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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누나를 억울하게 잃었지만… - 맞춤형 휠체어 만드는 소반 아저씨

캄보디아의 미래를 달리는 휠체어 디자이너 캄보디아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인생 현재 그에게 휠체어보다 필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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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시는 캄보디아를 떠나지 않기로 결심하고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인 프놈펜을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뢰 피해자들에게 휠체어를 기부하는 <모티베이션>이라는 영국 단체를 만났다. 능숙한 영어 실력, 물리치료사 경험, 그리고 방콕 타이어 공장에서 배운 기술까지 갖춘 소반은 꼭 휠체어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완벽했다. 그는 그렇게 ‘휠체어 디자이너’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휠체어 디자이너로 새 삶을 개척하다

소반이 드디어 캄보디아 땅을 밟았을 때, 마침 난민 캠프에서 병원을 운영했던 가 바탐방이란 지역에 장애인 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었다. 소식을 들은 소반은 그곳으로 달려갔고, 센터에서 일자리를 얻어 모든 일이 쉽게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당시 캄보디아 집권 세력이었던 공산당 사람들은 청년 소반이 공산당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센터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외부의 압력에 시달리던 청년 소반은 결국 일자리를 포기하고 센터를 나와야 했다.

이야기에 몰입해서 한껏 들떠 있던 나는 청년 소반이 또다시 절망에 빠졌다는 말을 듣자, 이번엔 안타까움보다 분노가 치밀었다. 힘을 가지면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을 몰아내고, 자기 사람을 낙하산으로 앉히려는 나쁜 정치인의 모습은 세계 어딜 가나 똑같은 모양이었다. 듣고 있는 내가 화가 날 정도였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화가 났을까? 예상치 못한 파도에 휩쓸려 일자리를 잃은 청년 소반, 하지만 이번만큼은 절망하고 도망치지 않았다.

“가족을 찾고 싶었어요. 살던 고향집, 숨어 있던 숲 속까지 쉬지도 않고 가족을 찾아 헤맸죠.”

하루에도 수천 명씩 죽이던 폴포트의 서슬 퍼런 칼날 앞에 생이별했던 가족을 찾기 위해 소반은 한 달간 캄보디아 전역을 찾아다녔다. 수소문 끝에 만나게 된 가족들. 15년 만에 살아서 돌아온 그를 반겨준 것은 어머니와 남동생뿐이었다. 끌려갔던 아버지는 잔혹한 킬링필드 어딘가에 쓰러졌고, 어린 시절 항상 보살펴주던 누나도 아이들 시체가 1~2천구씩 한꺼번에 묻혔다는 무덤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높게 세워진 위령탑 안에 수없이 쌓여 있던 해골이 떠올랐다. 그중에 어쩌면 소반의 아버지와 누나도 있는 것은 아닐까? 나 같은 외국인도 그걸 보면서 슬픔과 분노를 느끼는데, 가족을 잃고 홀로 난민으로 살아야 했던 소반 아저씨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휠체어보다 더 필요한 건…

가족을 만난 후 청년 소반은 어떻게든 캄보디아에서 살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뿐만 아니라 일자리까지 빼앗아 간 조국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살 생각을 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난민으로 살았던 경험 때문이었을까? 그는 다시는 캄보디아를 떠나지 않기로 결심하고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인 프놈펜을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뢰 피해자들에게 휠체어를 기부하는 <모티베이션>이라는 영국 단체를 만났다. 능숙한 영어 실력, 물리치료사 경험, 그리고 방콕 타이어 공장에서 배운 기술까지 갖춘 소반은 꼭 휠체어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완벽했다. 그는 그렇게 ‘휠체어 디자이너’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뢰 피해자들을 위한 휠체어를 제작하는 일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뢰로 팔, 다리를 잃은 캄보디아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어떻게든 농사를 지어야만 했다. 그런 그들에게 영국에서 가져온 휠체어는 무용지물이었다. 울퉁불퉁한 논길을 마음대로 달리며, 밭에도 들어갈 수 있는 튼튼한 휠체어가 필요했다. 그래서 <모티베이션>은 6개월 동안 캄보디아를 다니며, 캄보디아 사람들을 위한 휠체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돌부리에 걸려도 찢어지지 않는 튼튼한 타이어에, 쉽게 휘지 않는 강한 휠, 거기에 소반이 물리치료사 시절 배운 지식을 더해 만들어진 시트는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맞춤형 휠체어였다.

휠체어 제작 프로젝트는 <모티베이션>이 철수한 후에도 라는 예수회 단체의 지원으로 진행되어 <메콩휠체어>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캄보디아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아닌 살아낸 인생이었다. 시련과 절망의 상처를 참아내고, 새살이 돋고 굳은살이 생길 때까지 견뎌냈던 고난의 시간들. 산전수전을 다 겪고 드디어 캄보디아에 자리 잡게 된 소반 아저씨, 하지만 휠체어와 함께하는 캄보디아의 생활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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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지구마을 여행 이동원 저 | 예담

대학생이 되면 누구나 공식처럼 떠나는 배낭여행이 아닌 자신만의 세계 일주를 기획하던 스물다섯 살 청년, 이동원은 단순히 관광만 하는 여행이 아닌 지구마을 사람들 사이에 스미고 싶은 여행을 위해 전 세계의 NGO 단체에 무차별로 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수많은 NGO 단체에서 자신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사실에 즐거운 마음으로 배낭을 멘다. 그렇게 남들과는 ‘조금 다른’ 7개월간의 전 세계를 향한 청춘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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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원

조금 다른 지구마을 여행

<이동원> 저12,4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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