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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보지 않겠다는 의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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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더 많이 안다고 해서, 당장 내 삶이 나아지거나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모르고 살면 그만큼 손해 보고 사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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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imagetoday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이다. 어수선한 시국 때문이기도 할 테고, 말 많고 탈 많은 국정 역사 교과서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칭 ‘에듀테이너’라 말하는 전국민의 역사 선생님 설민석이 TV 속 명강의와 더불어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의 인기 역시 우리 사회의 역사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지 않을까?


대학 시절, 나의 전공은 ‘사학’이었다. 보통 ‘전공이 뭐예요?’라고 물었을 때 ‘사학과에요’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우와!’였다. 이것은 ‘그런 엄청난 전공을 하다니!’가 아니라 ‘너는 뭘 그런 걸 하니?’, 혹은 ‘그런 전공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얘는 역사에 엄청난 관심이 있나?’하는 반응이었달까? 사실 내가 사학과에 가게 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 그저 고3 담임 선생님이 시켜서였을 뿐. 당시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쓰고 싶은 학교 딱 두 군데만 골라라. 그 대신 이 학교 사학과는 꼭 쓰고.”


그렇게 순진했던 나는 정말 내가 가고 싶었던 대학, 그 전공 그대로 썼다가 엄청난 경쟁률에 치여 낙방했고, 담임 선생님이 딱 짚어준 그 학교 그 과만 합격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분은 놀라운 전략가다. 합격을 알리는 전화를 드렸을 때도 그는 이렇게 말했지. ‘그래,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영혼 없는 사학과 학생이 하나 탄생하게 되었다.


학창시절 내내 국사책을 달달 외우며 살았지만, 태정태세문단세… 말고는 머릿속에 남는 내용은 없었고, 역사가 어떤 의미를 주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을 다니며 접한 역사 공부의 의미는 조금 남달랐다. 특히, 교수님을 통해 해외에서 얼마나 역사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지 들으며 우리나라 역사 교육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대학 시절 당시 중국의 동북공정이 한창 이슈화가 되던 시기였다. 일본의 역사 왜곡도 심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가장 심각한 건 중국이다. 일본은 일어난 일들을 숨기거나 아닌 척 모르는 척하는 수준이지만, 중국은 다르다. 그들은 모든 역사적 사실을 중국화하려고 드는데, 예를 들면 고구려, 발해 등의 한반도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고구려 민족이 중국의 소수 민족 국가 중의 하나가 되는 셈이다.


역사를 더 많이 안다고 해서, 당장 내 삶이 나아지거나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모르고 살면 그만큼 손해 보고 사는 게 아닐까. 중국의 동북공정은 결국 우리와 북한이 통일됐을 때를 대비해 조선족과 그 영토가 흡수될 것을 우려하는 숨은 속내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일본이 지독하게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도 인정했을 때 피해자에 대한 수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일 것이며, 한국 이외에 수많은 국가의 위안부 피해자들도 보상해줘야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손해’ 보지 않겠다는 그들의 역사의식으로 모르고 사는 이 시대의 우리가 손해 보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우리 사회가 이처럼 역사에 관심 두는 이유도 어찌 보면 몰라서 손해 보지 말아야겠다는 국민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 현 정권에 들어 과거의 역사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꽤 있었다. 거금을 들인 고 박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과 함께 국정 교과서라는 화룡점정, 이를 통해 과거 군부독재를 미화하려 했던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 그 뿐인가, 감히 ‘위안부 합의’라는 것을 하다니. 우리의 귀한 세금을 손해 봤고, 귀한 알 권리를 손해 봤고, 수많은 위안부와 그 가족들도 손해 보게 만들었다.


이제 조금이라도 손해 보지 않게, 조금 더 관심 갖고 조금 더 제대로 역사를 알고 사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한반도, 이 작은 땅에서 무려 반만년이란 역사를 갖고 있는 것도 대단한 일 아닌가. 지금의 한국과 우리를 있게 해준 지난 오 천년 동안의 인생 선배들이 걸어온 길과 그 흐름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더 넓고 정신없는 세상을 살아갈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나쁜 것은 왜 나빴는지, 앞으로 나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손해 보고 살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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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승연

철저한 프리덤 속에 살던 ‘유여성’에서 ‘유줌마’의 삶을 살며 본능을 숨기는 중이다. 언젠가 목표하는 자유부인의 삶을 꿈꾸며.
예스24 홍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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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저22,5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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