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 길이가 극과 극을 달리는 요즘입니다. 폭우와 더위로 극단적으로 짧은 마이크로 쇼츠가 유행이지만 동시에 발목을 찰랑거리는 맥시 길이가 십여 년 만에 돌아왔는데요. 할리우드에선 이브닝 드레스 같은, 혹은 일명 ‘월남치마’라 부르는 동남아 민속 의상처럼 긴 스커트가 완전히 대세랍니다. 물론 소재는 면 저지나 까슬까슬한 혼방 소재 등 실용적인 것이 많아요. 무늬는 아주 에스닉한 것, 꽃무늬, 단색, 마린 풍 줄무늬 등 다양하고요.
맥시 트렌드는 가을, 겨울까지 죽 계속될 전망이라 지금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하나 장만해 두는 걸 추천해요. 게다가 ‘완벽 몸매 커버 스타일링이 쉽다’는 장점까지! 저도 입을 거 없을 때 맥시드레스?스커트 하나씩으로 아주 알차게 스타일링하고 있답니다. 드레스, 스커트만 언뜻 보면 1960-1970년대 히피 의상처럼 보이지만 데님 재킷이나 탱크톱처럼 캐주얼한 옷과 함께 입어 캐주얼함을 살리는 게 2011년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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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 셔츠와 함께 파티복으로 연출한 올리비아 팔레르모. | |
하지만 키와 체형에 따라 고르는 게 중요해요. 폭이 너무 넓은 것은 키가 큰 경우엔 우아해 보이지만 작으면 더 작아 보일 수 있어요. 또 드레스 중 엠파이어 라인(empire line;가슴 바로 아래 허리선이 있는 것)은 다리가 길어 보이긴 하지만 가슴이 크거나 통통한 체형의 경우 임부복처럼 보일 우려도 있고요. 너무 달라붙지 않는 선에서 폭이 적당한 게 무난하답니다. 기계 주름을 잔잔하게 잡은 소재는 달라붙지 않아 시원하고 엉덩이 선도 가려줘서 편해요.
키가 작으신 분은 신발 신은 상태에서 전신 거울을 보고 스커트 허리선을 잘 조절해야 돼요. 상하 비례가 좋아 보이는 곳에 위치하면 키가 훌쩍 커 보이지만, 몸이 딱 이등분돼 보이는 ‘악마의 허리 선’도 있거든요. 머리를 포함해 상체가 4, 스커트와 발이 6 정도가 되게 하면 늘씬 날씬해져요.
자, 그럼 멋지게 입어 볼까요? 일단은 글래디에이터 샌들이나 옥스퍼드 슈즈, 통(thong;일명 조리) 슬리퍼처럼 굽 낮고 터프한 신발을 준비하세요. 굽이 좀 있더라도 여성스럽고 귀여운 디자인은 별로 어울리지 않아요. 신발 앞부분만큼은 남성적인 디자인으로! 여기에 어울리는 멋진 선글라스만 껴줘도 스타일링의 80%는 완성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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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키지만 비례감을 잘 살려 늘씬해 보인다. 레이첼 빌슨. | |
상의는 심플하고 좀 달라붙는 티셔츠나 탱크톱이 좋아요. 너무 캐주얼하지 않고 얇으면서 목선은 깊이 팬 것이어야 해요. 이걸 바탕으로 셔츠를 묶어 입어나 베스트, 재킷 등을 매치할 수 있거든요. 드레스일 경우 더울 땐 하나만 입어도 되고 너무 노출이 심하다 싶으면 마찬가지로 베스트 등을 살짝 걸쳐 주세요. 하지만 얇은 여름용 니트 카디건은 좀 주의해야 돼요. 특별한 무늬나 소재가 아닌 한, 자칫 지나치게 홈웨어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어깨와 팔뚝 살을 강조할 수도 있고요. 카디건은 차라리 어깨에 살짝 둘러 묶는 게 더 나을 수 있어요.
또 프릴이나 러플 등으로 목둘레와 가슴 앞판이 강조된 것은 드레스 자체만 입는 게 좋아요. 덧입는 상의와 서로 부딪혀서 지저분해 보일 수 있거든요.
다음 어떤 분위기로 연출할 것이냐에 따라 액세서리와 가방을 선택해 주세요. 에스닉한 느낌이면 가죽 끈이나 천연 스톤을 엮은 긴 목걸이에 술 달린 호보 백 같은 걸 들면 되고, 요즘 한창 트렌디한 영국 빈티지 풍이면 알렉사 청처럼 낡은 새철 백에 페도라나 남자 시계 같은 걸 살짝 걸쳐 주면 되겠지요. 사실 맥시 드레?와 스커트는 그 찰랑찰랑함이 곧 소품이라 주얼리는 그리 많이 필요치 않아요. 한 점 정도면 충분하답니다.
자, 그럼 레몬만큼 상큼하고 여신처럼 우아한 여름 보내 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