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예스 책꽂이 >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아빠가 새로 데려온 노예는 일을 하지 않는다.
고것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 엄마가 말했다.
그 노예는 농장이 마치 자기 것이라도 되는 듯 둘러본다.
때때로 부엌에 오기도 한다.
그러고는 먹을 것을 달라고 한다.
찬장에서 직접 꺼내 먹을 때도 있다.
오늘 오후에 엄마와 나는 창 밖을 내다보는데,
그 노예가 우리 집으로 오고 있었다.
뒷문으로 말이다.
엄마와 나는 그 노예를 기다렸다.
다시 한 번 그 노예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니가 여기에 왜 있지?
노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건방지게 쳐다보지 마!
엄마가 불같이 화를 냈다.
엄마가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모습은 처음 봤다.
엄마는 몸을 숙였다가
신발 한 짝을 벗어
노예의 얼굴을 때렸다.
하이힐의 굽이 노예의 뺨 속에 쑥 박혔다.
피가 흘렀다.
노예가 비명을 질렀다.
엄마는 노예를 계단 밑으로 홱 밀어젖혔다.
흐뭇한 얼굴로 엄마가 말했다.
어쨌거나 저게 이젠 예쁘지 않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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