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써야하는 포구 이야기
연필을 쥔 아버지의 손은 얼마나 떨렸을까. 필체가 좋아 군에서도 수기를 담당했다는 아버지는 몇 번이고 이름을 고쳐 쓰고 지우고 다시 적었을 테다. 늦은 밤, 기관실의 불을 켜고 옥편을 뒤져보았을까. 점을 친다는 늙은 선원에게 쌈짓돈이라도 건넸을까. 몇날 며칠을 고민하던 나의 이름은 바다 위에서 완성되었다. 그 이름은 스페인의 항구에서 또다시 바다를 건너 부..
포구는 바다로 통하는 문턱이다.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실전화기다. 조용히 말을 건네면, 줄을 떨리게 해서 소리를 전달하는 이 오래된 방식이야 말로 이곳과 저곳을 연결하는 투명한 통로이다. 포구는 바다로, 섬으로 가기 위한 선착장이며, 그리운 사람을 기다리는 대합실이다.
바다소년의포구이야기 포구 오성은 등록일: 2014.09.10
스페인의 국경에 자리한 이 포구 마을은 카탈루냐의 전통요리를 제대로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파리에서 바르셀로나로 열차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과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그저 스치기만 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20세기의 중요한 미학자인 발터 벤야민을 알고 간다면, 여행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바다소년 바다소년의 포구 이야기 오성은 스페인 포르부 등록일: 201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