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라이더 재킷과 가죽 느낌 레깅스가 크게 유행했었죠. 올해, 가죽 유행은 온 몸으로 번졌어요. 제 학창시절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헤비메탈 뮤지션들은 가죽으로 온 몸을 감싸지 않으면 이단아 취급 받을 정도였는데요. ‘땀에 젖은 가죽옷, 빨 수도 없고…’ 걱정하던 게 기억나네요.
요즘, 혹시 80년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가죽 바지, 반바지, 원피스, 치마, 조끼가 다 돌아왔어요. 가죽 케이프(망토처럼 소매가 없는 외투), 허벅지까지 오는 레깅스 타입 부츠, 모직재킷처럼 디테일이 섬세한 재킷, 가죽 페도라 등 새로운 아이템도 생겼고요. 이미 2NE1, 손담비, 브라운 아이드 걸스, 4미닛 등 걸그룹은 온통 가죽을 두르고 무대에 서요. 신축성 있고 호흡도 가능한 합성 가죽도 생겨서 가죽으로 만들 수 없는 아이템이 없을 지경.
그럼,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남의 피부’, 어떻게 잘 소화할까요?
| 가죽 아이템과 색이 비슷한 데님은 필수품 바지와 색을 맞춰 가죽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도 요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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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세련되고 깔끔해 보이는 건 가죽을 하나만 입는 거예요. 천 소재 옷에 가죽 아이템 하나만 걸치고, 구두도 스웨이드나 천 등 무광으로 해서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는 거죠. 하지만 데님 소재를 두 개 이상 입는 ‘더블 데님’룩이 돌아왔듯, 짜잔! 가죽에도 ‘더블 레더 룩(double leather look)’이 등장했답니다.
| 풍성한 니트 아래 슬림한 가죽 미니 스커트로 세련된 캐주얼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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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재킷+가죽 구두는 얌전한 수준이고 온 몸을 가죽으로 뒤덮은 로커 스타일도 무대에선 자주 보이네요. 우선 색은 좀 비슷하게 맞춰 주세요. 질감이 비슷한 가죽이면 특히 같은 색으로 하는 게 좋아요. 색만 같게 통일하고 질감을 조금씩 달리한 가죽 차림은 특히나 GOOD! 반대로 색이 다양하고 질감이 같은 가죽 아이템여러 개를 걸친 차림은 굉장히 눈에 띄어서 무대복이 될 거예요.
| 아버지에 이어 가죽에 심취한 켈리 오스본 원피스처럼 우아한 아이템에 가죽 아이템을 더하는 게 바로 요즘 스타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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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나 청바지, 원피스처럼 아주 캐주얼하거나 아주 드레시한 아이템에 가죽을 더하면 색다른 시크함이 느껴지지요. 이게 바로, 2010 스타일인데요. 표면에 자연스런 광택이 있는 나파 레더(nappa leather)에는 니트나 데님이, 광택 코팅을 한 페이턴트 레더(patent leather)에는 실크 시폰 소재가 특히 찰떡궁합이에요.
| 가죽 치마엔 셔츠가 굿, 가죽 아이템을 하나만 걸치면 캐주얼한 오피스 룩으로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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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와 얇은 금속 줄 주얼리는 필수품! 평소 매치하기 어려웠던 천으로 된 가방은 가죽 옷 입을 때 꼭 더해 보세요. 가죽옷은 천보다 신축성이 적어서 원래 딱 맞지 않으면 옷태가 살지 않아요. 약간 낀다 싶을 정도로 정말 정말 딱 맞게 입어야 해요. 가죽 바지는 광택 때문에 물론 엉덩이와 다리가 굵어 보이지만, 가죽 조끼같은 건 울퉁불퉁한 허리선을 감춰주는 효과도 있으니 아이템 선정에도 고심해 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