키는 임무를 짊어진 영국의 실력파 영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속칭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를 통해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를 스크린을 넘어 현실 속의 영웅으로 변모시켰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리즈와 차별화된다.

특히 배트맨 혹은 브루스 웨인이라는 한 개인의 고뇌와 환타지적 설정에서 벗어나 그가 속한 고담시의 사회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영웅이라고 불리는 자들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까지 관점을 넓혀 바라보는 거시적인 주제의식을 보여준 히어로물이라는 점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삼부작이 이룬 가장 큰 성과이다.


블루레이 화질의 한계점을 보여준 전작 <다크 나이트>의 IMAX 영상은 이번 <다크 나이트 라이즈> 블루레이에서도 여전히 그 놀라운 디테일을 과시한다. 악당 베인을 클로즈업으로 잡은 장면에선 캐릭터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공포감은 빈틈없이 16:9의 비율을 꽉 채운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올 듯 사실감이 대단하다. 특히 항공 촬영으로 고담시의 전경을 담아낸 장면들은 프로젝터를 통해 100인치 이상의 대화면으로 감상하면 아찔한 느낌이 들 정도.


물론 오리지널 해상도가 8K 수준(풀HD 해상도의 16배)에 달하는 IMAX 필름의 정보량을 온전히 담아내기엔 2K 수준에도 못 미치는 블루레이라는 매체의 그릇 역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크기의 모니터에서 보는 DSLR과 컴팩트 카메라의 화질 차이가 확연하듯, 35mm로 촬영된 다른 영화의 어떤 최상급 블루레이와 비교해도 독보적인 우위를 점한다.


다만 <다크 나이트 라이즈> 역시 약 50분 가량의 IMAX 촬영분을 제외한 나머지 2시간 가량은 35mm 필름으로 촬영되었기 때문에 IMAX 장면과의 화질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는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35mm 필름 촬영분의 화질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수준이긴 하나 4K급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여 올해 최고의 블루레이 화질로 모두가 입을 모으는 <프로메테우스>와 비교하면, 해상력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개안’의 경지를 체감시켜주는 듯한 압도적인 해상력의 IMAX 시퀀스 만으로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블루레이 매체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고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DTS-HD Master Audio 5.1채널의 차세대 오디오 트랙을 수록한 사운드는 화질만큼이나 뛰어나다. 영화 내내 한스 짐머의 익숙하고 웅장한 테마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배트 포드’와 ‘더 배트’(배트윙)가 등장해 역동적인 활약을 펼치는 영화 속 액션 장면은 서브우퍼가 쉴새 없이 진동할 정도로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무려 1만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미식축구장 폭발 장면이나 월가(Wall Street)에서의 집단 격투 장면 등 스케일이 큰 장면 역시 개방된 공간을 꽉 채우는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가 압권. 그리고 무엇보다 특유의 공포감이 서려 있는 음성 하나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하는 베인의 기계음 목소리는 그 독특한 울림과 뒤따르는 미세한 잔향의 표현까지 놓치지 않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별도의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 분량은 3시간에 달한다. 특히 총 68분 분량의 ‘프로덕션’(Production) 메뉴에서는 영화 사상 가장 모험적이며 거대한 스케일의 항공 액션 장면으로 화제를 모은 하이재킹 프롤로그 신의 촬영 장면이 최고의 볼거리.

“설마 저걸 진짜로 찍었겠어?”라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로 당연히 C.G 촬영일 것이라 생각했던 장면이지만, 철저히 아날로그 정신의 실제 촬영을 고집한 놀란 감독의 대담한(혹은 무모한) 연출 스타일을 극명하게 엿볼 수 있는 메이킹이다.


이외에도 ‘배트 케이브’(배트맨의 본부) 및 베인의 지하 본부 세트, 새롭게 등장한 배트맨의 전용기 ‘배트윙’, 하인스 워드가 등장해 화제를 모은 미식축구 경기장 폭발 장면, 라자러스 핏 등 12개 섹션으로 분할된 다양한 제작과정을 볼 수 있다.


‘캐릭터’(Characters) 섹션에서는 각각 배트맨(크리스찬 베일), 베인(톰 하디), 셀리나 카일(앤 해서웨이) 등 핵심 캐릭터 3인을 소개하고 있다. 3부작을 거치며 조금씩 변화해가는 브루스 웨인의 여정, 전작의 ‘조커’ 못지 않은 공포감을 불러일으켜야만 했던 배트맨 최강의 적 ‘베인’의 캐릭터 디자인 과정과 톰 하디 캐스팅에 대한 후일담, 가장 현실적인 캣우먼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심이 뒤따랐던 놀란 감독의 고민과 대역 없이 실제 액션 연기를 펼친 앤 해서웨이의 피나는 노력 등에 대해서 엿들을 수 있다.


이외에 ‘반영’(Reflections) 섹션에서는 전작보다 더욱 늘어난 IMAX 촬영의 이유와 그로 인해 얻은 영화적 장점에 대한 메이킹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전설의 끝’이라 이름 붙여진 하위 메뉴에서는 제목 그대로 이 전설적인 삼부작을 만든 스텝들과 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길었던 여정과 쉽지 않았던 작업을 통해 그들이 겪었던 감동과 의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Short Feature : Bat Mobile’(58분)은 그 자체로 독립된 하나의 작품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로, 1960년대에 만들어진 최초의 ‘배트맨’ 영화 시절부터 현재의 텀블러까지 역대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한 배트모빌을 연대기 형식으로 소개한다.


단순히 배트모빌의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남자들의 영원한 장난감인 ‘자동차’라는 아이콘을 다분히 감성적인 시선으로 하지만 진지한 태도로 조명하고 있는데, 사뭇 감동적이기까지 한 에필로그 부분에서는 눈시울마저 뜨거워진다.

이처럼 뛰어난 화질과 음질, 풍성한 부가영상까지 갖춘 <다크 나이트 라이즈> 블루레이는 일반판 외에도 근사한 스틸북 패키지와 카울 한정판, 삼부작을 모두 수록한 트릴로지 박스세트까지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어 컬렉터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연재를 시작하며 ☞ 예전보다는 저작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경로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더군다나 전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는 이 같은 문제를 가속화시켰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대한민국에서 10만원이 넘는 뮤지컬을 관람하는 것은 고품격 문화생활로 이야기되지만, 영화를 2~3만원씩 돈을 주고 사본다는 것은 ‘이상한 짓(?)’ 혹은 ‘돈지랄’로 치부되곤 합니다. 사실 우리는 그 어떤 문화 상품보다도 영화라는 매체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또 많이 보고 있습니다. ‘블루레이’(Blu-ray)는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인생의 영화들을 극장 못지 않게, 어쩌면 극장보다 더 좋은 화질과 음질로 영원히 소장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본 칼럼의 연재가 영화 그 이상의 가치와 감동을 담아내는 ‘블루레이’ 매체의 매력과 장점을 여러분들께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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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백준오

국내 DVD 시장이 태동하던 시절인 90년대 후반부터 DVD와 AV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해 FILM 2.0, DVD2.0, KINO 등 관련 전문지와 디지털타임스, 한국경제신문 등 일간지에 글을 기고해왔으며, DVD프라임 그리고 TINMAN을 거쳐 현재 블루레이 제작사인 LIFE LABS MEDIA의 블루레이 타이틀 프로듀서 및 오소링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주요 블루레이 오소링 경력 : <시> <악마를 보았다> <고백> <빌리 엘리어트> <고지전> <아멜리에> <초속 5센티미터> <무협> <세가지색 연작> <멋진 하루> <건축학 개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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