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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보이즈, 대중의 뇌리로 향하는 도약대

더 보이즈(The Boyz) <CH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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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구성이라는 메리트는 확실히 존재하지만 그룹의 색깔이 명명하지 않기에 결국 기시감이 비교적 크게 다가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2020.10.28)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가자면 하나는 이들이 벌써 3년 차 아이돌이라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지금껏 완성도 높은 곡들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보이즈'라는 그룹을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뷔의 풋풋한 소년에서 'Reveal'로 보여준 성숙한 모습까지, 성장형 이미지를 취하면서 착실하게 정석대로 나갔으나 도약대 앞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틀 'The stealer'는 팀의 돌파구를 마련한다. 경연 프로그램 <로드 투 킹덤>의 'Checkmate'에서 가능성을 확인하여 밀고 나간 묵직한 사운드에 드럼 비트와 베이스라인이 비장하게 더해져 타격감이 다부지다. 청량감을 잔뜩 머금은 'Whiplash'는 4집 <DREAMLIKE>의 타이틀 'D.D.D'의 연장선으로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는 경쾌한 중독성을 지녔다. 대중적으로 잘 들리면서 한 컨셉이나 장르로 치우치지 않은 곡들로, 여기서 상승 곡선을 향한 도움닫기의 순간을 캐치할 수 있다.

해외 작곡자들의 참여로 전반적인 앨범은 탄탄한 만듦새를 자랑하나, 타 보이그룹의 익숙한 잔상이 스쳐 지나간다는 점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켄지의 손을 거친 'Shine shine'의 보컬 레이어링은 엑소, NCT의 향취를 물씬 풍기고 특히 'Insanity'의 도입부는 NCT U의 'Baby don't stop'이 아른거린다. 안정적인 구성이라는 메리트는 확실히 존재하지만 그룹의 색깔이 명명하지 않기에 결국 기시감이 비교적 크게 다가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군더더기 없는 결과물을 선보이며 그들의 영역을 탐색하는 과정을 내비친다. 이렇다 할 신선도나 충격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슈트를 걸친 어른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가 상투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매끈한 노래가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완만한 그래프를 이어가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결정적인 수에 힘을 실을 필요가 있다. 대중의 뇌리에 '가장 깊숙한 곳'에 닿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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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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