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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사랑이라 말하고, 남자는 섹스라 말한다 배정원 저 | 한언 |
'섹스'에 대해 아직도 부끄러워하고 쉬쉬하는 사람들에게, 또 아직도 테크닉이나 감각에만 집착할 뿐 정작 성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나 인식이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섹스'에 대해 얼마나 당당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남자와 여자의 다른 성심리와 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 서로를 더없이 신뢰하고 지지하는 진정한 인간 관계를 향한 사랑의 시작과 유지방법임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비뚤어져 있는 성문화를 바로 알고, 섹스와 사랑의 의미 또한 제대로 알도록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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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에서 늘 강조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Here & Now’ 즉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당신 앞에 있는 사람과 서로 사랑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며, 또 미래는 지금 현재를 어떻게 사는가에 따라 변하기도 하는 것이므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미혼이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이들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일은 ‘혼전섹스’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수업 중에도 학생들의 ‘혼전섹스’에 대한 질문은 늘 끊이지 않고, 이에 대해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온통 관심이 쏠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저런 대학생 성의식 조사로 혼전 섹스가 가능한 비율이 높아졌느니 어쩌니 하면서 좌충우돌하지만, 사실 여전히 대학생, 미혼들의 성의식은 혼돈스럽다.
‘사랑하면 섹스할 수 있다고 46%가 대답했다’고, 언론들이 (대학생들이 다 문란해진 양) 떠들어 대기도 했지만 ‘할 수 있다’는 것과 ‘지금 한다’는 정말 다른 이야기다.
머리로 생각하는 성의 기준은 실제 자신의 행동보다 높아서
‘사랑하면 섹스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그러니 지금 나랑 사랑을 나누자’며 손을 이끌면
‘아니, 좀 더 생각해 보고’, ‘지금 말고 나중에!’라며 행동에는 미처 못 옮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성의식도 그렇다. 몇 십 년 전이나 마찬가지로
‘나는 혼전순결이 중요하니 지킬 것이다’ 라는 사람과
‘사랑하니 지켜주겠다’는 사람,
‘사랑하면 섹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라는 사람,
‘사랑과 섹스가 도무지 무슨 관계냐’는 사람이 섞여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끼리끼리 만나지 못하고, 엇갈려서 만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한다면 서로의 성의식과 성태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협상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혼전섹스에 대한 남학생들의 의견도 다양하다.
“제 여자친구는 저를 사랑하지만 혼전 순결을 지키겠다고 합니다. 전 그녀를 사랑하니까 그녀의 생각을 지켜 주겠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혼전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의 성욕은 인정해서 자신이 못해주는 동안 정 힘들면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해도 이해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 그럼 저는 개입니까? 그녀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걸까요?”
“제 여자친구가 혼전순결을 지키겠다며 저랑 섹스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들으면, 저는 마치 아직 있지도 않은 경쟁자에게 이미 져버린 듯한 생각이 들어 정말 화가 납니다. 그녀가 순결을 지키겠다는 대상이 누구일까요? 그것은 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그녀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걸까요?”그런가 하면 여학생들의 혼전섹스에 대한 생각도 여러 가지이다.
“결혼하기 전에 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러나 내 생각을 지켜준다며, 자신의 욕구를 참는 남자친구를 생각하면 정말 잘하는 일일까 갈등하게 되요”
“전 누가 뭐래도 혼전순결을 지키고 싶습니다. 순결은 남편에게 주는 선물이죠. 아무래도 그래야 저의 가치를 높게 봐주겠죠. 좋아할 테고요. 그런데 남편이 될 사람은 경험이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 사랑하면 섹스는 자연스럽게 따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그 사람을 사랑하면서, 아직 나타나지도 않은 누구를 위해 순결을 가지고 있겠다는 것은 왠지 남자친구를 최선을 다해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처녀성을 뭔가 재산 같은 가치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필자는 섹스가 범람해서도 안 되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저울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사랑한다면 최선을 다해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옳다. Here & Now. 어떤 결정도 내 인생에 가장 유리한 결정이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공을 넘기지만, 그럼에도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을 잡고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