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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월드컵을 연다면?

러시아 월드컵 기념 토너먼트 진출 국가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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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의 개최국인 러시아의 문화는 톨스토이의 문학과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 샤갈의 미술로 충분한 설명이 가능하지만 대중음악을 빼놓기 섭섭하다. (2018. 07. 27)

러시아 월드컵이 끝났다. 이번 월드컵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을 남겼는데, 개막식 공연을 펼친 로비 윌리엄스의 만행을 시작으로 스페인을 상대로 한 호날두의 해트트릭, 최초로 도입된 VAR의 엄청난 활약, 프랑스 골키퍼 요리스의 잠자리 선방 등 경기 내외의 해프닝이 전 세계인의 희로애락을 담당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즘도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고자 특집을 준비했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16개국 중 축구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강국의 위치에 있는 일곱 나라의 음악에 대한 특집이다. 비교적 우리나라와 음악적으로 친근한 잉글랜드와 일본 등 몇몇 나라들은 리스트에서 제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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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어서와, 러시아 힙합은 처음이지?

 

이번 월드컵의 개최국인 러시아의 문화는 톨스토이의 문학과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 샤갈의 미술로 충분한 설명이 가능하지만 대중음악을 빼놓기 섭섭하다. 러시아 록의 시초이자 빅토르 최의 밴드 키노(Kino)부터 여러 광고에 사용된 'Mi Mi Mi'의 주인공 세레브로(Serebro), 레즈비언 컨셉으로 유명한 타투(t.A.T.u) 등, 익숙한 뮤지션들이 다수. 인터넷 밈으로 유명한 '아쟁총각' 비타스(Vitas) 또한 러시아의 대중 가수이다.

 

의외로 힙합이 발달했다. 미국에서 최초의 힙합 히트곡인 슈가힐 갱(The Sugarhill Gang)의 'Rapper's delight'가 발표된 지 고작 5년이 지난 1984년에 시작된 러시아 힙합은 말치니시크(Malchishnik)와 카스타(Kasta), 배드 밸런스(Bad Balance) 등 여러 뮤지션들을 통해 발전했다. 러시아어 특유의 억양 때문에 영미권 힙합과는 색다른 멋이 있는 러시아 힙합은 현재도 미국 못지않은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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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전통의 팝 강국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8강 대결은 대중음악으로 따지면 결승전이었다. 독일, 멕시코 등 아예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 그 전설의 비틀스에 이어 전 세계 3억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역사상 최고의 팝 밴드 아바(ABBA)만으로도 게임 끝이다. 현역 선수 맥스 마틴(Max Martin)' 역시 살아있는 전설로, 그가 만든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만 22개에 톱텐 히트곡만 69개를 기록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부터 케이티 페리,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최고의 팝스타들에겐 언제나 맥스 마틴의 곡이 있었다.

 

메인 투톱만으로도 메시와 호날두 격인데 서브 멤버들까지 든든하다. 우선 아바의 아그네사와 프리다를 잇는 로빈(Robin), 리케 리(Lykke Li), 토브 로(Tove Lo), 자라 라슨(Zara Larsson) 등 독특한 개성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뒤를 받친다. 여기에 스웨덴은 EDM의 강국으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비치(Avicii)부터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Swedish House Mafia)의 3대장(악스웰, 인그로소, 스티브 안젤로)과 알레쏘(Alesso) 등 스타 DJ들의 고향이다. 앗 마지막으로, 최후방 골키퍼로는 헤비메탈 속주계의 전설 잉베이 맘스틴(Yngwie Malmsteen)을 빼놓을 수 없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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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콜롬비아와 스페인이 맞붙으면 샤키라는 어딜 응원할까

 

샤키라(Shakira)는 콜롬비아의 대중음악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가수다. 'Whenever, Wherever'를 필두로 빌보드 차트 1위에 빛나는 'Hips don't lie', 'Underneath your clothes' 등 다수의 곡들을 히트시키며 2000년대 라틴 팝 열풍을 이끈 샤키라는 콜롬비아가 낳은 대표적인 팝 스타. 샤키라와 축구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공식 주제가 'Waka waka (This time for Africa)'를 불렀을 뿐만 아니라, 남편이 스페인의 유명 축구선수 헤라르드 피케(Gerard Pique). 또한 최근 < Isolation >을 발매하며 인지도를 얻은 칼리 우치스(Kali Uchis)도 주목할 만하다. 곧 열릴 음악 페스티벌 '사운드 시티'에서 우리나라 관객들과 만난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이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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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이름보단 목소리? 의외의 레전드도

 

덴마크 가수 중 국내에 가장 유명한 가수는 유로댄스 그룹 아쿠아(Aqua)다. 이름은 몰라도 노래는 들어봤을 그 유명한 'Barbie Girl'의 주인공. 2015년 최고의 히트곡 메이저 레이저(Major Lazer)의 'Lean on'과 후속 싱글 'Cold water'에서 몽환의 목소리로 스타가 된 모(MO) 역시 이름보다는 목소리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콜라보레이션으로 유명하지만 차가운 듯 뜨거운 일렉트로팝의 'Kamikaze', 'Final song' 등의 히트곡도 보유하고 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노래한 '7 Years'의 밴드 루카스 그레엄(Lucas Graham) 역시 덴마크에서 나고 자랐다. '묵직한 리더'가 없다고? 메탈리카의 정신적 지주인 드러머 라스 울리히(Lars Ulrich)가 있다. 덴마크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미국으로 이민 온 후 메탈리카를 결성한 그는 전성기 시절 드럼 세트에 덴마크 국기를 꽃아놓는 것으로 본인의 정체성을 과시했다. 지난해에는 대중음악계의 공헌을 인정한 덴마크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으며 '국민 영웅'의 위치에 올랐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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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라틴 팝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정열의 나라 스페인은 긴 음악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예부터 각 지방마다 고유한 전통음악들이 발달, 집시 문화와 융합되어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로 뻗어나갔다. 그중 16세기경에 등장하여 현재까지 스페인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플라멩코(Flamenco)가 대표적이다. 또한 스패니시 기타의 다채로운 리듬과 특유의 서글픈 멜로디는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라틴 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이 배출한 대형 팝스타로서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출신이다!)와 그의 아들 엔리케 이글레시아스가 있다. (이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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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삼바축구에서 보사노바축구로

 

화려한 개인기로 비롯된 '삼바축구'란 이름과 함께 오랫동안 축구 강국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브라질은 상당히 풍요로운 음악적 패러다임을 갖추고 있는 나라다.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과 조앙 질베르투(Jo?o Gilberto) 등 보사노바의 선구자들과 호베르뚜 까를로스(Roberto Carlos)와 질베르투 질(Gilberto Gil), 까에따누 벨로주(Caetano Veloso) 등 MPB(M?sica popular brasileira, 브라질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들은 이름 그 자체로 브라질이 음악 강국임을 증명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 독재 정권에 대항하여 일어난 문화 운동 트로피칼리아(Tropic?lia)는 브라질의 음악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트로피칼리아는 삼바와 보사노바를 기반으로 재즈와 레게, 록 등 다양한 장르들을 혼합시키는 실험을 통해 MPB의 초석을 마련, 이는 1970년대의 사이키델릭 록과 펑크, 1980년대의 헤비메탈 등 브라질리언 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록 밴드로서는 헤비메탈에 브라질 특유의 그루브를 가미한 세풀투라(Sepultura)가 있다. (이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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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엘 마리아치(El Mariachi)의 고장

 

방탄소년단이 'Airplane pt.2'에서 언급한 '마리아치(Mariachi)'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전통 음악 양식이다. 챙 넓은 모자 솜브레로(Sombrero)를 쓴 네 명 이상의 연주자들이 기타, 트럼펫, 바이올린 등을 연주하며 자유로이 방랑하는 이 음악은 영화 < 엘 마리아치 > 시리즈와 올해 초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 코코 >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18세기부터 시작됐다고 알려진 마리아치는 2011년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며 그 고유함을 인정받았다.

 

라틴 팝에서도 멕시코는 루이스 미겔(Luis Miguel), 후안 가브리엘(Juan Gabriel)의 고향이지만 현대 대중음악에서는 약세다. 라틴 록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하나로 군림하는 카를로스 산타나(Carlos Santana) 정도가 떠오른다. 최근에는 'Havana'의 주인공 카밀라 카베요가 있다. 쿠바에서 태어났지만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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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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