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MD 리뷰 대전] 10년이 지나도 의미 있을 어떤 것

일상의 작은 예술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예술가만 예술을 하라는 법은 없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뭔가를 새롭게 생각해내는 순간, 우리는 예술가가 된다. 마음을 흔드는 예술과 일상을 새롭게 하는 예술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002 디자인의 디자인 표지 이미지.jpg

 

10년이다.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하라 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은 2017년에 10주년 기념판으로 새 옷을 입었다. 무인양품의 아트 디렉터로도 잘 알려진 저자 하라 켄야는 기념판 출간을 축하하며 “바람직한 삶의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세상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방법이나 생각으로서의 디자인에 대하여 독자와 다시 한번 깊이 교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국내 예술계의 여러 인물들이 좋은 디자인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담은 글로 힘을 보탰다.

 

어쩌면 디자인은 특정한 업종에 종사하는, 혹은 해당 분야를 공부하는 일부의 사람들에게만 의미 있는 주제라 치부될지도 모른다. 과연 그런가? 맥락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예술이라든가 작품이라든가 하는 단어의 무게를 다 걷어내고 ‘하나의 사물이나 쓰임, 가치를 더 낫게 만드는 어떤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단순한 의미에서 볼 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싶다. 그야말로 양과 속도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일과 생활의 현장에서 디자인은 질의 문제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디자인이 모두의 문제라면 그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또 좋은 디자인은 무엇인지 물어야겠다. 이 책에서 말하는 디자인은 단순한 기술의 개념을 넘어선다. 그것은 지능이기보다는 감성이고, 소통이며, 생활 속 의문의 발견이다. 생활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문명 비평이며,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각종 정보를 조합해 분명한 메시지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통해 양질의 정보를 다수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책상 위에 가볍게 턱을 괴어 보는 것만으로 세계가 다르게 보인다. 사물을 보고 느끼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 수없이 많은 보고 느끼는 방법을 일상의 물건이나 커뮤니케이션에 의식적으로 반영해 가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머리말 중에서)

 

하라 켄야는 디자인의 발생과 변화 과정을 짚어내는 한편, 그 동안 진행해온 여러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화장지나 티백과 같이 지극히 일상적이고 친근한 물품들을 여러 디자이너를 통해 다시 디자인하면서 나타난 발상의 전환,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위해 눈을 밟는 느낌의 종이를 만든 경험, ‘이것이 좋다.’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를 목표로 삼은 무인양품의 이야기 등, 책에는 일상의 틈새에서 새로움을 찾는 과정들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책 하나로 갑자기 새로운 세계가 열리지는 않겠지만 책을 덮은 후에 몰라봤던 변화의 가능성을 눈치채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더 좋아지거나 훨씬 재미있어질 만한 것들을 포기하는 경우가 줄어들 수도 있다. 일본인의 시각이 묻어나는 어떤 페이지들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으로 ‘디자인’은 계속 신경 쓰이는, 관심을 두어야 할 존재로 남을 것이라는 부분이고, 언제 꺼내 들어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박형욱(도서 PD)

책을 읽고 고르고 사고 팝니다. 아직은 ‘역시’ 보다는 ‘정말?’을 많이 듣고 싶은데 이번 생에는 글렀습니다. 그것대로의 좋은 점을 찾으며 삽니다.

디자인의 디자인

<하라 켄야> 저/<민병걸> 역16,200원(10% + 5%)

『디자인의 디자인』 출간 10주년 기념판 발행 하라 켄야의 축하 메시지 및 국내 디자이너·건축가·큐레이터 6인의 글 수록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잘 알려진 하라 켄야의 『디자인의 디자인』 10주년 기념판이 출간되었다. 『디자인의 디자인』은 일본에서 제26회 산토리학예상 예술·문학 부문..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를 통해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온 장재현 감독의 각본집. 장재현 오컬트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오리지날 각본은 영화를 문자로 다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독자를 오컬트 세계로 초대한다.

위기의 한국에 던지는 최재천의 일갈

출산율 꼴찌 대한민국, 우리사회는 재생산을 포기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인 최재천 교수는 오랜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갈등을 해결할 두 글자로 숙론을 제안한다. 잠시 다툼을 멈추고 함께 앉아 대화를 시작해보자.

어렵지 않아요, 함께 해요 채식 테이블!

비건 인플루언서 정고메의 첫 번째 레시피 책.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디저트까지 개성 있는 101가지 비건 레시피와 현실적인 4주 채식 식단 가이드등을 소개했다. 건강 뿐 아니라 맛까지 보장된 비건 메뉴들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할 말, 제대로 합시다.

할 말을 하면서도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일과 관계,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다뤄온 작가 정문정은 이번 책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전한다. 편안함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대화법, 말과 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식을 상세히 담아낸 실전 가이드를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