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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무용으로 안동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

무용가 탐구 김나영 안동아리예술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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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은 현재 일어나는 지금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사후에도 그저 그런 작품으로 남게 되는 거죠. 거창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아무도 이해 못하는 예술세계에만 빠져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소통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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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안동시 정상동 택지개발을 위해 묘를 이장하던 중 미이라 한구가 발견되었다. 1586년 6월 아내가 남편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와 함께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엮은 미투리가 있던 안동의 실존인물 ‘원이엄마’스토리는 연극으로 뮤지컬로 무용의 주제가 되었지만 그 미이라와 애틋한 사랑의 편지만큼 감동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국립무용단 출신의 한국무용가 김나영 씨가 이끄는 안동아리예술단이 같은 모티브로 <죽음도 갈라 놓지 못한 사랑>이란 춤 작품을 만들었고, 이것이 안동 브랜드의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안동유교랜드 원형극장에서 상설 레파토리화(2월 25일부터 3월 26일까지 매 주말)했고, 또한 지난 4월 1-2일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웅부홀에서 그 결산무대를 가졌다. 민간단체 작품의 상설무대화가 불가능한 현실에서 큰 일을 낸, 2002년 12월 창단한 아리 예술단의 김나영 안무가를 탐구해봤다.

 

무용계는 장기 공연의 무덤 같은 곳인데, 선생님께서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으로 10회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가을에 또 16회 공연을 하신다지요? 


네. 9월 경 안동 유교랜드 원형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입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사우스베일로 대학의 초청으로 갈라공연 차 다녀왔어요. 반응이 매우 좋았고, 작품 전체 영상을 요청받았어요. 8월경 LA 공연도 타진 중이에요.

 

안무자에게는 효자 작품이 된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을 하게 된 경위는? 


근 450년 전 안동의 실존 여인의 미이라, 사랑의 편지와 머리카락과 삼을 꼬아 만든 미투리, 대단한 화제거리 아닙니까. 뮤지컬, 연극 등 여러 장르가 작품화 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지역 고유의 문화적 예술적 상상력과 창의성이 조화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안동 시를 찾아가 열심히 설득했어요. 지역 고유의 문화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요.

 

2016년 첫 공연은 지원을 받아서 한 것인가요? 


경상북도에서 1억. 안동시에서 1억을 받아 작년 8월 공연을 하는데 관객들의 평가가 너무 좋았어요. 홀대하던 시공무원들도 무용 작품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해 주었고요. 그때 전통예술지역브랜드로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어 올해 상설공연(10회)을 하게 되었습니다.

 

금년 공연을 위해 보완을 했나요? 


기본 구성은 그대로였어요. 초연 때 예산이 지연되면서 작업시간이 좀 빠듯했어요. 그래서 무용수들간의 호흡과 동작의 디테일에 더욱 신경을 썼습니다. 관객들로부터 ‘아름답다, 감동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스토리가 알차 지루할 틈이 없었다.” “감정과 몸짓 하나하나에 감정 이입이 너무 멋졌다.” “무용극의 새로운 별견! 지역의 새로운 문화창출 기대!” 등 평가단의 후기도 있었어요.

 

관객으로부터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김사라 선생의 대본이 너무 훌륭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또 한국무용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융복합적 무용극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몰입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작품 주제의 모티브를 자신의 머리카락을 엮어 만든 미투리로 상정했습니다. 그것을 불멸의 사랑의 심미적 상징으로 형상화하여 무용극화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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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를 배가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안동박물관에 공연기간 중 유물을 같이 전시하자고 제안했어요. 성사되지 못했지만, 감동을 배가 시키고 안동 브랜드를 각인할 수 있다고 봐요. 

 

작품을 안무할 시 모든 동작들을 다 주나요?


네. 동작의 시범을 일일이 보여줘요. 간혹 남성무용수들이 하는 동작도 카운트를 세서 호흡까지 정확하게 전달해요. 공연을 위한 연습을 위해 서울과 안동을 오가며 3개월 동안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어요.

 

무용수들이 힘들어했겠어요. 


디테일부터 하다못해 호흡하는 시간까지 체크하다보니 무용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동작을 주고 요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떻게 느꼈는데요?


프리랜서 무용수들이 때로는 작품의 주제와 성격을 무시한 채 무대에서 항상 똑같은 동작/춤을 추는 모습이 발견되잖아요. 그런 현상이 제게는 충격적이었거든요. 

 

전통무용을 바탕으로 노래와 대사를 넣었기 때문에 대중에게 파고들었지요? 


여러 요인이 있다고 봐요. 저는 대중과 함께 하기 위해 태권무융복합 한국창작춤극을 표방하며 2015년 <함께 아리랑>을 했어요. 태권무와 국악과 영상 그리고 한국전통춤의 융합이었어요. 국립무용단 재직 시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을 하루에 2번씩 관람하며 평론가를 꿈꿀 때도 있었어요. 서울예술단의 무용조감독으로서의 경험도 모두 이번 작품 창작에 도움이 되었어요. 

 

대중을 위한 작업은 누구나 표방하는 것이지만 성공하긴 쉽지 않지요. 


2010년 작품 <손>을 발표했어요. 우리의 삶속에서 매순간 선택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다양한 관계를 회복하고 삶의 질적 변화를 겪게 되는 과정으로 춤으로 풀었는데요. 라이브 연주까지 했지만 관객에게 어려웠었다 싶어요.  그때 나만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이라면 굳이 내가 남 앞에서 춤출 필요가 뭐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고, 대중을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2012년 <불멸의 여인 논개>부터 <땅의노래>, 2014년 <물처럼 바람처럼> 그리고 2015년부터 융복합공연으로 <함께 아리랑>, 2016년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함께 아리랑>, 송소희씨와 함께 하신다지요. 어떤 작품인가요? 


송소희 씨와 공연은 아직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 작품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아픔과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오늘의 번영을 일구어낸 한국인들이 미래의 희망과 비상을 향해 다함께 나아가자는 의도로 만든 태권 무용 복합 한국창작춤극입니다. 고난과 시련의 역사를 굳건하게 이겨온 한국인의 위대한 정신문화와 한국의 뛰어난 전통문화자산들을 현대적 감각의 대중예술과 융복합적으로 구성하여 한국의 근대사의 각 시대마다 사랑, 수난, 분단, 갈등, 도약, 비상, 환희 등 다양한 스토리를 통해 ‘태권무’와 함께 우아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전통우리춤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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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작 중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것은요? 


<땅의 노래>와 <불멸의 여인 논개>입니다. <땅의 노래>는 사람은 땅에서 태어나 그 몸은 땅으로 돌아갑니다. 허나 그 영혼은 하늘로 돌아가죠. 땅에 감사하고 하늘을 경배하면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봤습니다. 그리고 <불멸의 여인 논개>에서는 논개가 기생으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몰락한 양반의 딸로서 최경회의 후실이었죠. 임진왜란 때 조선의 지배층은 자신들의 안위를 구하는데 급급할 때 자신을 죽이면서 수많은 생명들을 살리려 한 논개의 이야기를 작품화하였습니다.

 

왜 무용극이 관객과의 소통을 꾀한다고 생각하나요?


일단 무용극은 명확한 줄거리가 있고, 기승전결을 따라가며 전개되는 몸의 언어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깊이 한다고 생각되어요. 사실 건축물이나 미술작품, 클래식음악 등은 사후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무용은 현재 일어나는 지금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사후에도 그저 그런 작품으로 남게 되는 거죠. 거창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아무도 이해 못하는 예술세계에만 빠져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소통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대작에만 드라마가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살풀이춤>이나 <승무>에도 기승전결이 있는데요. 작품에서 길이가 중요하다고 생각나요? 


제자들에게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다른 사람을 만나 이런 이야기는 처음입니다. 전 춤 자체가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춤은 육신과 호흡이 하나가 되어야지만 이루어지고 호흡은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것입니다. 호흡을 하면 살아있는 것이고 호흡이 멈추면 죽음의 길에 들어선 거잖아요. 이 모든 게 하나의 매개체이며 삶과 죽음이기에 하나의 드라마로 봅니다. 

 

극무용은 국립무용단원 생활에서 절대적 영향을 받았겠어요. 


네. 78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극무용의 대가 송범 선생님 밑에서 시작해서 18년간 그분의 춤 기법을 배웠어요.

 

이대에서 철학을 전공하셨는데요? 


네. 이대 철학과를 다녔어요. 그런데 어릴 때 안동에서 어머니의 배려로 무용과 장구를 오숙자 선생에게서 배웠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무용을 배우지 못하게 하시더라고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오태석 선생의 드라마센터 작품 오디션에서 낙방했었어요.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에 다니면서 연극활동을 하다가 윤자영, 김숙자 선생에게서 잠깐 춤을 배우고 강선영 선생에게 본격적으로 춤을 배워 국립무용단에 입단을 했습니다. 송범선생은 당시 좋은 선생님들을 모셔와 특강을 받기도 했죠. 최현선생이 부임해서 올린 작품 <시집가는 날>에서는 ‘어린신랑’ 역을 했었어요.

 

강선영춤보존회의 부회장이시지요?


강선영 선생의 움직임이 굉장히 크고 볼륨감이 있는 춤을 좋아해요. 호흡과 몸을 다이나믹하게 사용을 하기에 확대와 팽창의 폭이 커서 선이 굵어 제가 좋아합니다.

 

서울에 매주 올라오시는 이유는요? 


강동구립예술단을 제가 2002년에 만들었습니다. 남편도 안동에서 공연 활동이 많으니 이제는 구립예술단 활동을 접길 원해요. 하지만 소속단원들과의 작업을 저버릴 수가 없어요. 제가 그곳에서 활동을 하면서 만들어온 소품들이 지금의 작품을 만들게 된 단초역할을 했거든요. 이런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씨앗의 역할을 했던 예술단과는 좋은 안무자가 올때까지는 떠난다는 마음을 가질 수가 없네요. 

 

왜 국립무용단을 떠났나요? 


서울예술단 조감독으로 가면서였습니다. 가무악을 하는 서울예술단 시절이 참 좋았어요. 춤이 작은 우주라면 내가 바라보고 내가 하는 작업은 그 거대한 우주 안의 한 일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3개월간 잠을 제대로 안 잘 정도로 열정적인가 봐요. 몸을 움직이기 싫을 때도 많죠. 특히 40대에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에너지가 고갈 된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작품을 만들 때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재정적,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요. 나이가 들어감에 점점 행복해요.

 

작품에 의도적으로 꼭 넣는 표현이 있나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깊어요. 전통춤사위를 꼭 넣는 게 저의 고집이기도 해요.

 

또 어떤 작품을 구상중인가요?


아직은 구체화되지 않아 말씀 드리긴 힘들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어떤 무형의 에너지가 자꾸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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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화여대 졸업, 전 국립무용단원, 서울예술단 무용 조감독
서울ㆍ대구ㆍ안동  김나영아리 무용단ㆍ아리 예술단  대표
강선영춤보존회 부회장
서울 강동구립예술단 무용단장 (2002~현재)
안무작: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함께 아리랑>, <물처럼 바람처럼>,
<땅의 노래>, <불멸의 여인 논개>, <손>, <빛의 공간> 외
국립극단, 국립창극단, 뮤지컬 안무

 

글 이수연(yeonem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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