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예스 책꽂이 >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내 침대는 정말 멋지다.
침대에는 차양도 있다.
푹신하고 포근하다.
침대에 있으면 언제나 편안하다.
난 언제나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내 모습이 어떨까,
가슴은 어떻게 바뀔까, 하고 말이다.
내 가슴도 엄마처럼 되면 좋겠다.
엄마는 무척이나 당당하다.
엄마 가슴은 멋지다.
자꾸만 엄마 가슴에 눈길이 간다.
오늘 아침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집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난 먼 훗날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아주 멋진 어떤 것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다.
문이 열릴 때까지 그랬다.
문이 쾅 닫혀 버리자,
꿈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침대는 이제 푹신푹신하지 않았다.
편안하지도 않았다.
난 일어나 앉았다.
베개며 쿠션이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꼬꼬가 방안에 서 있었다.
꼬꼬는 새까매서,
얼굴색이 창백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될 수가 없다.
하지만 꼬꼬는 부들부들 떨었다.
꼬꼬는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잘 알았다.
침대 옆에 채찍이 없었다.
만일 거기 있었다면 꼬꼬에게 휘둘렀을 것이다.
감히 내 꿈을 빼앗아가다니!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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