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식당과 음식이 사치로 느껴지다 - 티숍의 나라, 버마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티숍(Teashop)’으로 오세요 목욕탕 의자에 옹기종기 앉아 차를 러펫예(차)를 마시다
티숍은 버마인들이 빈약한 자원으로 만들어낸 가장 소박한 형태의 위로 공간이다. 이마저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 생존과 관련된 기본적인 욕구에 대한 버마식 해답이다. 배고픔과 피로, 사교에 대한 욕구를 한꺼번에 풀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과 음식들. 세상에 존재하는 이 이상의 식당과 카페들을 단번에 사치로 만들어버리는 힘을 가졌다.
이따 저녁에 뭘 먹을까.
랑군(양곤) 공항의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면서, 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몇 명 없을 것이다. 식도락보다는 정치적 상황으로 더 잘 알려진 나라다. 군사독재정권, 아웅산 폭파 사건, 아웅산 수치 여사, 버마 또는 미얀마.
동남아시아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비밀스러운 나라다. 버마로 가는 사람도, 버마에서 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 대양에 두둥실 떠 있는 섬처럼 고독한 그곳.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태국과 베트남은 서민이 즐겨 먹는 메뉴를, 가장 와일드한 나라 인도네시아에서는 모험적인 미식 경험을, 가장 불쌍한 나라 버마에서는 변변한 요리 없이 힘겹게 끼니를 이어가는 그곳의 상황을 소재로 인간애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음식은 직접 먹고, 냄새를 맡아야 제맛이지, 그에 대한 글을 읽는 것으로 좀처럼 감동을 얻기는 어렵다는 편견이 『열대식당』에는 통하지 않겠다. 탁월한 에세이스트의 역량은 '상상하게 만드는 문장'에서 정점을 찍는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와 플로리다대학교에서 영화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문학사상》으로 등단하고 소설 『33번째 남자』를 발표했다. 남미와 발리, 아프리카 등 60여 나라를 여행했고 그 기록을 담은 『쉬 트래블스』, 『용을 찾아서』, 『내 지도의 열두 방향』 등을 출간했다. 윌리엄 포크너의 영향을 받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여가 시간에는 존 스타인벡, 조지 오웰 등이 쓴 책들과 요리 서적을 번역하고 바다낚시를 한다. 술 내놓으라는 말을 10여 개 언어로 할 수 있다. 우연히 찾아간 동해안 마을에 반해 그곳에 집을 한 채 직접 짓는 이야기인 『하우스』를 썼다. 현재 그 집에서 3년 넘게 살고 있다.
<박정석> 저12,600원(10% + 5%)
어떤 여행자도 배고프거나 쓸쓸하지 않은 곳, 모든 여행자가 왕이 되는 곳 조용히 내미는 밥 한 그릇의 온기가 때론 먼 바다를 건너게 한다 열대만큼 여행자에게 너그러운 땅도 없다. 돈이 있든 없든, 그곳에 익숙하든 낯설든, 모든 걱정은 무거운 배낭과 함께 내려놓고, 무덥고 조촐한 식당으로 간다. 편견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