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이토록 영화같은 당신
단 한 번의 인연일 수 있는데...
<원스>, 지음知音의 연인은 없다
남자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여자로 인해 남자는 모든 것을 ‘쉽게’결정한 다. 대출업자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녹음실을 빌리고, 거리의 악사들을 모아서 밴드를 만든다. 그는 기타를, 그녀는 건반을, 그는 주음主音을, 그녀는 코러스를 연주하는 녹음실.
<원스>, 존 카네이 감독,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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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가 만든 노래에는 과거 그들이 사랑한 그/녀가 있다. 모든 음유 시인이 그러하듯이 과거 속 그/녀는 리듬과 멜로디와 화성에 실려 그들이 부르는 노래로부터 점멸된다. 그들은 자신이 부르는 노래들 때문에 과거의 사랑을 재학습하고, 그 반복적 학습의 결과는 그들을 도착倒錯케 만든다. 자신이 만들고 부르는 노래 때문에, 자신이 그/녀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 환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음악을 만드는 것은 실로 집요하고 신경증적이다.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작곡하고, 그/녀의 움직임이 너울대는 비디오 화면을 보며 작사한다. 그 언어와 리듬과 멜로디의 연금술 속에서 그/녀는 계속 낯선 매혹으로 그들을 포획한다. 그들의 음악과 과거의 사랑은
이토록 강박적으로 교착되어 있다.
그런데 그 교착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그 둘의 만남이다. 그들은 상대의 노래를 들으면서 상대의 사랑과 상처를 함께 알아버린다.
남자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여자로 인해 남자는 모든 것을 ‘쉽게’ 결정한다. 대출업자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녹음실을 빌리고, 거리의 악사들을 모아서 밴드를 만든다. 그는 기타를, 그녀는 건반을, 그는 주음主音을, 그녀는 코러스를 연주하는 녹음실. 심장의 소리를 거스르면서, 맥동의 흐름을 바꾸면서 소리가 지나간다. 풍경의 원근을 교란시키고, 소실점을 옮겨놓는 과거를 다시 태어나게 하고, 몸을 이완시켜 그/녀에 대한 시선 또한 굴절시키는 음악. 음악은 모든 것을 판타지로 만들지만, 음악 스스로는 판타지가 되지 않는다. 기어코 물질일 수밖에 없는 소리를, 그들은 모르는 사이 공유해버린다. 사랑에 당도하기 전에 음악이 먼저 가 그 미래의 징후적 사랑을 밀어내버린다. 그래서 그들에겐 더 이상 사랑이 불필요해진다. 노래 속에서 그들의 사랑조차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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