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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가와 암살자, 그리고 비운의 왕- 뮤지컬 <곤 투모로우>

기존에 없던 역사 느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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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통해, 비극적인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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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한국사


19세기 말, 전 세계엔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였던 조선 역시 그 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선은 잠시도 조용할 틈이 없이 치이고, 찢기고, 무너졌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그 혼돈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었던 두 사람을 내세워 격동의 한국사를 그려나간다

 

젊은 지식인 김옥균은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개화 정책을 통해 강대국 틈에서 조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조선을 지켜내고자 하는 의욕적인 왕, 고종과 함께 서구 열강들과 청나라, 일본을 몰아내는 거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일본의 배신으로 거사는 3일만에 끝나게 되고, 김옥균은 도망치듯 일본으로 망명한다. 그가 일본에 머문 10여년의 시간 동안 일본의 압박은 더욱 왕을 짓눌렀고, 결국 왕은 자주 국가를 만들고자 했던 열정와 의지조차 거세당한다. 결국 고종은 홍종우에게 거사를 실패한 역적 김옥균을 암살하라는 명을 내리게 되고, 홍종우는 자신의 의도를 숨긴 채 김옥균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홍종우는 그의 사상과 인품에 매료되면서 고뇌에 빠지고, 상황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이처럼 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김옥균과 홍종우 그리고 고종 이 세 사람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통해, 비극적인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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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곤 투모로우>는 연극계의 거장 오태석 작가의 ‘도라지’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역사적인 사건과 실존 인물들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그대로 살려 무대 위에 구현했다. 갑신정변, 명성황후 시해사건, 한일강제합병 등 수업시간에 배워 익히 알고 있는 사건에 연극적인 해석을 덧붙여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뮤지컬 <곤 투모로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동안 그려졌던 고정된 이미지와 달리 새로운 캐릭터로 재 창조 되었다. 그들은 모두 극의 흐름과 함께 격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외세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고군분투 했지만, 실패를 겪은 뒤 나약하고 무능한 인물이 되어버린 고종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비극적인 운명 앞에 무너진 비운의 왕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와 같은 섬세한 인물 표현은 뮤지컬 <곤 투모로우>의 연출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부분이다.

 

<곤 투모로우>는 우리의 비극적 역사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되, 민족주의적인 감정을 억지로 요구하지 않는다. 조금 더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풍부한 음악, 절도 있고 감각적인 안무 등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장면과 장면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세련된 연출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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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지키고 싶었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던 그들의 치열한 이야기는 10월 23일까지 광림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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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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