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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신간] 고유가 시대, 자동차 타면 중산층이 아니라 귀족인 시대 해법은? - 『3차 산업혁명』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 석유 경제의 종말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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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육식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 여러 권의 스테디셀러로 한국에도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이 오랜만에 책을 냈다. 이번에 나온 신간인 『3차 산업혁명』은 이전 저작과 마찬가지로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미래를 향한 희망적 예측을 함께 제시한다.

지성은 비관적이되, 의지는 낙관적이기를

 

『3차 산업혁명』을 읽으며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은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였다. 옥중에서 그는 자신의 동생에게 편지를 쓴다. 그람시는 프랑스의 문학가인 로맹 몰랑이 말한 것을 변용하여 ‘나의 지성은 비관적이지만, 의지는 낙관적이다.’라는 명문을 편지에 담는다. 『3차 산업혁명』을 쓴 제러미 리프킨, 비관적인 지성과 낙관적인 의지를 지닌 학자다.

 

『엔트로피』, 『육식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 여러 권의 스테디셀러로 한국에도 유명한 제러미 리프킨이 오랜만에 책을 냈다. 이번에 나온 신간인 『3차 산업혁명』은 이전 저작과 마찬가지로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미래를 향한 희망적 예측을 함께 제시한다.

 

2012년, 마야 문명이 예고한 인류 멸망의 해

 

2012년, 심상치 않다. 일설에 따르면, 올해는 마야 문명이 인류 멸망의 날로 예언한 해라고 한다. 1999년에 유행한 세기말 예언이 보기 좋게 빗나갔듯, 예언은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현재 세계에서 나타나는 징후는 인류 문명에 위기가 왔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제레미 리프킨도 징후에 주목한다.

 

가장 큰 문제는 화석연료, 특히 석유다. 불과 7년 전, 배럴당 23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는 2008년 7월, 147(브렌트유)달러를 기록했다. 그때보다는 가격이 내렸지만 2012년 5월인 현재도 100달러를 오르내리며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당연하다. 각각 10억이 넘는 인구 대국인 인도와 중국이 고도성장하며 석유를 소비했고, 이에 비해 채굴할 수 있는 석유의 양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경제 위기는 석유 위기

 

제레미 리프킨이 『3차 산업혁명』에서 내놓은 분석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2008년 경제 위기를 에너지 위기로 규정한 데 있다. 경제 전문가 대부분이 세계적인 금융 체제의 불완전함을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봤지만, 이러한 분석이 근시안적이라고 그는 비판한다.

 

석유 값이 오르면 물가가 오른다. 자동차 운행비가 오르고 전기세가 오르고, 덩달아 모든 게 오른다. 물가가 오르다 보니 실질구매력은 감소한다. 구매력이 감소하면 경기는 위축된다. 이것이 1970년대 이후 이어진 장기불황과 2007년에 발생한 금융위기의 실체다. 이런 분석이 환원주의적 오류는 아니다. 이 책은 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실행하기 어렵긴 하지만, 대안은 존재한다

 

이상과 같이 석유 경제에 대한 분석이 『3차 산업혁명』의 1부 내용이다. 석유는 2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했지만 지금은 이미 추동력을 상실했다. 책 후반부는 리프킨이 내놓는 낙관적 전망이 등장한다. 2부와 3부는 분산적 권력과 협업을 다룬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3차 산업혁명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바로 분산적 권력 그리고 협업이다. 석유로 특징지어지는 2차 산업혁명은 자동차, 고속도로, 대도시라는 야누스를 만들었다. 화려해 보이지만 이면에는 환경오염, 물신주의, 인간소외라는 괴물을 낳아버렸다.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이 태양력, 풍력, 조력, 파력, 바이오 메스 등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사용하여 추진된다고 예상한다. 이들 에너지의 공통점은 중앙집권적인 방식이 아니라 지역분산적이라는 데 있다.

 

기존 전력망에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에너지를 소수가 독점하던 시대에서 다수가 공유하는 시대로 바뀌면서 소유권이 아니라 접근권이 중요해지며 경쟁보다 협업이 긴요해진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인류에게도 아직 대안이 있다는 뜻이다.

 

『3차 산업혁명』은 그가 이전에 썼던 『엔트로피』의 연장선이다. 에너지의 양은 일정하며, 한 번 사용한 에너지는 다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게 엔트로피 법칙이다. 지구에서 이미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 우리에게 에너지 재활용이 힘들다는 소식은 비보다. 그렇기에 리프킨은 비관적이다. 하지만 협업과 분산적 권력에 희망을 거는 그는 미래에 절망보다는 희망을 건다. 리프킨의 전망이 실현 가능한가 여부는 우리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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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 제러미 리프킨 저/안진환 역 | 민음사

세계적인 석학 제러미 리프킨은 이 책에서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가 합쳐져 강력한 ‘3차 산업혁명’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집과 사무실, 공장에서 스스로 녹색 에너지를 생산하고, ‘에너지 인터넷’ 안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마치 우리가 지금 정보를 온라인으로 창조하고 공유하는 것처럼)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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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드미트리

예스블로거. http://blog.yes24.com/lugali에 틈틈이 리뷰를 남긴다.

3차 산업혁명

<제러미 리프킨> 저/<안진환> 역 18,0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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