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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인터뷰] 『엄마 왜 안 와』
<월간 채널예스> 2018년 9월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현실이 실질적으로 변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2018. 09. 04)
나는 집에서 육아에 시달리는 엄마나 직장을 다니며 아이에게 부채감을 갖는 엄마나 모두 일하는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현실이 실질적으로 변하길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고자 했습니다. 그림책의 매력은 명징하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엄마가 왜 늦는지 말해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마지막 책장 뒷면에 그려진 가족들처럼 우리는 누군가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을 모두 동물로 표현했습니다. 엄마를 제외하고 동물로 등장하는 직장 동료들이 둘러앉아 회의하는 장면을 그리며 동물의 단순한 특성을 캐릭터에 맞게 활용하자는 의도였습니다. 이 장면은 가장 처음 채색을 완성했고 그림의 순서와 상관없이 빨리 그려 보고 싶은 장면이었습니다. 묵묵히 일하다 시계를 언뜻 시계를 보는 곰 아줌마와 커다란 귀를 축 늘어뜨린 토끼 씨, 그리고 꽥꽥거리는 오리 상사. 무겁거나 이해하기 힘든 회사의 분위기와 이야기의 구성을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기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동물들이 길을 잃었다는 표현이 내심 마음에 들었습니다. 묘안도 없는 지루한 회의를 반복한다는 직장 다니는 친구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고, 회의가 지루할수록 엄마는 더 아이에게 가고 싶어질 것 같았거든요.
이 책이 자주 늦는 엄마가 늘어놓는 변명을 하기 위함도, 아이에게 기다림을 강요하는 책도 아니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좀 더 친근한 캐릭터와 판타지를 넣어 간결하게 엄마가 늦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이 무거울수록 명랑한 목소리로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할까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좀 더 크고 화려하게 그려야 하지 않을까 몹시 고민했지만 우리의 일상은 늘 비슷하고 덤덤하고 소박하지 않을까 싶어서 일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엄마가 무사히 집에 도착하기 전 뭔가 작은 장치가 있었으면 했습니다. 장치라기보다는 내가 엄마에게 주는 작고 작은 선물이 아닐지. 고작 인공의 불빛이지만 엄마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며 가로등을 살짝 밝혀 두었습니다. 집으로 오기 전 마트에 들러 장을 보는 장면, 그 다음 밤하늘을 이고 달리는 엄마들을 그렸습니다. 부족하지만 대한민국을 사는 요즘 엄마들에게 보내는 나의 작은 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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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엄마, 당신을 응원합니다 일하는 엄마들에게 현실은 꽤 냉혹합니다. 아이가 밤에 혼자 집에 있는 건 일상적인 일일 테지요. 엄마는 밖에서 일하는 내내 마음 한쪽으로 아이의 안위를 걱정하고, 아이는 엄마가 올 때까지 길다면 긴 시간을 혼자 지내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할 겁니다. 이것이 맞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