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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온 민석, 드디어 그림을 읽다!

「최후의 심판」,「천지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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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의 하이라이트인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과 천장화 「천지창조」를 보았다. 300~400명의 사람이 홀 안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벌떼 같았다. 다들 천장을 올려다보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 이탈리아 | 로마에서 만난 명작들

이 정도는 참아야지!

바티칸의 하이라이트인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과 천장화 「천지창조」를 보았다. 300~400명의 사람이 홀 안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벌떼 같았다. 다들 천장을 올려다보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잠깐 동안 올려다보는 것도 목이 아픈데 미켈란젤로는 도대체 어떤 자세로 어떻게 이 그림을 그렸을까?

“정말 이렇게 크고 멋있을 줄은 몰랐어요! 근데, 목이 무진장 아파요. 아빠는 안 아파요?”

민석이 나이답지 않게 자기 뒷목을 손으로 꾹꾹 누른다.

“이런 게 명화를 직접 보는 재미야. 아무리 책에서 이 그림을 자주 본다고 해도 지금 같이 뒷목 당기는 경험을 할 순 없겠지?”

천국과 지옥의 경계를 가르기

16세기 중반 종교개혁으로 가톨릭교회가 붕괴되어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티즘루터, 칼뱅 등이 주도한 종교개혁의 중심 사상이 대립하는 양상을 띠게 된다. 당시 교황이었던 클레멘스 7세는 실추된 가톨릭의 권위를 바로 세움으로써 프로테스탄티즘을 배척하고 싶었다. 그가 미켈란젤로에게 시스티나 대성당의 벽화를 의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미켈란젤로는 이를 거절했으나 클레멘스 7세의 뒤를 이은 바오로 3세의 위촉을 받아 결국 「최후의 심판」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최후의 심판」의 중심에는 예수와 그를 보좌하고 있는 마리아가 있다. 다른 종교화와 달리 「최후의 심판」에 등장하는 예수는 엄숙하고 냉정하며 수심에 찬 모습이다. 예수의 이러한 모습은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음울하고 비극적으로 몰고 간다.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시스티나 성당 제단 벽에 프레스코, 1534~41, 시스티나 성당, 로마

이 그림은 예수를 기준으로 ‘상, 중, 하’ 세 부분으로 나뉜다. 상단에는 천사들과 함께 예수님의 고난을 나타내는 십자가, 가시관, 채찍, 책형 기둥이 그려져 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곧 시대가 기다리던 메시아임을 말하고 있다. 중간 부분에는 오른손과 왼손으로 천국과 지옥의 경계를 나누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순교자들과 성경 속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수님 옆에 있는 마리아는 심판받는 영혼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선처를 요구하는 듯하다. 예수님을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은 복음을 전파하다 죽은 인물이거나 예수님의 교리를 가르치던 사도들이다. 순교자들 양옆에는 구약 성경의 여선지자들과 인물들이 보인다.

“아빠, 사람들이 들고 있는 물건이 중요할 것 같아요! 혹시 그때 받았던 형벌을 상징하는 거예요?”

민석은 꽤 정확하게 그림을 보게 되었다. 보람을 한껏 느끼면서 나는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최후의 심판」 부분 확대

“열심히 봤구나. 마리아의 발치에 석쇠 불에 살을 지지는 형벌을 받고 순교한 라우렌시오 부제가 보이니? 그리고 예수의 바로 밑에 있는 순교자 바르톨로메는 인두겁을 들고 있어. 이것은 그가 살가죽이 벗겨지는 형벌을 받고 순교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거야. 그런데 바르톨로메에게서 흥미로운 점은 그가 가진 인두겁이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는 것이지.”

“응? 왜 그래요? 자기 얼굴인데…….”

“바르톨로메가 들고 있는 인두겁은 화가 자신인 미켈란젤로의 얼굴이래. 이 시기 미켈란젤로는 허무주의에 빠져 있었어. 조각가인 자신이 회화에 긴 시간을 들인 것에 대한 속죄하는 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더구나. 또 그는 삐뚤어진 얼굴을 그려 넣었는데, 이는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것으로 미켈란젤로가 오랜 시간 동안 천장화 작업을 하면서 비뚤어진 자신의 목을 표현했다는 추측도 있어.”

하단부의 중심에는 나팔을 불고 있는 일곱 천사가 있다. 이는 요한 계시록의 구절을 표현한 것으로 천사들은 나팔을 불며 심판을 알리고, 죽은 영혼들은 무덤에서 깨어나 천국 혹은 지옥으로 가고 있다. 하단 오른쪽 모서리에 있는 지옥의 입구에는 문을 지키는 미노스가 기다리고 있다. 미노스의 모델은 당시 교황의 의전관이었던 체세나 추기경인데, 여기에 얽힌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미켈란젤로가 작업을 하고 있을 당시 체세나는 모든 사람이 나체로 그려진 「최후의 심판」을 보고 목욕탕에나 어울리는 그림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체세나에게 원한을 품게 된 미켈란젤로는 그를 지옥의 문지기 미노스로 표현해 복수한 것이다. 그림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미사를 드리는 성당에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결정했다. 그래서 미켈란젤로의 제자인 볼테르를 시켜 은밀한 부분을 가리는 수정작업을 하게 했다.

「최후의 심판」에 나오는 391인의 등장인물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모두들 조각상처럼 완벽한 근육과 비례를 가지고 있다. 미켈란젤로 후반기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심지어 여성조차도 우람한 근육의 몸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미켈란젤로가 동성애자가 아니었느냐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단순한 색채로 표현해 회화적 특성을 죽였고, 그 대신 조각처럼 기념비적인 웅장함을 극대화하려 했다. 결국 이 작품에서 미켈란젤로는 조각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려 했던 것이다.

***

art in ads 13 ★ 신이 내려 준 것은 무엇일까?




고전의 명화들 가운데 가장 많이 광고에 사용되는 작품은 아마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일 것이다.

「천지창조」는 여러 영화에서 소통과 교감을 나타낼 때 마치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재료이다. 짐 캐리 주연의 영화 <브루스 올 마이티>, 일본의 히트작 <데스노트>, 라희찬 감독의 데뷔작 <바르게 살자>, 세기의 명화 <E.T> 등에서도 「천지창조」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또 기업 CF를 만들며 세계적인 명화들을 활용한 LG도 여러 명화와 함께 「천지창조」를 활용했다. 천상의 신과 아담의 손가락이 맞닿는 대신, LG에서 만든 휴대폰이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설정이다. 이렇게 LG는 여러 명화들을 맥락에 맞게 제품 광고에 사용하며 ‘예술작품을 생활 속으로’라는 긍정적이고 예술적인 이미지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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