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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식객: 생명 한 그릇 자연 한 접시 SBS 스폐셜 제작팀 저 | 문학동네 |
2009년 4월, SBS스페셜 「방랑식객」 1편이 방송되었다. 자연요리연구가인 산당 임지호를 주인공으로 한 로드푸드 다큐멘터리였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 집 주위에서 나는 풀과 재료를 가지고 그 집의 도구를 사용해서 요리를 해준다는 다큐멘터리의 구성은 놀라움과 감동 그 자체였다. 좋은 환경에서 생산한 좋은 재료로 정성껏 조리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슬로푸드’를 넘어, 내가 살고 있는 근지역에서 자라난 유기농 식재료로 친환경 식탁을 꾸린다는 ‘로컬푸드’의 개념에서도 임지호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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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는 것과 못 먹는 것“할머니, 뭐하세요?”
“응, 국거리 캐.”
“아, 냉이? 아유, 여기 많네.”올해 처음으로 본 냉이다. 할머니는 나그네에게 보여줄 양으로 작고 주름진 손으로 들썩해진 땅속에서 냉이를 뽑아올린다. 때묻지 않은 냉이는 향이 진하고 좋았다. 겨울에도 냉이는 죽지 않는다. 혹독한 시련을 견딘 2월의 냉이는 인삼과 같다.
할머니가 쪼그려 앉은 바로 옆 밭두렁에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광대나물이라고도 불리는 일명 코딱지풀. 예쁘게 모양을 내는 정원에서라면 잡초라고 뽑힐 법한 녀석이다. 하지만 밟히거나 뽑히지만 않으면 결국 부케 같은 청초한 꽃을 피워낸다.
“이런 건 잡숴봤어요?”
“이것도 국 끊여 먹는 거야. 장구팅이라고……”
“장구팅?”
“응, 이름이 장구팅이야.”
“전라도에서는 코딱지풀이라고 그래요.”광대나물은 주로 여린 순을 생채로 버무려 먹거나 데쳐서 말렸다가 먹기도 한다. 이렇듯 같은 풀이라도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고 조리법 또한 조금씩 다르다. 이런 차이를 알아가는 것이 요리사인 내겐 곧 수업이다.
“올해 몇이여?”
“쉰셋이요.”
“아직 애구만.”올해 88세가 되었다는 김순기 할머니. 지리산에서 나고 자란 할머니는 한 살 위인, 역시 지리산 토박이 할아버지와 혼인해 평생 지리산 자락을 떠나지 않으셨단다.
“난 시집와서 다른 곳엔 가본 적이 없어. 차만 타도 멀미하고, 어디 가면 집에 찾아오지도 못해. 바보라.”할머니의 웃는 모습이 백일을 갓 지난 아기 같다.
“나는 미련해. 기역자 한 자 모르는데……”
“그래도 지혜가 있잖아요.”
“지에가 뭐요?”
“지혜가…… 그게 진짜 똑똑한 거지요. 글자 못 배우셨어도 자식들은 굶기지 않으셨지요?”
“그럼, 남의 집에 안 맡기고.”
“그게 지혜로운 거예요.”
내가 냉이를 캐는 동안 내 배낭을 의자 삼아 앉은 할머니는 나지막이 노래 한 소절을 부른다. “세월이 가나…… 제 홀로 가나…… 아까운 이내 청춘 그러고 가나……”갑자기 노래를 멈추더니 앞뒤없이
“내는 그래……” 하며 웃는다. 곱게 팬 주름 켜켜이 자연이 담겼다. 평생 누구에게 싫은 소리 한번 못하고 그 어떤 시련과 고통도 그저 저런 웃음으로 이겨냈을 것 같은 노파.
“할머니, 저 냉잇국 끓여주세요.”일면식도 없던 나그네가 아이처럼 졸라보는데 선뜻 그러마고 하신다.
“그래. 끓여줄게. 뜨시게 한 그릇 먹고 가.”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를 따라나섰다. 집에 다다르자 할아버지가 낡은 창고에서 나와 할머니를 맞이한다. 할머니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이가 맞나보다. 넉넉한 웃음이, 따뜻한 미소가 할머니와 꼭 닮았다.
할머니는 느릿느릿 장독대와 부엌을 한동안 오가더니 금세 냉잇국을 끓여내왔다. 된장만 넣고 끓인 냉잇국, 조선간장에 버무린 시금치, 그리고 김치 한 보시기…… 짭조름하면서 시원한 할머니의 냉잇국에 차가웠던 몸이 금세 풀리면서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정처 없던 나의 기다림이 바로 이 맛을 기다렸구나 싶다.
“할머니, 잠시 앉아 계세요. 내 금방 뭐 좀 만들어 올릴게요.”할머니에게 봄을 선물하고 싶었다.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 뒤에 감춰진, 분명 녹록지 않았을 모진 삶의 노고를 잠시나마 내 정성으로 위안해드리고 싶었다. 그 쉽지 않은 세월을 지나 다시 순수한 아이로 돌아온 아름다운 노인들의 경지를 요리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집 주변을 둘러보았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 집 돌담. 돌담 틈틈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끼다. 겨울산의 거친 비바람과 차가운 눈보라를 맞고 버텨낸 이끼들은 그만큼 강인한 기운을 머금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할머니가 대뜸 손사래를 친다.
“그거 못 먹는 거야.”
“못 먹는 게 아니라…… 안 드셔보셨죠?”
“에이, 못 먹는 거야. 사람이 먹을 게 따로 있지. 그게 돌옷인데……”그렇다. 이끼는 돌이 입는 옷이다. 지리산의 매운 기운을 막아주던 돌옷이 이제 살가죽만 남은 노인의 몸에도 좋은 기운을 전해줄 것이다.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지켜보세요.”돌옷은 못 먹는다는 할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어코 오늘 이 녀석을 요리의 주인공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주인공이 정해졌으니 이제 조연들을 찾아볼 차례다. 본격적인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돌담 밖으로 나가본다. 땅 위로 수줍게 올라온, 고산지대에만 있다는 전호가 보인다. 시든 낙엽을 헤치고 땅속을 뒤집으니 눈길,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먹을 게 지천이다. 달래, 초봄 망초, 꽃다지, 고산지대에서 더욱 기운 좋게 솟아오르는 쑥까지…신난다. 이것들 모두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우리의 땅, 우리의 바람, 우리의 하늘이 키워낸 산삼들이다. 자연의 지혜가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 이름 모를 풀들도 다 존재 이유가 있다. 척박한 산골마을 주변에 피어 있는 이 풀들은 모두 산골마을 사람들을 위한 보양식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기에 다름 아닌 그곳에 피어 있는 것이다.
돌옷이 인동초에게
봄나물을 잔뜩 뜯어와 부엌으로 들어서니 할머니가 매운 연기를 마셔가며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다. 마침 내가 생각하고 있는 요리는 국물이 중요한지라 장작불이 맞춤이다.
“에고, 매워. 들어오지 마.”할머니는 내 눈이 매울까 조금 있다가 들어오라 성화다. 할머니를 대청에 모셔다드리고 다시 마당으로 나왔다. 마당 한켠에 엄나무, 산수유나무가 보인다. 다친다는 할머니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가시 박힌 엄나무 한 가지를 자른다. 오래된 가지라 꺽기가 미안하다.
허리를 펴지 못하고 지팡이 신세를 져야 하는 할머니를 위해 관절염에 효능이 있는 엄나무와 혈액순환을 돕는 사철나무, 산수유 열매를 함께 삶는다. 이 국물에 고로쇠물을 섞고, 할머니가 손사래를 쳤던 문제의 ‘돌옷’을 넣어 약한 불에서 서서히 졸인다. 이끼는 고로쇠물에 삶아야 한결 부드러워진다. 남은 국물로는 돼지고기를 삶을 예정이다. 고기가 봄나물을 만나기 전에 나무를 먼저 만나 기본적인 조화를 이루게 하려는 것이다. 특히 엄나무는 다른 나물들과 접목될 때 아주 기가 막힌 조화를 보여준다. 엄나무는 음식을 만드는 순간에도 잡균을 막아주고 뼈에도 도둑이 들지 않게 지켜줄 것이다.
마루에 걸터앉은 할머니는 그래도 자꾸 신경이 쓰이는지 눈과 귀를 내내 부엌 쪽으로 돌려놓고 있다.
“못 먹을 걸 가지고 어쩐다고……”그래, 돌옷의 진면목을 보여드리자. 어느 정도 졸인 국물을 한 국자 퍼서 할머니에게 내밀었다.
“할머니, 이게 아까 돌옷으로 끓인 국물이거든요? 맛 한번 보세요.”후후 불면서 곁눈질을 하는 할머니, 여전히 못 미더운 눈치다. 하지만 한 모금 맛을 보더니 대번에 얼굴이 환해진다.
“어, 맛있네?” 할머니의 칭찬을 들으니 나도 불끈 흥이 난다. 사람들은 기본 국물을 고기나 멸치 등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맛의 기본 설계는 무엇으로든 가능하다. 물론 이끼로도 가능하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재료는 저마다의 기운과 맛을 품고 있다. 그 기운과 맛을 온전히 뽑아내어 다룰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얼마든지 음식의 베이스를 삼을 수 있다.
본격적인 요리는 이제부터다. 할머니는 투박한 사내의 손이 도마 위에서 춤을 추니 마냥 신기한지 눈을 떼지 못한다. 몇 가구 없는 산골마을에서는 소문도 금세 퍼지는 법, 지나가던 나그네가 신기한 요리를 해준다고 하니 동네 어르신들이 할머니 집 마당으로 하나둘 모여든다.
“뭐를 맛있게 한다고?”
“어서 오세요!”
“이런 거 우린 여기서 안 먹는데?”바구니에 씻어놓은 전호를 보더니 한 할머니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낸다. 낯선 이가 해준 음식을 먹고 덜컥 탈이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이게 울릉도에서 나는 전호라는 거예요. 피를 맑게 해줍니다.”
“탈나면 어쩌려고?”
“독이 있어도 삶아 우려내서 나물도 만들고, 뿌리는 약으로도 쓰거든요.”
“잡숴봤다니 괜찮겠지.”
“네, 제가 다 알아서 해드릴게요.” 음식을 더욱 푸짐하게, 맛있게 만들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할머니들께, 그들의 핍진했던 삶이 누군가로부터 정성스러운 한 끼 식사나마 편안히 대접받을 만큼 곱고 귀한 것이었다고 느낄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
생모의 얼굴을 모르고 자란 나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볼 때, 우리 어머니도 살아 계셨으면 저렇게 생겼을까 하며 자세히 보게 된다. 어머니는 내 모든 그리움의 근원이다. 아버지에게 세 살짜리 나를 맡기고 돌아서던 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어머니. 그리고 일찍이 집을 나와 떠돌던 나 때문에 속앓이를 해야 했던 큰어머니. 난 이 두 어머니에게 큰 빚을 졌다. 전국을 떠돌다 안동 고향집에 잠시 들렀을 때, 나는 연로하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지금껏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는 생모가 아니라는 것, 홍역으로 외아들을 잃고 나자, 우리 집에서는 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한 채 다른 집으로 시집가서 온갖 구박을 당하며 살던 생모에게서 세 살짜리 나를 데려오기로 했다는 것, 나를 데려다주고 돌아가는 길에 생모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모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안동에서 영덕으로 이어진 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느닷없이 나무 밑동에 기대앉아 한없이 눈물을 쏟은 적도 있었다. 얼굴도 기억할 수 없는 생모에게 못 해드린 것을 키워주신 어머니께라도 해드리고 살아야 했으련만, 나는 어쩔 수 없는 역마살에 그마저도 못 하고 큰어머니마저 또 허무하게 보내드리고 말았다. 불효도 이런 불효가 다시 없다.
살아생전 두 어머니께 밥상 한 번 못 ?려드린 것이 늘 마음으로 통곡하게 한다. 어머니에 대한 먹먹한 그리움 때문에 내게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내 어머니로 보인다. 내 모든 요리는 어머니께 바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늘 그런 마음으로 나는 요리한다.
달걀흰자에 으깬 두부를 버무려 솥에 찌는 동안 오늘의 식탁이 될 댓돌을 물로 깨끗이 씻었다. 방 안 할머니들 가운데에 댓돌을 놓아두고 사철나무를 그 위에 깔아 장식해본다. 첫 번째 요리인 달걀두부찜이 나왔다. 자극적이고 요란한 양념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이니 들기름 이외에는 간을 하지 않았다.
“이게 시작입니다 드셔보세요”없는 이로 오물오물 드시는 모습들이 먹을 걸 처음 입에 넣은 아기들처럼 자못 진지하다.
“맛이 참 좋소. 간이 딱 맞고 맛있네요.”할머니들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산골 작은 집에 들기름 향내가 퍼져나간다.
두 번째 요리는 전호나물을 곁들인 돼지고기 수육이다. 이곳에서는 잡초 취급을 받는 전호를 삶아 들기름과 액젓, 으깬 두부를 넣고 무친다. 소화하기 쉽도록 미역을 넣어 무쳐도 좋다. 달걀노른자에 달래와 파 다진 것으로 소스를 만들어 다시 한 번 맛을 낸다. 파나 양파를 다지거나 혹은 갈아서 넣어주면 단백질과 지방이 분해되어 콜레스테롤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돼지고기는 엄나무, 사철나무. 산수유 열매를 함께 삶은 물에 조선간장과 멸치 액젓, 호박을 넣고 같이 삶았다. 호박은 고기를 연하게 할 것이다.
두 번째 밥상은 노란 산수유꽃으로 장식했다. 꽃 사이사이에 전호 무침과 삶은 돼지고기가 자리를 잡는다. 음식에 감동을 담으려면 혀 이전에 눈과 코가 먼저 즐거워야 한다. 고기 위에 얹은 노란 소스와 잘게 다진 달래, 산수유꽃이 봄을 알린다. 전호 무침에 쓰인 달걀노른자 소스를 고기 위에 뿌리고 산수유 열매로 마무리한다. 달걀노른자 소스는 액젓의 강한 기운을 부드럽게 하면서 식감을 살릴 것이다. 참기름이나 새우젓국과 섞어서 사용해도 좋다. 요리를 내려놓자 할머니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뭔 지랄을 하는 거래? 참말로……”
“그러게요, 이게 뭔 지랄일까?”한 할머니의 거친 입담에 내가 맞장구까지 치자 좌중에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할아버지는 산골마을에서 귀한 막걸리를 벌써 꺼내놓았다.
“고기가 아주 연해. 안 질겨.”특히 집주인 순기 할머니가 맛나게 드신다. 이빨 없는 할머니의 아기 같은 입이 오물오물 움직일 때마다 내 마음이 흐뭇해진다.
세 번째 음식은 두부를 곁들인 색다른 누룽지밥이다. 냄비에 참기름으로 볶은 밥을 깔고 밥이 누룽지가 될 때쯤 망초와 머위를 비롯해 온갖 나물을 섞은 무침을 얹었다. 이가 안 좋은 할머니들을 위해 데친 나물들은 찬물에 씻어 잘게 다졌다. 맨 위에 이끼 국물에 찐 두부를 얹어 졸인다. 소스는 돼지고기 위에 뿌렸던 달걀노른자 소스. 맨 아래 밥에서부터 맨 위의 두부에까지 겨울을 이겨낸 이끼와 나물의 기운들이 속속들이 밸 것이다. 맛이 조화를 이루면 진한 양념이 따로 필요 없다. 재료 자체로 이미 훌륭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이걸 먹어봐도 맛있고 저걸 먹어도 맛있어. 봄냄새가 나고.”
“지칭개…… 옛날 배고플 때 많이 먹었어요.”지칭개는 민들레 씨앗처럼 흰 날개옷을 입고 날아다니는 대표적인 겨울나기풀이다. 혹독한 조건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지칭개는 심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주고 염증에 좋다. 오늘 봄나물 상을 받은 할머니들은 모두 지칭개이고 꽃다지이고 인고의 쑥이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쑥국. 디저트처럼 입가심할 수 있도록 쑥 이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담박하게 끓여냈다.
“올해 쑥국 처음으로 먹어보네.”
“이게 약이다, 약.”겨우내 덮인 얼음을 뚫고 자라난 쑥…… 그 인고의 시간이 먹는 이에게 고스란히 봄의 향기로 전해진다.
“워낙에 선상님 실력이 좋으니까 온 게 다 맛있소. 이게 다 추억이라, 우리네 사는 추억이라.”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마워요.”오히려 내가 할머니들께 고맙다. 어머니를 만나게 해준 분들. 설거지를 끝내고 나니 사방이 깜깜하다. 이제 나그네가 다시 길을 떠날 시간이다. 볼이 발그레해진 할머니들의 얼굴이 눈에 밟힌다. 오래 붙잡다 결국 놓고 만 주름진 손들의 온기가 그대로 가슴에 남았다.
Tip광대나물(코딱지풀)주로 여린 순을 생채로 버무려 먹고, 남는 것은 살짝 데쳐 말려두었다가 먹기도 한다. 지혈효과가 탁월하고 통증완화에 효과가 있다.
전호(前胡)‘바디나물’이라고도 한다. 겨울눈을 뚫고 이른 봄에 나오는 여린 잎과 줄기는 맵고 쓴맛에 나물로 먹고, 뿌리는 감기나 폐질환에 약으로 쓴다. 천식, 가래 등 특히 기관지에 좋으며 항알레르기, 유행성 바이러스, 항암, 항균작용에도 효과가 있다.
망초(개망초)가을 망초대는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이른 봄 망초나물은 삶아서 쌀뜨물에 한 시간 정도 담갔다가 무쳐야 독을 없애고 먹을 수 있다. 감기, 위염, 장염 등의 질병에 쓰면 몸 안의 독소나 염증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지칭개5~7월에 피는 꽃은 자줏빛이 섞인 붉은색을 띤다. 어린잎을 살짝 데쳐 먹거나, 물에 우려 쓴 맛을 없앤 뒤 나물로 먹는다. 심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주고, 염증에도 좋아서 옛 어른들은 종기나 출혈이 있을 때 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을 상처에 바르기도 했다.
《지리산 나물 코스 요리》
전호 무침 전호, 두부 반모, 소금, 조선간장, 들기름, 멸치 액젓
1. 전호는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군다.
2. 두부 반모를 으깬 후, 들기름과 조선간장, 멸치 액젓을 넣고 무친다.
시금치 무침시금치, 소금, 된장, 들깻가루, 들기름
1. 시금치를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후 찬물에 건져낸다.
2. 된장과 들깻가루, 들기름을 넣고 무친다.
참나물 무침참나물, 소금, 조선간장, 왜간장, 참기름
1. 참나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후 찬물에 건져낸다.
2. 조선간장과 왜간장을 1:1로 넣고, 참기름을 넣어 무친다.
수육밑국물, 단호박, 수육용 돼지고기, 달걀노른자, 참기름, 쪽파
1. 밑국물에 단호박과 돼지고기를 넣고 1시간 동안 삶아낸다.
2. 소스는 달걀노른자에 참기름을 살짝 섞고, 쪽파를 가늘게 채썰어 섞는다.
3. 삶아낸 수육을 얇게 썰어 그릇에 올리고 소스를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