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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청약 때 내용을 잘못 기재하면 어떻게 되나?

꼼꼼함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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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청약할 때 단순한 실수로 숫자를 잘못 적은 것인데 혹시 앞으로 일정 기간 청약 자격을 상실하거나 청약통장 자체가 말소되지 않는지 알아봐 달라는 것이 선배 기자의 요청이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재테크 바람이 불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를 뺨치는 정도의 부동산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재건축이나 재개발 투자 수익률을 계산하는 전문가다운 일반인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으면서도 막상 집이나 상가, 땅을 살 때 중개업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 내 집을 언제 팔고 언제 사야 할지, 어느 곳에 분양을 받아야 하고, 청약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지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손해를 봤는데도 어떤 손해를 봤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재산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최소한 기초적인 부동산 상식을 알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나하나 익히다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이 부동산 지식이다. 이 분야를 취재하면서 일반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동산 상식을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


얼마 전 한 선배 기자가 숨넘어가는 듯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사연은 그 선배의 절친한 친구가 은평뉴타운 2지구 아파트에 당첨됐는데 계약할 때 보니 부양가족 수 청약 가점을 잘못 적어 낙첨이 됐다는 얘기였다. 인터넷 청약할 때 단순한 실수로 숫자를 잘못 적은 것인데 혹시 앞으로 일정 기간 청약 자격을 상실하거나 청약통장 자체가 말소되지 않는지 알아봐 달라는 것이 선배 기자의 요청이었다. 만약 일이 잘못되면 그 친구가 10년간 공을 들였던 내 집 마련 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하소연도 곁들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했는데요?”

“가점을 69점으로 적어 청약해 당첨됐는데 알고 보니 64점이라는 거야. 착각해서 부양가족 수를 잘못 계산했던 거지. 커트라인이 68점이라 제대로 적었다면 당첨될 수 없었어. 내 친구 말이 이번에 분양받지 못하는 것은 괜찮은데 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것이지.”

그 말을 듣고 국토해양부 주택 공급 정책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취재 결과 다행히 선배 친구는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사례에 속했다. 다음은 국토해양부 담당자의 답변.

“그러니까 가점 계산을 할 때는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자신이 없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요. 하지만 청약 과정에서 단순한 실수로 청약 가점을 잘못 기재했다면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부양가족수를 잘못 계산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잘못했는지 증빙서류 확인과 소명을 거치면 큰 불이익을 면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속이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이 인정되면 금융결제원에 통보되고 당첨자 명단에서 삭제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당첨 사실 자체가 사라지면서 결과적으로 청약통장을 쓰지 않은 것으로 되는 것입니다. 다만 금융결제원은 실수한 사람이 소명한 가점 점수 입력 오류 내용을 기록해 둡니다. 그렇지만 다음에 청약하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청약 통장이 말소되거나 청약 자격을 제한받나요?”

“고의로 조건을 조작했다고 판단되면 법에 의해 청약통장이 말소됩니다. 고의성을 판별하는 기준은 아주 간단합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없는 사안이지요. 우선 집을 가지고 있는 유주택자가 무주택자로 속여 신청했을 때는 당첨 취소뿐 아니라 청약통장을 말소합니다. 또 거주 지역이 경기도이면서 서울이라고 적으면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1순위가 아니면서 1순위로 청약하면 다음에 청약통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주의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주택 소유 여부와 거주 지역, 청약 순위는 반드시 정확하게 파악해 기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 외에 단순 기재 오류라든가 착오는 증빙 서류와 소명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답변을 선배에 자세하게 전달해 주었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친구에서 다음부터 조심하라고 충고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청약통장은 새 아파트를 마련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한번 사용해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통장 가입자들은 심사숙고한 뒤 자신이 원하는 단지를 선택해 청약한다. 그런데 의외로 이렇게 중요한 청약통장 사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청약할 만한 유망한 단지에만 신경을 쓸 뿐 구체적인 청약 절차를 등한시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과 관련한 지식은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 수 있고 부동산 지식을 전하는 책들도 많다.


청약과 관련해서도 절차를 포함한 다양한 내용을 전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청약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소한 이 사이트를 가끔은 들어가 보는 것이 필요하다. ‘ www.apt2you.com’라는 사이트가 그것이다. 여기에는 청약통장의 종류와 현재 청약을 받고 있는 단지, 경쟁률 등 청약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특히 사업 주체 코너 부분의 자료실 란을 검색하면 청약과 관련해 아리송한 정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가점 점수 단순 오류에 따른 계좌 부활 안내, 사업 주체 파산 시 계좌 부활 안내, 입주자모집공고의뢰 절차와 사업주체 확인사항 등 알아둬야 할 유용한 정보가 쌓여 있다. 선배 친구는 이중 당첨자의 청약 순위 자격과 가점 점수 확인결과에 대한 조치사항, 청약 가점제 관련 문의 부분을 보면 대략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국토해양부 ?당자의 답변을 듣지 않았어도 이 사이트를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사이트에는 심지어 투기과열지구와 과밀억제권역 지정현황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다른 사안들도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청약통장과 관련해 꼭 알아 둬야 할 기초 지식을 한번 생각해 보고 넘어가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이미 800만 명을 넘어섰다. 만능 통장으로 알려진 종합저축이 나오기 전에는 청약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이 분리돼 있었다. 청약저축은 무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고 청약부금과 청약예금은 누구나 보유할 수 있는 통장이었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급한 공공 주택용지에 건립되는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고 청약부금과 청약예금은 공공뿐 아니라 민간 건설사들이 주택 용지를 조성해 공급하는 아파트에 청약이 가능하다. 종합저축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청약하는 사람은 아직 청약저축과 청약예금통장을 사용하고 있다. 종합저축 가입자 중 1순위가 되려면 2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청약저축은 가입기간과 납입액이 많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고 청약예금은 청약 가점이 높으면 원하는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보금자리주택 사전 예약은 85㎡ 이하 주택만 공급하기 때문에 청약저축 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었는데 서울 강남 세곡이나 서초 우면 지구는 경쟁률이 높아 당첨 가능한 납입액이 1400만 원이 넘어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월 최대 금액인 10만 원씩 납입한다 해도 청약저축통장을 10년 넘게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청약예금은 가입 2년이 지나고 지역별로 정해진 일정 금액 이상을 납입해 놓으면 1순위가 된다. 청약 경쟁률이 높으면 1순위 자격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가입 기간과 부양가족 수, 무주택기간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즉 청약 가점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만점은 84점이다. 만점을 받으려면 가입기간 15년(32점), 무주택 기간 15년(17점), 부양가족 수 6명(35점)이어야 한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이 보다 짧으면 1년마다 1점씩 빠지고 무주택 기간은 2점씩 감점된다. 부양가족은 1명이 줄 때마다 무려 5점이나 떨어진다. 부양가족수가 그만큼 중요하다. 선배 친구가 잘못 기재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면 스스로 점수를 계산해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가점제에서 가점이 낮은 사람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전용 85㎡를 기준으로 이보다 작은 면적은 가점으로 75% 당첨자를 가리고 추첨으로 25%를 뽑는다. 85㎡보다 큰 아파트는 가점과 추첨이 각각 50%로 비중이 똑같다. 가점제를 통해 먼저 당첨자를 선발한 뒤 여기서 떨어진 사람들을 모아 추첨하기 때문에 여전히 청약 가점이 높은 사람이 유리하다. 사실 이런 내용은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동산 상식이다. 부동산 정보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작은 관심만 갖는다면 누구나 부동산 문맹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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