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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뮤지컬, 연극 라인업
2017년의 주요 공연 일정
올 한 해 공연계는 어떤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을까? 기대되는 초연작부터 반가운 인기작까지, 새해 시작과 함께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주요 무대를 살펴본다.
새해가 밝았다. 달력을 넘기며 다이어리에 큼지막한 연간 계획을 기록할 요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2017년의 주요 공연 일정 아니겠는가. 올 한 해 공연계는 어떤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을까? 기대되는 초연작부터 반가운 인기작까지, 새해 시작과 함께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주요 무대를 살펴본다.
기대되는 초연작
더 이상 새로운 게 없을 것 같지만 새로운 작품은 끊임없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먼저 라이선스 작품으로는 소설과 영화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4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사진작가와 평범한 가정주부의 불같은 사랑이야기다. 나폴레옹의 일대기를 담은 캐나다산 뮤지컬 <나폴레옹>은 7월 샤롯데씨어터에서 첫 선을 보이고, 뮤지컬배우 류정한의 프로듀서 데뷔작인 뮤지컬 <시라노>는 7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코가 기형적으로 긴 시라노의 순수한 사랑이 담긴 프랑스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락’을 무대에 옮긴 작품으로, 2009년 일본에서 초연됐다. 영국의 건국신화인 아더왕의 전설을 무대화한 <엑스칼리버>는 11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초연된다.
창작뮤지컬로는 구한말 헤이그 특사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밀사>가 오세혁 대본, 김덕남 연출로 5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초연된다. 또 서울예술단은 시인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하반기 관련 창작가무극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2016년 수많은 ‘햄릿’이 무대에 오른 가운데 2017년에는 창작뮤지컬 <햄릿>이 11월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햄릿’이 국내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 성종완 극본, 김경육 작곡에 2012년 창작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등을 연출한 영국 출신 아드리안 오스몬드가 연출을 맡아 삶과 죽음을 오가며 거짓된 세상과 맞서는 한 남자의 고뇌를 뮤지컬 화법으로 담겠다는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연극계 황금 콤비로 불리는 김광보, 고연옥이 각각 연출과 각색을 맡은 헨릭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은 3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초연된다. 또 고선웅 연출의 연극 <라 빠르망>은 10월 LG아트센터에서 첫 선을 보인다. 약혼녀를 위해 반지를 사다 옛 연인의 흔적을 쫒으면서 두 사람을 중심으로 얽혀 있던 모든 관계들이 폭로되는 동명의 프랑스 영화를 세계 최초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반가운 인기작
잘 만들어졌던 작품은 여세를 몰아, 다소 미흡했던 작품은 보완을 거쳐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5년 국내 초연된 뮤지컬 <데스노트>가 새해 시작과 함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열었다. 2003년부터 일본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된 동명의 만화가 원작으로, 우연히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와 이에 맞서는 명탐정 ‘엘’의 두뇌싸움을 무대로 옮겼다. 뮤지컬 <데스노트>의 백미는 모든 캐스트가 원작의 주인공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는 점. 초연에 이어 김준수가 ‘엘’로 귀환했고, 한지상이 새로운 ‘라이토’로 연기변신에 나선다. 특히 올해 군 입대를 앞둔 김준수의 마지막 뮤지컬이라 객석의 열기가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국내 소개된 <빌리 엘리어트>는 오는 11월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다시 오른다. 198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에서 발레리노의 꿈을 키워가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다룬 동명의 영화를 무대에 옮긴 작품으로, 엘튼 존의 음악과 소년들의 발레가 곁들여져 2005년 런던 초연 이후 현지에서는 지금껏 무대를 이어가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어려움은 주인공이 ‘발레를 추는 소년’이라는 점 아니겠는가. 7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만나게 될 2대 빌리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2012년 국내 초연된 <황태자 루돌프>는 <더 라스트 키스>로 이름을 바꿔 12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오리지널 팀의 내한공연도 이어진다. 브로드웨이 팀의 뮤지컬 <드림걸즈>는 3월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고, 국내 제작진과 브로드웨이 캐스트가 함께 하는 <지킬 앤 하이드>는 3월, 브로드웨이 팀의 <시카고>는 5월 각각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을 찾는다. 웨스트앤드 팀의 <캣츠>는 7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인기 창작뮤지컬들도 다시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뮤지컬 <영웅>이 1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고, 서울예술단의 <윤동주, 달을 쏘다.>와 <신과 함께_저승편>은 각각 3월과 6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마타하리>가 6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광복 70주년을 맞아 제작됐던 뮤지컬 <아리랑>은 안재욱, 서범석, 윤공주 등 초연 멤버들이 대부분 다시 참여해 7월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고선웅 극본, 이지나 연출의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CJ E&M과 서울시뮤지컬단의 공동 제작으로 12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1분 동안 회상하는 이야기가 고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 26곡과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남성 2인극의 신화로 불리는 뮤지컬 <쓰릴 미>가 올해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는다. 2월 개막을 예고한 가운데, 어떤 배우들이 ‘그’와 ‘나’로 10주년 무대에 참여할지 짜릿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또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의 연출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2월부터 대학로 TOM 1관에서는 ‘조광화展’이 열린다. 류승범, 박해수, 손병호, 김뢰하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연극 <남자충동>부터 <미친키스>, 조광화의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뮤지컬 콘서트 <REPLY>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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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