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음악 > 주목, 이주의 앨범
지코가 자신감 넘치는 스웨그 랩을 통해 성공가도에 올라섰다면 박경은 팝의 감수성을 결합한 ‘사랑 랩’을 통해 대중과의 접합점을 만들어낸다. 그 시작은 박보람과 함께 한 「보통연애」. 흔히 말하는 ‘썸’ 관계의 설렘을 표현한 그는 솔로 출범을 기점으로 작사, 작곡을 비롯한 프로듀싱 능력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대중의 기호에 특화한 멜로디와 노랫말은 음악적인 성과와 거리가 멀지만 뚜렷한 개성의 랩이 소구력을 발휘하여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있다.
꾸밈없이 직관적으로 내뱉는 천진난만한 목소리 톤이 눈에 띈다. 뮤지션 본연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지극히 평범한 수준의 래핑에 맛깔스러움을 더한다. 쫄깃한 초콜릿을 베어물은 듯한 감촉이다. 「오글오글」, 「자격지심」 등 디테일한 지점의 주제어를 선정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민한 전략은 몰입감을 배가하고 있다. 동류의 발랄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 박보람, 은하 등과의 협업 또한 아기자기한 곡의 콘셉트와 어우러져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스타일의 기저엔 재즈가 자리잡고 있다. 피아노와 브라스 연주를 중심축으로 재즈 본연의 특색을 강조한 「너 앞에서 나는」, 「오글오글」이 선두에 서있고 그에 팝의 다채로운 사운드를 가첨한 「보통연애」, 「자격지심」이 뒤를 따른다. 재즈의 기조를 가요로 차용하여 재즈 힙합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특이점보다는 대중성만을 채택한 이 앨범은 프로듀싱, 랩 스킬 등 여러 지점에서 음악적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박경이 차지하고 있는 ‘사랑꾼’ 캐릭터가 젊은 감각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유의미성을 발현해낸다.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박경>13,400원(19%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