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외롭고 고독할 때는 누구라도 찾아왔으면 좋겠다 - 외롭게 홀로 앉아

그 먼 곳, 그곳은 어딘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그곳엔 불쌍하신 우리 어머님, 가엽게 죽은 우리 무남이 방실방실 웃고 있을까. 나는 죽어 백조가 되어 훨훨 날아갈 수만 있다면 이별 없는 그곳에 내리고 싶다

 
엄마, 나 또 올게
홍영녀,황안나 공저
우리는 왜 그렇게 자식 노릇에 서툴렀을까.
'엄마'를 소재로 각종 출판물과 공연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어느 것 하나 식상하다거나 지겹다거나 하지 않는 걸 보면 '엄마'라는 존재가 주는 각별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책 역시 남다른 '엄마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엄마, 할머니, 외할머니의 이야기인 듯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1
그 먼 곳, 그곳은 어딘가.
그곳엔 불쌍하신 우리 어머님
근심걱정 잊고 계실까.
가엽게 죽은 우리 무남이
방실방실 웃고 있을까.
나는 죽어 백조가 되어
훨훨 날아갈 수만 있다면
이별 없는 그곳에 내리고 싶다.

2
이별의 끝은 어딘가요.
어떻게 지난날을 살아왔는지 나도 몰라.
그 외롭고 거센 바람을 헤치고, 눈보라 가시덤불을 헤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도 몰라, 몰라, 너무 허무해.
아기는 잠들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에 곤한 아기 잠 깨울까 두려웠다.
겨울, 얼어붙은 달빛 강, 쓸쓸한 겨울 강.

3
이 길로 가면 너무너무 지루하다.
이제는 좀 다른 길로 가련다.
지루한 생활을 바꾸고 싶다.
평소의 답답한 길 되돌아본다.

이 길은 쓸쓸한 길, 외롭고 허망하였다.
언제나 허전함을 못 이겨 남몰래 눈물지으며 걸어온 길.
아무도 모른다.
여러 남매들은 하노라 하여도
나는 언제나 줄에 앉은 새의 몸 같다.

4
나는 바깥세상을 모르고 산다.
젊어서는 일에 휘말려서 그랬고,
칠십 고개, 팔십 고개 되니,
늙고 병들어 바깥세상을 모르고 산다.
일생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숨이 막히게 살았다.
헐벗고 주접에 싸여 사람 구실을 못하였다.
새는 둥지를 벗어나야 훨훨 날아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물고기는 물이 있어야 헤엄을 친다.
나의 이 답답한 신세 한탄만 는다.
그 누구를 원망 하겠나, 다 내 운명인 것을 어쩌겠나.
이렇게 사는 날까지 사는 거다.

5
인간은 외롭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도,
좋아하는 이들이 옆에 있어도,
그것은 영원하지 못한 한순간의 존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외롭기 마련이다.

6
갈대꽃 마른가지 서그럭 서그럭 부딪치는 소리는
내 가슴에 외로움이 서그럭 서그럭 부딪치는 소리.

7
외롭고 고독할 때는
누구라도 아무라도 찾아왔으면 좋겠다.
땅을 기어 다니는 개미도 반갑고
나뭇가지에 앉은 새도 반갑다.
구름도 바람도 꽃도 나무도 모두 내 친구다.

8
오늘은 전화 한 통도 없고 찾아오는 이도 없었다.
외딴섬에 혼자 버려진 것 같다.

9
내 생활은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 같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
어디 갈 곳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
하는 일도 매일 똑같다.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렇게 사는 것이 안타깝다.
소중한 하루하루를 이렇게 허비하니까
괜히 초조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

10
아름다운 꽃은
인간들의 오욕을 모두 버렸기에 아름답다.
외롭게 홀로 앉은 수행자,
외롭다는 생각마저 버렸기에 자유로웠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9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엄마, 나 또 올게

<홍영녀>,<황안나> 공저10,800원(10% + 5%)

"엄마, 나 또 올게" 우리는 왜 그렇게 자식 노릇에 서툴렀을까. 이름만으로도 가슴 뭉클한 내 어머니, 내 할머니 그리고 내 외할머니의 이야기. '엄마'라는 말이 가져오는 가슴뭉클함은 누가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엄마'를 소재로 각종 출판물과 공연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어느 것 하나 식상하다거나 지겹..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