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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추궁하는 엄마는 나쁜 엄마 - 코칭의 기본 자세
명령 혹은 지시하거나 혼내는 방법으로는 아이들이 본래 가지고 있는 의욕과 능력을 끌어낼 수 없다.
진심으로 ‘듣는 것’은 아이가 하고자 하는 말을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아가 아이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구나’ 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의외로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코칭의 기본 자세
코치들은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볼까? 코치들의 신념에 대해 알아보다.
첫째, ‘내 아이에게는 스스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이 준비되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지시하거나 명령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움직인다. 그런데 엄마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편견 중의 하나가 ‘내 아이는 스스로 발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에게 코칭을 의뢰해왔던 후미코도 마찬가지 경우였다. 그녀는 피아노 실력이 좀처럼 향상되지 않는 딸아이에게 늘 지시만 하는 엄마였다. “왜 그래, 못하겠어?”, “저녁 먹기 전에 하면 되잖아”, “일요일은 시간 많지?” …… 그녀의 잔소리는 끝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후미코는 딸의 피아노책에 고양이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옆에는 작은 동그라미도 있었다. 그녀가 “뭐냐”고 묻자, 딸은 “혼자 연습하면 외로운데 고양이가 보고 있으면 기뻐. 잘 치면 동그라미를 까맣게 칠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딸은 어떻게 하면 피아노를 재미있게 칠 수 있을지 나름대로 궁리를 한 것이다. 후미코는 순간, 딸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어 “정말 좋은 생각이야”라며 칭찬을 했다고 한다.
그 일이 있을 후, 후미코는 “어떻게 하면 피아노를 재밌게 칠 수 있을까?”, “피아노 배워서 뭐가 좋았어?”라는 질문을 하면서 딸의 장점도 함께 얘기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요즘에는 딸이 먼저 “엄마, 나 이거 할 수 있게 됐어. 이런 좋은 일이 있었어”라고 말을 걸어온다는 것이다.
이제 후미코는 자신있게 말한다.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나아가는 힘이 있어요.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어요.” 어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둘째, ‘소리 지르며 혼내면 혼낼수록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아나운서 시절, 소년야구팀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때 타자가 헛스윙을 할 때마다 벤치에 있는 감독과 부모들이 일제히 “뭐 하는 거야! 똑바로 해!”라고 고함을 지르는 광경을 몇 번이나 목격했다. 그러자 아이는 겁먹은 얼굴로 표정이 굳어지며 배트를 다시 한번 휘둘렀다. “스트라이크!” 이번에도 배트는 맞지 않았고 “야, 그게 뭐야! 이 멍청아!” 하는 벤치의 고함소리가 또 들려왔다. 그럴수록 아이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고 실패는 거듭되었다.
이처럼 명령 혹은 지시하거나 혼내는 방법으로는 아이들이 본래 가지고 있는 의욕과 능력을 끌어낼 수 없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입장에 있는 부모나 교사는 아이들이 의욕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책임이 있다.
듣기 : 진심으로 듣기
진심으로 ‘듣는 것’은 아이가 하고자 하는 말을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진심 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아가 아이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구나’ 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의외로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은 누구나 ‘내 기분을 알아줬으면!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엄마는 아이에게 소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아이의 말 가로채지 않기
아이가 막 말을 시작하려는데 아이의 말을 가로채는 엄마들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 좀 전에 케로로 했는데 정말 재미있어” 하는 말을 꺼내자마자, 엄마가 “정말 케로로 했어? 엄마도 케로로 정말 좋아하는데” 하면서 아이의 말을 가로채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고 말문이 막히게 된다.
아이를 무안하게 만들지 않기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아이의 말을 잘라버리고 자기 할 말만 하는 엄마들도 많다. 언젠가 친구의 집에 갔는데, 친구의 아이가 바깥에서 뛰어들어오며 “엄마, 좀 전에 문구점에 갔다 왔는데 신기한 조립 로봇이 있었어” 하며 좋아라 말을 꺼냈다.
그때 친구는 ‘저 녀석이 혹시 사달라는 건 아니겠지? 돈 없는데 말야’ 라고 생각했는지, 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재빨리 “엄마, 돈 없어서 안 돼! 알지?” 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볼멘 목소리로 “누가 사달래?” 라며 기분 상해 하는 것이다. 아이가 말을 꺼낸다고 그 말대로 해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아이의 이야기를 피하거나 방관하지 않기
아이의 생각을 무시해버리는 엄마들도 있다. 필자에게 코칭을 의뢰했던 한 엄마의 이야기다. 아이가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엄마, 책가방이 무거워서인지 어깨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그래” 하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엄마는 속으로는 걱정이 돼 안절부절하면서도 “엄마가 어젯밤에 컴퓨터 그만하고 자라고 했잖아” 라고 말했더니 아이가 전화를 확 끊어버렸다는 것이다. 이는 엄마가 ‘자신의 생각’을 억누르지 못해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다. 아이의 의중을 잘 파악하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하기 : 두 가지 질문의 종류
질문에는 여러 가지 역할이 있다. 상대의 생각을 도출한다, 자신의 의견이 옳은지 확인한다, 상대의 동의를 구한다, 대답을 구한다, 상대의 의견을 묻는다 등등. 이처럼 다양한 방식의 질문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데 질문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소풍을 간다고 해보자. 그럼, 엄마가 아이한테 할 수 있는 질문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휴지랑 손수건은 챙겼니?”
“뭐 빠진 거 없어?”
이 두 질문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자는 아이가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대답할 수 있고 ‘예, 아니오’로도 대답이 가능하다. 한편, 후자는 아이가 대답하기 전에 생각할 시간을 필요로 하고 ‘예, 아니오’만으로는 대답이 안 되는 자신의 의사를 밝혀야 하는 질문이다.
당신은 아이에게 주로 어떤 질문을 하는가? 어제부터 오늘까지 아이한테 한 질문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천천히 생각해보라. 초등학생 아이 둘을 둔 어떤 엄마는 저녁 식사 시간에 가족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손 씻었니?”
“숙제했어?”
“샐러드에 드레싱 뿌릴까?”
“밥, 너무 많니?”
“엄마 것도 먹을래? 괜찮아?”
“오늘은 학교에서 뭐했어?”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
“그만 먹을래?”
“맛없니?”
“양치질해야지?”
‘오늘 학교에서 뭐했어’ 라는 질문 외에는 모두 아이가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다른 몇몇 엄마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저도 비슷한 말을 해요!”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 질문 리스트를 봤을 때, 식탁에서 엄마만 말을 하고 있고 다른 가족들은 거의 말이 없는 광경이 떠올랐다. 이 질문을 받는 아이의 입장이라면 계속되는 엄마의 질문 공세를 따라잡지 못해 숨이 찰 것 같다. 더욱이 몇몇 질문은 추궁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실제로 위의 질문들을 했을 때, 아이도 ‘응, 아니’ 라는 간단하고 짧은 대답만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는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파악할 길이 없다.
코칭이란 인간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관계형성법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찾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목적이 있는 대화,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하나다. 따라서 '자녀교육 코칭'의 전제는 엄마 아빠가 리더가 되어 아이의 삶을 이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가 자기 인생의 주역이 되어 자신의 장점과 문제점을 스스로 발굴해내고 그것을 헤쳐나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를 믿으라고 하면 "우리 아이는 내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해요"라고 하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를 가르치고 설득하면 아이들이 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본 고베 외국어 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졸업. 니혼 TV 계열사인 ㈜니가타 방송망에서 5년간 아나운서로 근무하며, 전국방송 등의 뉴스 앵커, 리포터로 활약했다. 2003년 국제코치인증기관인 ICF에서 주최하는 코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가해 코치 자격을 취득. 2005년 EQJ 공인 프로파일러 자격 획득. 이후 문부성, 교육청, 초 중 고등학교 출강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자녀교육 코칭, '조직과 개인의 공생'을 목표로 하는 기업내 커뮤니케이션 코칭 등 다양한 분야의 코칭 전문가로 활동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아나운서이자 ㈜CoachCom의 대표로, 코치 양성 프로그램인 '클래스 코치'와 자녀교육 전문 코칭 강좌인 '커뮤니케이션 살롱'을 운영한다.
<고무라사키 마유미> 저/편집부 편역11,700원(10% + 5%)
대부분의 엄마들은 내 아이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때문에 아이에게 이것도 시켜보고 저것도 시켜보고, 매일같이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아가고 있다. 집에서 아이들한테 TV를 보여줄 때조차 어떤 가르침이 될만한 프로그램을 고른다. 그러다 보니 요즘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