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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다음 내한 공연은 누구?

이제는 보고싶다, 내한해주길 바라는 뮤지션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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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염원하던 콜드플레이의 첫 내한공연이 성황리에 끝나고 '과연 다음은 누구?'에 음악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많은 이들이 염원하던 콜드플레이의 첫 내한공연이 성황리에 끝나고 '과연 다음은 누구?'에 음악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U2, 롤링 스톤스, 마돈나와 다프트 펑크 등, 매년 수십 개의 페스티벌과 행사들이 주최됨에도 아직 대한민국 땅을 밟지 않은 뮤지션들이 줄을 선 지금, 이즘의 필자별로 보고 싶은 뮤지션의 공연을 선정해보았다.

 

*글 하단의 송 리스트는 필자가 예상하는 공연의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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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 (U2)

 

“이 공간 안에 신이 운행하는 것 같았다. [U2의 공연은] 일종의 종교집회(sacrament)였다.” - 빌 프래니건 (롤링스톤 편집장)

 

1987년 의 대성공 이후 시사 매거진 <타임즈>는 "The Hottest Ticket"이란 타이틀과 함께 커버에 U2를 올렸다. 이후 30년 동안 U2의 콘서트 열기는 늘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2010-11년의 “360? 투어”는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U2의 공연은 엄청난 규모의 세트와 다양한 영상 테크놀로지의 극치를 보여준다. 또한 무대와 관객석을 종횡무진하는 프론트맨 보노의 탁월한 보컬 액팅과 카리스마는 청중들에게 일종의 유사종교 체험을 제공한다. 이들의 공연이 더 특별한 이유는 음악적 감흥을 넘어 현대사회의 제반 병폐, 특히 폭력과 인권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윤리적 결단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U2의 팬들은 음악 뿐 아니라 그들의 사회활동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한 인터뷰에서 보노는 오랜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겪은 아일랜드인으로서 한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가장 부르고 싶은 노래가 “One”이라고 말했다. “One"은 분명 내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것이다. 이 노래 이후 물결치는 디 엣지의 유니크한 기타 인트로가 작렬하며 펼쳐지는 “Where the Street has no name"이 이어진다면, 관객들은 시공을 초월한 미지의 거리를 질주하는 환상을 느낄지도... (윤영훈)

 

One
With or without you
Where the street has no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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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스톤스 (The Rolling Stones)

 

혓바닥 티셔츠를 가진 이들의 공통된 꿈! 만남이 실현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반세기를 지나 여전히 록의 전방에서 자리를 지키는 이 거장들을 아직 한국으로 초대하지 못했다. 비틀즈의 독주를 견제했던 그룹의 위상은 물론이고, 일흔 넘은 나이에도 관객을 사로잡는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의 꿀 조합은 내한에 대한 염원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롤링 스톤스의 라이브를 경험한 모두가 엄지를 치켜들었다. 믹 재거의 보컬과 블루스 록 특유의 지글지글한 기타는 현장에서 더욱 맹렬히 전달된다. 생동하는 사운드 앞에서 이들이 굴러온 세월과 언어의 장벽은 잊게 된다. 전성기를 열어준 '(I can't get no) Satisfaction'을 비롯해 'Paint it black' 같은 빛나는 명곡은 더 늦기 전에 이 전설 팀을 마주해야하는 근거를 더해준다. 친근한 정서로 내게 인상을 남겼던 발라드 'Angie' 또한 관중을 다른 분위기로 물들일 테다. 바래진 혓바닥 티를 꺼내 입은 사람들의 환호와 롤링 스톤스의 노익장 담긴 공연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정유나)

 

(I can't get no) Satisfaction
Paint it black
An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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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Madonna)

 

올해 마돈나가 환갑이 되었다. 그러니까 그가 대중음악씬을 종횡무진한지가 35년이 된 것이다. 마돈나의 무기는 음악이지만, 그 중에 라이브와 공연은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전법이다. 이것을 증명하듯 그의 공연은 수익이나 내용면에서도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이 사회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말고 나이에 대한 차별도 같이 겪고 있다. 사람이 어떤 나이 이상이 되면 더 이상 모험을 하거나 심지어 섹시해지는 것도 금지되는 것 같다. -마돈나”

 

마돈나의 공연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그의 파격적인 퍼포먼스가 아니다. 그가 던지는 '화두'가 먼저다. 그는 공연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와 의견을 피력해왔다. 'Re-invention tour'에서는 부시 정부를 대놓고 비판했고, 'Confessions'에서는 면류관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 노래를 불러 교황청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의 메시지는 '우리는 모두 예수와 같이 타인을 도와야 한다.' 였다.)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세계의 많은 이들이 마돈나에게 영감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금기와 싸워나가는 수많은 마돈나들이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국제 정세와 여러 이유 때문에 대한민국은 그녀의 투어 리스트에서 제외되어 왔다. 더 늦기 전에 도발의 축제가 필요하다. (김반야)

 

Rebel heart
Material gir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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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잼 (Pearl Jam)

 

동영상으로 확인한 펄 잼의 공연에는 광기의 에너지와 뜨거운 열기가 교차한다. 에디 베더의 신들린 가창과 무아지경으로 빠져드는 멤버들의 연주, 이들의 주술적이고 광적인 무대에 도취되는 관객의 몰입도는 펄 잼의 공연을 단순한 음악 향연이 아닌 거대하고 경건한 의식으로 승격시킨다. 1990년대 대중음악을 정의한 펄 잼은 아직도 사회참여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에 이들의 무대는 가볍고 흥겨울 수 없다.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젊은 세대의 좌절, 동서갈등, 세대 간 분리, 남북분단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한 대한민국에서 펄 잼의 진중한 메시지와 육중한 사운드, 돌처럼 단단한 의지로 축적된 음악은 이 문제 많은 사회에 전파되고 스며들어야 한다. 펄 잼의 내한공연이 요구되는 이유다. 1990년대에 함께 경쟁했던 스매싱 펌킨스나 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등이 우리나라에서 공연했고 소위 시애틀 4인방이라 불렸던 사운드가든, 앨리스 인 체인스, 너바나가 전설로 승화한 상황에서 펄 잼의 내한공연은 답답한 현실에 대한 통쾌한 일갈이자 후련한 카운터펀치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내 인생의 록, 'Jeremy'와 가사에 'Fuck you'가 등장하는 'Not for you'를 직접 들으며 함께 따라 부르고 싶다. (소승근)

 

Jeremy
Not for you
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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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예 웨스트 (Kanye West)

 

사실 카니예 웨스트는 내한했었다! 그것도 서울이 아닌 양양군에. 낙산 해수욕장에서 열린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그는 공연 후 식당에 들러 '불고기'까지 먹고 갔다. 당시 사진은 전설로 남아 지금도 각종 커뮤니티를 떠돌며 그와 한국 사이의 끈끈한(?) 인연을 되새기고 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인상적이었던 내한 이후 발매한 앨범은 빌보드 1위로 데뷔해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그의 최대 역작으로 손꼽힌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는 평단의 열렬한 찬사를 받았고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2010년 연말, 내게 구세군의 종소리로 다가왔다.

 

음악을 넘어 패션, 브랜딩, 영상 등 문화 산업 전반에 걸친 그의 영향력은 뮤지션으로 한정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현재 그의 위상은 종합 예술인에 가깝다. 손길이 닿는 것마다 성공적이니 본업만 하기엔 아쉬울 만도 하다. 'The life of pablo tour' 콘서트 활동을 미국 한정으로만 진행한 것도 월드 투어를 진행하기에는 그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할지 모르지만, 혹시나 외국 공연을 계획 중이라면 솔깃한 제안을 하고 싶다. 그의 히트곡들에 참여한 유명 가수들의 목소리를 대체할 수만 명의 관객 떼창이 기다리고 있다고!


마지막으로 그가 디자인한 신발 '이지부스트'를 신고 공연에 갈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요, 칸예, 난 네가 잘되는 게 기쁘고, 네가 (쇼를) 마무리하게는 해 주겠는데 너의 5집은 역대 최고의 앨범 중 하나였어! 최고의 앨범 중 하나라고! (MTV 뮤직비디오 대상 시상식 무대난입 사건) (노태양)

 

Through the wire
Runaway (Feat. Pusha T)
Only one (Feat. Paul McCart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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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 (Blur)

 

오아시스가 2009년에 왔고, 스웨이드는 2011년을 시작으로 무려 세 번이나 내한했다. 브릿팝 팬들에겐 이제 블러를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일 테다. 마침 다가오는 7월에 데이먼 알반의 또 다른 그룹 고릴라즈가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초청되었으니, 블러와의 재회 역시 허황된 꿈은 아닌 셈이다. 그래, '재회'다. 사실 그들은 1997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수용 인원 3천여 명 정도의, 지금은 사라진 정동문화체육관에서 열린 그들의 단독 콘서트는 밴드의 이름값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였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은 해외 아티스트가 라인업에 즐비한 록 음악 전문 페스티벌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고, 양질의 음향과 무대 세트를 구비할 수 있게 되었다. 이곳에서 그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기다림에 지친 팬이라면 2012년 런던 올림픽 폐막식 무대를 담은 라이브 앨범을 청취해보자.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Parklife>를 살짝 비틀어 이름 붙인 <Parklive>에는 블러가 얼마나 관객과 뜨겁게 교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 생생하게 녹음되어 있다. 음악적으로 디테일의 강자인 블러는 그와 동시에 화끈한 퍼포먼스도 가능한 팀이다.

 

한국 관객에게는 '떼창' 포인트가 확실한 'Girls and boys', 그리고 'Song 2'가 맞춤이겠고, 히트곡인 'Coffee and TV' 정도는 외워서 부르겠지. 'Pyongyang'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을 텐데. 팬서비스로는 'London loves'를 'Seoul loves'로 바꿔 불러주지 않을까……. 참 부끄러운 수준의 상상력이지만, 선물상자 리본을 풀기 직전의 마음을 떠올려 공감과 이해를 구한다. (홍은솔)

 

Girls and boys
Coffee and TV
This is a 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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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페리 (Katy Perry)

 

내한을 바라는 아티스트는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보고 싶은 가수는 단연코 케이티 페리다. 학창 시절 'I kissed a girl'의 가사를 보고 깜짝 놀랐던 소녀는 어느새 훌쩍 자라 그의 '19금' 공연만 기대하고 있더란다. 분명 가사는 도발적인데, 그걸 전달하는 가수 특유의 발랄함 때문에 노래가 남녀노소 즐길만한 팝으로 둔갑하는 마법. 케이티 페리만의 능력이다. 실제로 <Teenage Dream>은 트랙의 반이 검열대상이지만, 알록달록한 탑과 글리터 수영복을 입고 시원하게 목소리를 내지르는 아티스트 덕분에 여름에 제격인 세트 리스트를 연출한다.

 

이렇게 다소 가벼운 분위기로 예열된 무대는 'Waking up in vegas'류의 록 넘버로 후끈 달아오르고 'Roar'에서 비상하지 않을까. 프리즈매틱 투어와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등장한 말, 사자상, 그 위에 우뚝 서 있는 아름다운 여신. 무대에서만큼은 세상을 지배했던 클레오파트라의 현신이다. 대미는 누가 뭐래도 'Firework'일 수 밖에! '당신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그 자체입니다. 당신은 불꽃이니까요.' 듣는 이와 부르는 이 모두 용기를 얻어가는 희망 찬가다. 노래 제목처럼 스스로 빛나는 케이티 페리. 다음 투어 때는 꼭 와주길! (정연경)

 

E.T
Firework
Ro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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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스프링스틴 (Bruce Springsteen)

 

물론 이제 빨간 띠를 이마에 매고 분노를 토해내는 '노동계급의 대변인'을 기대하지 않지만, '록의 보스'임을 말해줄 전성기의 강성 무대도 재현이 어렵겠지만, 그래도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드물게 미국인으로서 미국을 비판하는 그 반국가주의와 반골의 진정성을 음반 아닌 라이브로서 확인하고 싶다. 영국의 평론가 찰스 샤를 머레이는 그의 음악을 '백인 알앤비'의 진수로 규정했지만 사실 'Born to run', 'Thunder road', 'Born in the USA', 'Streets of Philadelphia'는 펑크(punk), 포크, 컨트리, 하트랜드 등 다종(多種) 장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스타일. 그가 왜 뉴 딜런, 뉴 스톤스이었는지를 공연이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미국적이고 포크 컨트리 색채가 있는 음악을 꺼리는 통에 전성기에도 그의 음반은 잘 나간 편이 못되었다. 화염과도 같은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내한공연이 그런 청취 관행에 카운터펀치가 되기를 열망한다. 미국으로 이민 간 친구가 1985년 가을 즈음, 자신이 사는 워싱턴 디씨에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왔다면서 공연을 '용암의 분출' 운운하며 자랑했을 때 얼마나 부러웠던지.. 30년도 더 흘렀지만 정말 나도 내가 사는 이곳에서 그의 무대를 보고 싶다. (임진모)

 

Born to run
Hungry heart
Brilliant disgu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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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해리스(Calvin Harris)

 

포브스 선정 4년 연속 DJ 수익 1위를 차지한 남자,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는 다프트 펑크, 데이비드 게타 등의 유려한 프랑스 일렉트로닉 명사들과 맞서 브리티시 특유의 감성을 전 세계 대중음악계 전반에 걸쳐 퍼뜨리고 있다. 지난해 전 연인 테일러 스위프트와 한 차례 소란을 겪기도 한 그는 2007년 '디스코를 창안했다!(<I Created Disco>)'라는 패기만만한 선언을 시작으로 전자음악 신에 침투하였다. 디스코와 팝, 하우스를 거쳐 오늘날 힙합의 영역까지 넘나들며 만능 프로듀서로서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현재진행형 슈퍼스타이다.

 

데뷔 초 내한 전력이 존재하지만 3집 <18 Months> 기점의 팝 성향이 이전 음악과는 사뭇 다르기에 더욱 보고 싶은 뮤지션이다. 독창적인 음악적 감각을 바탕으로 리아나, 엘리 굴딩 등 매력적인 팝 보컬을 기용하여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리고 대서양을 건너 빌보드 차트까지 점령한 성공신화가 그러한 욕구의 원유를 방증한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이 한창 지분을 높이고 있는 시의에 발맞춰, EDM 트렌드를 대표하는 그의 히트곡들을 국내 페스티벌 현장에서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라본다. (현민형)

 

The girls
I need your love (Feat. Ellie Goulding)
This is what you came for (Feat. Rih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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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영 (Neil Young)

 

'닐 영'하면 통기타와 하모니카를 매고 가녀린 목소리로 'Heart of gold'를 부르는 모습이 가장 먼저 기억난다. 그리고 육중한 기타 리프에 떼창을 유발하는 'Hey hey, my my (Into the Black)'이 떠오른다. 그 외에도 전자 음악, 로커빌리 등과 같이 기나긴 활동에 비례한 스타일의 변화무쌍함이 누구보다 그를 잘 말해준다. 이미 거장 반열에 올랐지만, 2016년에도 변함없이 앨범을 내며 이름을 따라 아직 건재함을 증명하는 중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 휘트니 휴스턴, 밥 딜런, 폴 매카트니를 비롯한 전설급 뮤지션들의 공연으로 국내 분위기가 뜨거웠다. 그들이 만든 대중음악의 역사를 영접하는 그 시간과 공간은 천국에 다다랐다. 그에 반해 최근 프린스, 척 베리, 데이비드 보위를 위시해 내한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별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의 건강을 헐뜯는다기보다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 나이로만 벌써 73세에 이른 지금 혹시나 그를 기다리는 소망이 영원한 기다림으로 바뀌지 않길 바랄 뿐. 어서 빨리 날아와 들려줬으면 좋겠다. 로큰롤에 생명을, 살아있음을. Rock and roll can never die! (임동엽)

 

Heart of gold
Like a hurricane
Hey hey, my my (Into the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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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파이어 (Arcade Fire)

 

아직 내한 공연을 가진 적 없는 뮤지션이 누가 있을까 생각했을 때 각 분야의 레전드로 박제되어있는 존함들보다 이 밴드의 이름이 먼저 떠올랐다. 캐나다 출신의 인디 밴드로 시작하여 으리으리한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성장한 아케이드 파이어는 데뷔 이래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번도 한반도를 밟은 적이 없다.

 

한동안 이들의 라이브 영상들을 찾아보는 것이 일상일 때가 있었다. 애수와 고양이 공존하는 음악과 유랑극단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 특히 윌 버틀러(Will Butler)의 광기가 서려있는 드럼 퍼포먼스에 매료되었던 나는, 만약 이들의 <The Suburbs>가 그래미 어워즈의 올해의 앨범 부문을 수상하지 못하고 그저 평단의 수혜만을 받는 밴드로 남았다면 아마 한 번은 오지 않았을까. 라는 이기적인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아아. 오기만 한다면 떼창 한 번 지대로 해줄 수 있는데! (듣고 있나요?) (이택용)

 

Rebellion(Lies)
Sprawl II (Mountains beyond mountains)
Here comes the nigh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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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미첼 (Joni Mitchell)

 

도심 한복판에서 모든 사람이 지워지고 오직 둘만이 존재한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 있는가? 난 있다. 바로 조니 미첼의 <Blue >를 들었을 때. 그 순간 세상엔 나와 조니 미첼뿐이었다. 처음엔 목소리에 반했다. 맑으면서도 서늘하고, 수줍으면서도 깊이 있는 그것. 푸른빛 감도는 앨범 자켓은 또 어찌 그리 멋지던지! 듣는 내내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그의 내한을 기다리는 이유가 또 있다. 많은 이들과 시대를 공유한 세대불문 가수이기 때문. 너울거리는 옷과 노래의 담긴 메시지는 우드스탁 세대를 대표했고, 매 시즌 '소환'되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 명장면에는 그의 CD와 노래가 등장한다. 몇 년 전 열린 70주년 콘서트에서는 '스웨그(Swag)'넘치게 리듬을 타며 여전히 젊음을 보여줬다. 중장년, 청년 모두를 아우르는 능력 덕분에 어쩌면 콘서트 장에서 '세대 간 통합'이 이뤄질지도! 다만 우려스러운 건 그의 건강. 부디 아프지 말길, 어느 시의 제목처럼 멀리서 빈다. (강민정)

 

Woodstock
Both sides, now
Free man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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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사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 엔싱크의 막내였던 1997년, 그는 열일곱 나이에 팀의 아시아 프로모션 일환으로 국내 팬과 마주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찰나의 만남으로부터 20년. 당대를 양분했던 백스트리트 보이스와 엔싱크에서 성공적으로 솔로 커리어를 쌓아올린 이는 오직 그뿐이다. 'Sexyback', 'Suit & Tie'와 지난해 'Can't stop the feeling' 등 글로벌 히트곡도 만만찮다. 탄탄한 가창력과 댄스 스킬, 근사한 옷맵시까지! 이제 그의 위상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팝 아이콘에 이른다.

 

그의 공연이 댄스 일색일 것이란 지레짐작은 금물. 특유의 유려한 팔세토와 매력적 블루 아이드 소울이 듣는 재미를 확실히 책임진다. 역동적 춤사위에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는 아무리 봐도 놀랍다. 최근 투어에는 풍성한 브라스 사운드가 특기인 25인조 백밴드 테네시 키즈(The Tennessee Kids)가 합류해 음악적 밀도를 높였다. 밴드와의 빈틈없는 호흡으로 공연장에는 흥겨운 펑크(funk) 그루브와 역동적 에너지가 끊이질 않는다. 감히 마이클 잭슨에 비견될 만큼 시청각에 두루 강한 그를 늘 간접 경험해야 했던 것이 못내 한스럽다. 이제는 그의 독보적 퍼포먼스를 피부로 느끼고 싶다. (정민재)

 

Like I love you
Mirrors
Can't stop the fe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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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이(Glay)

 

일본 뮤지션이라면, 비주얼계 만큼 수요가 확실한 분야도 없다. 엑스 재팬도, 라르크 앙 시엘도, 루나 씨도 - 비록 카와무라 류이치 홀로이긴 했지만 - 내한했으니, 남은 건 이 팀 정도가 아닌가 싶다. 요시키가 진두지휘하던 <Extasy Records>에서 데뷔한 이래 20년이 넘도록 높은 인기를 구가중인 네 명의 록 대디, 글레이 이야기다.

 

1988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테루와 타쿠로가 홋카이도에서 활동을 시작해 도쿄로 근거지를 옮겨 지금의 라인업을 완성한 후 인디즈 활동을 이어나간 그들. 이 때만 해도 생업을 전전하며 어렵게 무대에 서던 상황이었으나, 공연장을 찾은 요시키의 눈에 띄어 염원하던 메이저 데뷔를 완수하게 된다. 이후 보위를 전담했던 사쿠마 마사히데를 프로듀서로 섭외, 음악적 골격을 완성함과 동시에 팝록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굳혀나가며 승승장구. 13장의 정규작과 54장의 싱글, 수없는 라이브 개최를 통해 살아있는 전설로 록 신에 군림하고 있는 중이다.

 

2013년에 한차례 내한공연이 취소된 전례가 있는 만큼, 한국을 찾아 그때의 아쉬움을 날려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한 가득이다. 여전히 하드한 공연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퀄리티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관록이 붙을 대로 붙은 멤버들의 연주, 세월이 지나도 전혀 폼이 떨어지지 않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테루의 보컬은 지금이라는 시대에 글레이의 영역이 선명히 남아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글레이의 퍼포먼스가 국내 내한공연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기를, 일본음악 마니아로서 기다리고 또 기다릴 뿐이다. (황선업)

 

(음역대가 높아 쉽지 않겠지만) 떼창이 예상되는 시그니쳐 'However'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적격인 라이브 대표곡 '彼女の”modern..."'
싱글이 아닌 앨범 수록곡이었음에도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듣고 있으면 마음이 뭉클해지는 'Pure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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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드릭 라마 (Kendrick Lamar)

 

시간이 지나 진가가 와 닿는 게 몇 있다. 개인적으로는 '소주'가 그렇고, 지긋지긋했던 '학창시절'이 그렇고, '켄드릭 라마'가 그렇다! 힙합 문외한이었던 내게 켄드릭 라마는 도무지 감 잡을 수 없는 난해한 이름의, 그래미 시상식에 자주 노미네이트되어 들어는 봐야겠으나 잘 듣지는 않는 뮤지션이었다. 그와 나의 연결고리는 우연히 본 2014년 그래미의 공연 영상에서 시작된다.

 

“이건 우리(켄드릭 라마와 나) 안의 소리다!” 나는 넋을 놨다. 인디록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와 함께 한 무대는 속사포처럼 내뱉는 강렬한 그의 래핑과 밴드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곧바로 분해한 앨범은 내 심장을 뜨거운 기름에 넣어 단숨에 튀겨낸다. <To Pimp A Butterfly>에는 처절한 흑인 사회가, <DAMN.>에는 불안한 자신의 삶이 빼곡히 녹아있었다. 이 압축된 가사는 다름 아닌 답답한 일상에서 내가 소리치고 싶은 것이었다. 그가 한국에 오면 달콤한 소주를 반주 삼아 그의 목소리를 안주 삼아 'mad city'를 주제로 프리스타일 랩을 선보일 테다. 진짜로. (박수진)

 

M.A.A.D city (Feat. MC Eiht)
DNA.
The blacker the 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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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스미스 (Aerosmith)

 

록의 후끈후끈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끼기에 에어로스미스의 공연장만한 곳이 또 있을까. 치렁치렁한 스카프를 잔뜩 두르고 쉴 새 없이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러대는 '입큰이' 보컬 스티븐 타일러, 그에 뒤질세라 몸을 마구 흔들며 돌처럼 땅땅한 기타를 들려주는 영혼의 파트너 조 페리, 두 야생마의 거친 질주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른다. 거기에 흥이 넘쳐나는 록 사운드의 융단폭격은 그야말로 '지금 즐기지 않으면 모두 유죄!'다. 이게 아메리칸 하드록 국가대표다!

 

1973년 데뷔 이후 크고 작은 부침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로큰롤을 손에서 놓지 않은 이들이다. 'Mama kin', 'Sweet emotion', 'Back in the saddle' 같은 초창기 명곡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부터 'Love in an elevator', 'Eat the rich'처럼 능숙하게 리듬을 타는 곡까지 그들의 걸음걸음은 '로큰롤 종합 카탈로그'다. 수많은 명곡 중 최고는 역시 능글맞은 기타 리프와 짐승 같은 샤우팅이 인상적인 'Walk this way'! 런 디엠씨와 콜라보한 리메이크 버전도 유쾌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크게 성공했다.

 

신나는 하드록과 더불어 감성적인 발라드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영화 '아마겟돈'의 OST로 유명한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은 물론, 처연한 'Dream on'과 'Angel', 'Cryin''과 'Crazy' 같은 록발라드들은 시원시원한 로큰롤 사운드와 함께 에어로스미스 음악을 대표하며 이들이 '놀기만 하는' 그저 그런 양아치가 아님을 증명한다. 록 팬과 팝 대중 모두의 마음을 휘어잡는 초대형 로큰롤 비행선. 그 거대한 비행의 경유지에 'Seoul'이 찍힐 날을 기다린다. "COME THIS WAY!" (조해람)

 

Walk this way
Love in an elevator
I don't want to miss a thing

 

image18.jpeg

 

다프트 펑크(Daft Punk)

 

일렉트로닉 뮤직 신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이자 전설! 콜드플레이 이후 단독으로 주 경기장을 채울만한 주인공으로 이들이 떠오르고 있다. 'Alive'라는 이름을 걸고 투어를 하는 로봇들은 드디어 2017년을 맞이했다. 올해 'Alive 2017'이 있지 않겠냐는 루머가 돌아다녔던 것도 지구 팬들의 숙원이 담긴 결과일 테다. 이런 세계적인 들썩임(?)이 일어나는 건 수많은 명곡과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본 사람들이 정작 별로 없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들의 투어 방식은 이렇다. 1997년엔 1집, 2007년엔 2집과 3집에서 주로 선별한 리믹스곡으로 세계를 돌아다닌 후, 실황을 녹음해 앨범으로 발매한다. 이로 미뤄보아 2017년엔 그래미 5관왕을 차지했던 4집과 그간의 작품 위주가 아닐까. 무엇보다 퍼렐 윌리엄스가 내한 때 'Get lucky'를 불렀던 것처럼,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도 필수 리스트인 건 당연지사! 우리는 이들의 공전 주기가 10년인 걸 알았으니, 오작동이 없다면 'Alive tour'의 상징인 'LED 피라미드 무대'도 함께 올 거라는 소망을 품어보자.

 

아래는 2집과 <Alive 2007>에 수록돼 있어, 비교해서 들으면 좋을 추천곡이다. 주로 강렬한 전자음과 중독적인 후렴구가 등장하는 부분을 믹스해 앨범 버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Something about us'를 제일 좋아하지만 이건 역시 혼자 듣는 게 최고니까 제외. (정효범)

 

One more time
Aerodynamic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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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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