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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조림지, 장성 삼나무·편백 숲 - 장성 축령산 숲

습기가 많고 온난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삼나무와 편백은 우리나라 따뜻한 일부 지역에서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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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축령산 기슭에서는 이 나무들이 우리나라 평균 재적 생장의 4배나 잘 자란다. 이는 조림가 임종국 선생의 땀과 정성이 빚은 결과다.

장성 축령산 숲 | 전남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 | 산책 시간 2시간

습기가 많고 온난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삼나무와 편백은 우리나라 따뜻한 일부 지역에서만 자란다. 그런데 축령산 기슭에서는 이 나무들이 우리나라 평균 재적 생장의 4배나 잘 자란다. 이는 단순히 기후나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 조림가 임종국 선생의 땀과 정성이 빚은 결과다. 장성읍에서 필암서원을 거쳐 추암관광농원 쪽으로 가는 비포장 길을 오르면 해발 450m쯤 되는 평지에 임종국 선생의 조림 기념비가 나오고, 이곳부터 가지런하고 깨끗한 삼나무?편백 숲이 시작된다. 숲길은 거의 편평하다. 반대편 넓은 주차장에 이르면 금곡 영화마을 쪽으로 가는 내리막길이 이어지는데, 주변은 모두 직경 20cm쯤 되는 삼나무와 편백 숲이다. 산림욕의 효과가 가장 크다는 편백 숲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상쾌해져서 현대인의 가장 큰 적인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전체 산책 시간은 2시간 정도이지만, 산림욕 효과가 가장 좋은 조림 기념비에서 반대편 내리막길이 나오기 전까지 약 3km의 울창한 편백 숲길은 천천히 걸으면 1시간도 안 걸린다.

삼나무, 편백, 활엽수가 차례로 선 숲

전남 장성 축령산은 도 경계에 자리하여 전북 고창에서는 이 산을 두고 문수산이라고 부른다. 산은 하나지만 두 개의 이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축령산 기슭에는 독림가 임종국*이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황폐한 산에 30여 년 동안 나무와 함께 살면서 가꾼 삼나무?편백숲이 있다. 숲은 삼나무, 편백 등으로 이루어진 인공림이 70퍼센트를 차지하며, 헥타르당 평균 임목축적이 우리나라 평균의 4배에 가까운 260세제곱미터이며 부분적으로는 4백 세제곱미터인 곳도 있으니 흔한 숲이 아니다.

무사의 기백이 느껴지는 편백 숲

삼나무와 편백은 일본 고유의 수종으로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곳에 자란다. 그러나 장성읍 덕진리에 있는 인촌 김성수의 삼나무 편백 숲을 보고 임종국은 1헥타르에 삼나무와 편백 5천 본을 시범으로 심어 보았다. 그 결과가 좋게 나타나 1956년부터 20년 동안 260헥타르에 78만 본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오랜 기간 동안 나무를 심는 일은 수십 년간 수확을 할 수 없어 엄청난 비용이 들기에 선뜻 할 수 없는 사업이다. 무엇보다 그는 1968년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어 자식 같은 나무가 말라죽자 물지게로 일일이 나무에게 물을 주어 키웠다고 한다. 온갖 정성을 쏟아 부어 가꾼, 그야말로 피와 땀의 결정체인 숲이다. 정부는 최근 이 숲을 인수하였다. 숲을 만든 그는 지금 이 숲에 묻혀 있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숲이 보전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숲은 세 군데서 접근이 가능하지만 필암서원을 거쳐 오는 쪽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비포장 길을 따라 오르면 해발 450미터쯤 높이에 평지가 펼쳐진다. 임종국 선생의 조림 기념비가 있고 주변으로 낙엽송이 대부분이다. 삼나무?편백 숲으로 들어서면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아직 30~40년생이라 고목은 아니지만 생장이 한창인 젊은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가 가득한 시원한 길이다.

삼나무와 편백은 하늘을 향해 곧게 자란다.

살랑거리는 바람을 가르며 날아다니는 새소리가 적막을 깬다. 편백나무는 일자로 뻗은 회색 수간이 하늘로 올라 꼭대기에만 잎을 내놓는 특수한 형상 때문인지 장쾌함이 느껴진다. 일본 원산답게 무사의 기백을 느낀다. 꼿꼿한 기세를 보이는 나무 사이에는 드물게 누운 나무도 있지만 동량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숲은 회색 줄기를 가진 편백과 붉은 줄기를 가진 삼나무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우리나라 다른 곳에는 이곳처럼 큰 삼나무?편백 숲이 없다. 이곳에는 가끔 일본이나 중국에서 산림 관련 손님들도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헬기장으로 가는 길목엔 한국과 일본의 우애를 기리는 기념목이 서 있다.

숲은 회색 줄기를 가진 편백과 붉은 줄기를 가진 삼나무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우리나라 다른 곳에는 이곳처럼 큰 삼나무?편백 숲이 없다. 이곳에는 가끔 일본이나 중국에서 산림 관련 손님들도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헬기장으로 가는 길목엔 한국과 일본의 우애를 기리는 기념목이 서 있다.

일본이 원산인 나무도 지형만 잘 고른다면

계곡 근처에 이르면 오르막이 시작된다. 숲은 인공림 대신 활엽수 천연림으로 바뀌어 무수한 활엽수 잎사귀가 하늘을 가린다. 활엽수림은 숲 전체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삼나무와의 경쟁에 이긴 걸까, 혹은 입지 조건이 나빠 조림을 포기한 곳일까, 여러 가지 추측을 해 본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활엽수 대신 줄기를 훤히 드러낸 삼나무들이 좌우에 가득하다. 좀 더 걸으면 숲속 교실이 나타나고 인공으로 만든 작은 연못과 우물이 있다. 산중 계곡 부근에 우물이 있다는 것은 숲이 울창하여 끊임없이 맑은 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곳은 지리적으로 삼나무와 편백***의 생장에 가장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큰 나무를 베어서 목재로 팔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직경 35센티미터, 수고 약 25미터의 보통 크기의 나무만 남아 있지만, 헥타르당 임목축적****이 4백 세제곱미터로 평균치의 두 배나 된다. 우리나라도 토질과 지형만 잘 고르면 본고장인 일본 만큼 삼나무?편백의 생장을 기대할 수 있다. 우물 주변에는 수십 년 된 단풍나무 네 그루가 서 있고 그 아래에 넓은 공간이 만들어져 있어 잠시 쉬어 가기에 적당하다.

편백 고사목에서 새끼 편백이 자란다.

오른쪽에 숲 속의 집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가파르고 좁은 산길을 따라 한참 내려간다. 숲 울타리 밖으로 나가 오른쪽으로 돌면, 모삼리 저수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10년 전에 조성한 산림욕장이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한적하다. 다른 곳에 비해 눈에 띄는 숲은 아니지만 목재로 미로를 만든 것이 특이하다. 다시 올라와 임도를 따라가면 넓은 공터가 나와 시원하다. 공터 주위로 나무가 들어차 있어 사방이 환히 보일 만큼 트인 곳은 아니다. 숲길은 영화마을 쪽으로 가는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숲은 장성 출신 영화감독인 임권택이 만든 영화 <태백산맥>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주변에 영화마을이 들어서고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깨끗하게 포장한 임도는 걷기에 편하다. 길을 따라가면 직경 20센티미터쯤 되는 삼나무와 편백 숲이 나오고, 이곳에서 시험적으로 숲 가꾸기를 했다는 팻말이 서 있다. 작지만 호쾌하게 서 있는 삼나무와 편백을 즐기며 영화마을에서 올라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림가 임종국*
전북 순창이 고향인 임종국 선생은 나무 심기에 인생을 걸었다. 개인 소유지는 물론 국유지까지 빌려 나무를 심었고 그가 조성한 숲은 국내 최대 난대수종 조림지로 2000년 산림청이 선정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에 선정되기도 했다. 1987년 72세의 나이로 임종국 선생이 사망한 뒤로 경영관리 부실 등으로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대대적인 숲 가꾸기 사업과 매수작업을 펼쳐 2002년, 이곳을 국유림으로 바꾸어 관리하고 있다.

피톤치드**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을 일컫는다. 러시아 태생의 미국 세균학자인 왁스먼이 처음 발표한 말로 ‘식물의’라는 뜻인 러시아어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인 ‘cide’가 합해서 생긴 말이다. 산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백***
측백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일본에서 1904년 삼나무, 화백과 함께 들여온 나무이다. 잎은 두껍고 뒷면에 Y자형 기공조선이 있어서 W자형을 가진 화백과 구별된다. 암수딴그루이고 4월에 개화하며 10월에 열매를 맺는다. 목재는 단단하고 냄새가 좋아 용도가 다양하며 잎은 피톤치드를 발산하므로 산림욕 효과가 탁월하다. 일본 특산종으로 남부 지방에서 인공 조림으로 재배한다. 내한성과 내염성이 약하나 대기오염에는 약간 강하다.

임목축적****
숲 전체가 가지고 있는 목재의 양, 즉 나무의 부피를 뜻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산림을 개발하려면 산림 기술자가 임목축적을 포함한 몇 가지 조사를 실시한 다음 개발 방향을 정한다. 나무의 수령에 따라 어느 구역에 있는 나무를 어느 기간에 얼만 만큼 벌채하면 많은 수익을 내면서 산림도 계속 보전할 수 있는지 산정하는 것이다. 임목축적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나무가 빽빽하게 자란다는 뜻이다.

여행 정보
● 산책 시간은 약 2시간.
● 주차장은 협소한 편이다. 음식점과 숙박시설은 백양사 입구의 집단시설지구 쪽에 많이 있고, 방장산 휴양림에서 하루 묵고, 금곡 영화마을이나 백양사 등과 연계하여 여행하는 것도 좋다.
● 장성군 문화관광: 061-390-7224, //tour.jangseong.go.kr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고창버스터미널에서 신기마을행 군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 다음, 80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자가용: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 → 816번 지방도 장성읍 방향 → 898번 지방도 고창 방향 → 축령산 숲길


※ 운영자가 알립니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숲속 걷기여행>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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