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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듯한 줄무늬 티셔츠가 검은 색 일색의 옷차림을 단번에 세련되게 바꾸어준다. | |
쥬얼리, 걸스데이, 파이브돌스 등 발랄함으로 무장한 걸 그룹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바로 앨범 재킷이나 무대 의상에서 스트라이프라고 부르는 줄무늬를 활용했다는 것인데요? 올 봄 줄무늬는 이렇게 활동적이고 사랑스런 느낌이 가득한 것이에요. 사실 줄무늬는 만드는 대로 새로운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고 고급 수트부터 티셔츠, 잠옷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패턴인데요. 놀랍게도 고상함과 우아함을 추구하던 중세 유럽에선 놀림거리나 비천함의 상징이었답니다. 죄수, 광대, 하인 등에게 입혀 귀족사회로부터 일종의 격리를 시켰죠. 뭔가 기존의 틀을 깨는 역동성이 느껴져서였을 거예요.
그러던 것이 1700년대에 아라비아와 아프리카의 영향으로 가로 줄무늬(Border Stripe)가 들어오면서 인식이 좋아졌고, 직조 기술이 좋아지면서 1800년대엔 다양한 줄무늬가 생산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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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무늬 등 다른 무늬와 줄무늬 아이템을 섞어 입을 땐 색을 비슷하게 맞출 것. | |
현대에 와서는 프랑스에서는 마린 풍 가로 줄무늬가 프랑스 여성의 정서를 대변할 만큼, 이탈리아는 남성 수트에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것이 민무늬보다 흔할 만큼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둘 다 기원은 영국이란 게 흥미롭죠.
줄무늬는 지루한 옷차림에 활력을 불어넣고, 타인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또, 규칙성 때문에 다른 무늬와 섞어도 별로 부딪히지 않아요. 그래서 심프슨 부인과의 로맨스로 유명했던 윈저 공은 주로 줄무늬와 다른 무늬를 섞는 ‘패턴 온 패턴(pattern on pattern)’기법을 널리 퍼뜨렸죠. 이것을 여성복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체크무늬나 꽃무늬 등 기타 무늬 옷에 일정한 줄무늬를 비슷한 색으로 맞춰 입으면 오히려 세련된 느낌이 납니다. 더 복잡한 무늬 중 한 가지 색을 선택해 줄무늬로 입으면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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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마니아 테일러 스위프트. 마린풍 티셔츠에 빨간 구두를 신어 대비감을 줬다. | |
최근 프랑스 여성의 마린풍 가로 줄무늬 티셔츠가 할리우드까지 점령한 모습인데요. 지난 몇 년간 음산한 무늬가 들어간 그래픽 티셔츠를 재킷 안에 받쳐 입었다면 이젠 굵고 단순한 줄무늬를 골라 보세요. 이 티셔츠는 도톰한 저지 소재에 어깨에 단추가 달리고 목선이 가로로 넓은 보트 넥이 정석이랍니다. 프랑스 여성들은 주말이나 교외 리조트에 갈 때 이 옷을 즐겨 입어요. 색은 남색과 흰색이 기본이지만, 다양한 버전이 가능하죠. 평생 두고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아이템이에요. 빨간 색, 흰 색, 베이지 등 마린 룩, 프레피 룩(preppy look;미 동부 명문 학교 학생들이 입었던 전통적인 스타일)에 자주 쓰이는 색들과 특히 잘 어울리죠. 그래서 구두나 가방, 혹은 립스틱을 빨간 색으로 하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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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니트 옷은 몸매가 더 볼륨 있어 보이게 해준다. | |
니트에도 줄무늬가 많이 쓰이는데요. 놀라지 마세요! 줄무늬 니트는 몸매를 ‘뻥튀기’시켜 줍니다. 왜냐면 가슴과 힙은 커보이게, 허리는 가늘어 보이게 하거든요. 돌출된 부위 니트 소재가 늘어나서 더 커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죠. 단, 최소한 허리가 가슴둘레보다는 가늘어야 한다는 사실. 이런 효과를 이용해서 가슴이나 어깨 등 빈약한 부분에만 가로 줄무늬가 오게 하고 나머지는 어두운 단색으로 입으면 일거양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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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에는 복고풍 혹은 빈티지 가방이나 구두도 잘 어울린다. | |
또, 줄무늬에는 너무 여성스럽고 우아한 스타일보다 굵은 컬이나 보이시한 커트, 자연스런 생머리처럼 복고적이면서도 젊은 감각의 헤어스타일이 잘 어울립니다. 선글라스나 안경도 커다란 버그 아이(bug eye) 스타일이나 눈꼬리가 올라간 것처럼 보이는 폭스(fox) 스타일 등 개성 있는 것이 좋답니다. 또, 복고적인 가방, 구두 등 아예 엄마 젊은 시절 소품을 재활용하는 것도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