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소개 받은 남자가 뻔한 이유
왜 내 소개팅은 번번이 실패일까?
소개팅은 솔로인 두 남녀가 ‘짝’을 찾기 위한 목적 지향적인 만남이다. 하지만 우습게도 그 만남은 목적에 비해 일회적이고 복잡한 과정에 비해 일시적이다. 당신은 이야기한다. “소개팅에는 괜찮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고.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할까.
소개팅은 누구에게 받아야 할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친구, 그리고 가끔 만나는 지인. 친구와 지인, 둘 중 사람들은 누구에게 소개팅을 해달라고 할까? 단연, 대부분의 대답은 친한 친구일 것이다. 친한 만큼 자신에게 아무나 소개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믿음과는 다르게 친구가 조건이 좋거나 예쁜 사람을 소개해주기란 쉽지 않다. 사실 친구가 내 애인보다 잘난 사람을 사귀는 것은 상대적으로 ‘배가 아픈 일’이 아니던가.
배 아플까봐 친구에게 좋은 사람을 소개해주지 않을 거라는 불편하고 시니컬한 분석은 접어두자. 당신이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소개팅은 친한 친구보다 ‘지인’에게 받는 것이 좋다.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의 약한 연결망의 힘(The Strength of Weak Ties)이라는 사회적 네트워크 이론이 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친한 친구처럼 강하게 연결된 관계는 자신과 알고 지내는 사람이 비슷하고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때문에 지인처럼 약한 관계로 연결된 사람을 통해서 만나는 것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이를 소개받을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소개팅에 괜찮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의 지인이라면 나도 아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당신이 알고 있는 대부분의 친구는 같은 동네, 같은 학교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봐왔던 남정네들도 레이디들도 비슷비슷, 거기서 거기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친한 친구는 나의 시ㆍ공간적 배경을 모두 공유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또한 한정되어 있다. 때문에 적당히 소개해줄 만한 사람이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소개해준다고 해도 대부분 함께 공유하는 인맥이기 때문에 새로운 매력을 줄 만한 사람이 등장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실제로 여대생 민경 씨는 중학교 때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들로부터 괜찮은 남자를 소개받은 적이 없었다. 매번 친구들과 만났을 때 외로움을 토로하고 소개팅을 해달라고 했지만, 애인이 있는 친구들은 ‘꼭 해줄게’라는 말뿐이었다. 어쩌다가 오랜만에 친구가 소개팅을 해주면 마음에 차지 않는 사람뿐이었다. 왠지 친구의 남자친구보다 못난 사람만 소개해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알고 지낸 동생이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민경 씨는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소개를 받는다는 것이 탐탁지 않았지만 승낙했다. 하지만 의외로 자신이 여태까지 해왔던 소개팅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 나타났다. 처음으로 소개팅을 통해서 괜찮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도 흔들렸다. 이후 민경 씨도 동생에게 소개해줄 주변의 좋은 남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친한 친구에게 소개팅을 받는 것보다 지인에게 받는 것이 좋다는 것, 이것이 소개팅의 아이러니다. 기왕 소개를 받는다면 지인에게 혹은, 한 다리를 걸쳐서 소개받는 것이 좋다. 자신보다 잘난 애인을 사귈까 괜한 심통을 부릴 이유도 없고, 겹치지 않는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에서 소개해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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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카운셀러이자, 감정공유자. 온라인 커뮤니티 <사랑연구소>의 연구소장 겸 대표. 그는 인간은 잘 보고, 잘 먹고, 잘 말하지만 정작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부족한 현대인의 슬픔을 감싸고 싶어, 말하지 못했던 연애 문제들과 사랑 이야기를 털어놓는 ‘비밀 쓰레기통’이 되겠다고 자처하며 2006년 <사랑연구소>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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