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에서 이시영 양, <자이언트>에서 황정음 양이 각기 소매가 없고 구멍만 뚫린 요상한 상의를 입고 나왔죠. 바로 케이프(cape)란 것인데요. 원래 불어로, 폭 넓은 천 한 장으로 몸을 감싸는 외투를 말해요. 그래서 투우사가 사용하는 붉은 천도 케이프라고 하죠.
팔이 나오는 구멍이 있는지 없는지, 어떤 모양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망토(manteau), 폰초(poncho)와 비슷한데 기원과 디자인이 조금씩 다른 정도에요. 케이프는 천도 많이 들고 공기를 풍부하게 품어서 생각보다 훨씬 따뜻해요. 실내에서는 무릎에 덮을 수도 있고, 소매가 없어서 손동작도 자유롭죠. 무엇보다 도시의 보헤미안처럼 자유롭고 시크한 매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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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케이프 코트. 팔찌로 포인트를 주어 더욱 고급스럽다. 카일리 미노그. | |
이거 하나면 상의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서 스타일링이 정말 쉬워요. 그냥 미니스커트나 반바지에 스타킹이나 레깅스 혹은 스키니 진 등 달라붙는 하의만 입어주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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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같은 케이프는 여밈과 주름이 자연스러워보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어른 코튼 | |
롱부츠에도 참 잘 어울려요. 하지만 비례를 생각해야 돼요. 케이프를 허리 위까지 오는 짧은 것으로 할지, 엉덩이를 덮는 긴 것으로 할지를 우선 결정하세요. 허리가 긴 체형이면 차라리 긴 게 나아요. 다음 하의와 부츠 혹은 구두인데, 케이프가 가로선이 기니까 다리가 짧으면 여러 색으로 하체를 분리시키지 않는 게 좋아요. 언뜻 보이는 상의와 하의, 부츠가 어색하지 않도록 잘 어울리는 색으로 연결감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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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과 부츠 색을 통일해 산뜻한 느낌으로 마무리한 니콜 리치. | |
요즘 선보이는 케이프에는 담요처럼 두르는 것과, 아예 코트처럼 형태가 잡힌 것이 있어요. 담요처럼 두르는 것은 어떻게 형태를 잡느냐가 중요해요. 비스듬하게 둘러서 비대칭이 되게 하고 주름도 벨벳 커튼처럼 멋지게 드리워지도록 조절하세요. 고정은 커다란 브로치로 하면 멋스러우면서도 편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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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부터 오렌지까지 따스한 색감으로 통일한 캐서린 제타 존스. | |
벨트로 허리를 여며서 재킷처럼 입을 수도 있어요. 여밈이 없고 뒤집어쓰는 폰초 형식은 돌려가며 좌우 대칭으로, 비대칭으로 입으면 밑단 모양이 미묘하게 변해서 다양한 스타일을 낼 수 있어요. 코트처럼 생겼고 소매만 없는 케이프 코트는 올해 특히 유행하는 것인데요. 코트처럼 어깨가 잘 맞아야 한답니다. 많이 드러나는 팔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 보세요. 딱 달라붙는 품질 좋은 스웨터가 가장 무난하고, 커다란 팔찌나 시계, 반지로 포인트를 주면 더욱 시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