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8월의 볕에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누군가가 적당량의 빛을 재어서 덜어놓은 것 같았고 어떠한 감정을 이입하여 바라본다 해도 그 이상의 것이 번져오지 않는 볕이었다. 덕분에 여행지에 도착한 나는 심하게 울렁거리지도 심하게 건조하지도 않았다.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전철을 탔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흥분으로 살짝 올라간 입 꼬리를 가진 여행객은 나뿐이었다. 순전히 개인적인 시선이지만 간간히 여행 가방을 들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같았다. 그들의 일상으로 흡수되는 나의 여행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시선일까. 나의 시선처럼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심정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과 낯섦이 주는 긴장을 동시에 겪을 수 있는 여행은 별 다섯 개짜리 영화를 동시상영으로 보는 것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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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연> 저11,700원(10% + 5%)
내 마음의 방 하나, 당신, 여행, 그리고 '산뽀 간사이' 순정한 글과 여운이 있는 사진으로 간사이를 가장 감성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일본의 교토, 오사카 인근을 간사이 지방이라 부르는데, 도쿄의 번잡함을 벗어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곳은 이국적인 풍경과 일상의 편안함을 모두 갖춘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